안녕하세요, 청취자 여러분~
베트남의 선율이 시간을 넘어 흐르는 공간, 베트남 멜로디 산책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티엔 타인입니다. 오늘도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오늘 프로그램에서는 베트남 중부의 옛 수도, 후에(Huế)로 떠나봅니다. 여기는 역사와 시가 어우러져 탄생한 특별한 음악, 까후에(Ca Huế)가 있는 곳입니다. 이 땅은 한때 응우옌(Nguyễn) 왕조의 권력 중심지였으며, 궁중 문화와 민간 생활이 서로 교차하며 독특한 미적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격조 있으면서도 차갑지 않고, 깊이 가라앉으면서도 어둡지 않은 그런 분위기입니다.
까후에는 떠들썩한 군중 속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이 아닙니다. 대여섯 명이 함께 연주하고 노래하며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친밀한 실내 공간에서 연주됩니다. 옛날에는 관료와 왕족의 저택, 정원 등에서 까후에가 자라났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악기 제작에 참여하고 새로운 가사를 짓고 미묘한 음의 굴곡을 더해 나갔습니다. 그렇기에 까후에는 음악적으로나 가사적으로나 완성도 높은 경지에 이르렀으며, 시적 품격이 넘치고 서정성이 짙습니다. 이는 섬세함의 예술로, 현의 울림 하나하나, 노래 한 구절 한 구절마다 나라와 산천, 그리고 깊은 내면의 정서가 담겨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을 까후에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현의 소리가 곧 마음의 소리인 그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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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의 첫 곡은 「뜨다이(Tứ Đại)」입니다. 까후에의 대표적인 곡 가운데 하나입니다. '뜨다이'라는 이름은 불교적 세계관에서 말하는 사대(四大), 즉 지(地) · 수(水) · 풍(風) · 화(火)를 연상케 하지만, 노랫소리와 현의 울림을 타고 흐를 때면 오히려 그 광대한 우주 앞에 선 한 영혼의 작고 고독한 존재감이 느껴집니다.
뜨다이의 음악적 성격은 기품 있으면서도 슬픔이 배어 있습니다. 길게 이어지는 선율 위로 탄식하는 듯, 은근히 원망하는 듯한 노랫말이 펼쳐집니다. 누군가를 원망하는 것인지, 운명을 탓하는 것인지는 듣는 이 스스로 느껴야 합니다. 이 곡은 노래하는 이에게 깊은 내면이 있어야 하고, 듣는 이에게 고요한 마음의 여백이 있어야만 그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까후에가 예로부터 밤이 깊어 모든 소란이 가라앉은 뒤에야 즐겨 감상되었던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그때에야 비로소 마음이 충분히 비워져 음악의 가장 섬세한 감정의 층위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 항(Thu Hằng) 우수예술인의 탁월한 목소리를 통해 「뜨다이」는 기품 있으면서도 애절하게 펼쳐집니다. 마치 세상만사 앞에 내쉬는 긴 한숨처럼. 지금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TỨ ĐẠI 🎵
다음 곡은 「꼬반(Cổ Bản, 古本)」입니다. 까후에의 북부 음계(điệu Bắc)에 속하는 세 개의 독립 곡 가운데 하나로, 열 곡으로 이루어진 연환곡과 함께 까후에 레퍼토리를 이룹니다. 까후에의 곡 체계에서는 흔히 북부 음계와 남부 음계(điệu Nam)를 구분하는데, 북부 음계는 맑고 밝은 음색을, 남부 음계는 차분하고 애잔한 음색을 지닙니다. 북부 음계에 속하는 꼬반은 박자가 분명하고 비교적 자유로운 편입니다. 무거운 상념들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같다고나 할까요.
까후에의 북부 음계가 완전히 명랑한 것은 아닙니다. 내려놓을 줄 알고 세상을 좀 더 평온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마음의 맑음과 여유로움이라 하겠습니다. 꼬반이 독특한 매력을 지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듣는 이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해방감을 느끼는 동시에, 수많은 세대에 걸쳐 정제된 전통 음악의 아름다움 속에 머물 수 있습니다. 곡 이름의 고풍스러운 느낌은 단순히 오래되었다는 뜻만이 아니라, 시간의 시련을 견뎌낸 것들의 견고함과 순수함을 떠올리게 합니다.
퐁 투이(Phong Thủy) 우수예술인이 섬세한 표현력으로 여러분을 그 세계로 안내해 드릴 것입니다. 함께 감상하시겠습니다.
🎵CỔ BẢN 🎵
다음 곡 「하인번(Hành Vân, 行雲)」은 까후에의 남춘(南春) 음계(điệu Nam xuân)에 속하는 네 개의 곡 가운데 하나입니다. 곡의 이름 자체가 하나의 이미지를 불러옵니다. 흘러가는 구름, 「하인번」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는 나그네로 사는 인생의 형상이기도 하고, 쉼 없이 흐르는 시간의 이미지이기도 하며, 자연을 따라 순응하는 가벼운 마음의 자세, 즉 집착하지 않고 붙들지 않으며 구름처럼 하늘을 흐르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까후에의 남춘 음계는 가장 특색 있는 음계 가운데 하나입니다. 남쪽 봄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습니다. 차갑지 않고 따스하며, 시끄럽지 않고 깊이 가라앉아 있으며, 화려하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하인번」은 그래서 음악으로 써 내려간 서정시와도 같습니다. 자연의 풍경이 있고, 사람의 감정이 있고, 듣는 이가 스스로의 감정을 채워 넣을 수 있는 여백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까후에가 밤의 흐엉(Hương) 강 위에서 들을 때 가장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하인번」이야말로 그 분위기를 가장 선명하게 불러일으키는 곡입니다.
지에우 히엔(Diệu Hiền) 예술인의 목소리를 통해 그 선율은 진심 어린 숨결과 섬세한 표현으로 살아납니다.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HÀNH VÂN 🎵
오늘 프로그램의 마지막 곡은 「리 므어이 트엉(Lý Mười Thương)」, 일명 '리 띤 땅(Lý Tình Tang)' 즉 ‘사랑하는 10가지 이유’라는 곡입니다. 호아이 니(Hoài Nhi) 예술인과 지에우 히엔 예술인이 함께 선보입니다. 앞의 세 곡이 까후에의 정식 곡 체계에 속하는 것과 달리, 「리 므어이 트엉」은 후에의 민요·민간 가요 계통에 속합니다. 보다 친근하고 쉽게 다가오는 곡이지만 그렇다고 깊이가 덜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는 흥미로운 선택이지요? 전통 음악의 깊은 여운 끝에 소박하고 일상적이면서도 따스한 정감 속으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므어이 트엉」 즉 열 가지 사랑하는 이유는 민간의 열거 방식으로 노래됩니다. 머릿결, 눈매에서부터 마음씨, 목소리에 이르기까지 사랑하는 사람의 면면을 하나씩 이야기합니다. 하나하나의 사랑은 사랑하는 이의 한 가지 모습을 담은 스케치이며, 화려한 말 없이도, 그저 세심하고 다정한 눈길 하나로 옛사람들이 마음을 전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까후에가 연주되는 분위기 속에서 이 노래는 한층 우아한 품격과 후에 특유의 여음(餘音)을 머금습니다. 본래도 달콤한 후에 사투리에, 오랜 수련을 거친 예인(藝人)의 멋이 더해지니, 그 정감이 간절하면서도 한없이 부드럽습니다.
호아이 니와 지에우 히엔 예술인의 목소리가 서로 어우러지며 따스하고 인정 넘치는 음악의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프로그램의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것입니다. 함께 감상하시겠습니다.
🎵LÝ MƯỜI THƯƠ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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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까후에는 후에 지방만의 유산이 아니라 베트남 전체의 유산입니다. 궁중과 민간, 정제된 예술성과 일상적인 정서, 개인의 감회와 나라와 산천에 대한 정감이 만나 탄생한 음악입니다. 화려함을 추구하는 예술과 달리 까후에는 보다 겸손한 길을 선택합니다. 큰 무대도, 눈부신 조명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단짜인(đàn tranh) 한 대, 비파 한 소리,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함께 앉은 이들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오늘은 기품 있고 애잔한 「뜨다이」, 맑고 청아한 「꼬반」, 구름처럼 가볍게 흐르는 「하인번」, 그리고 간절하고 친근한 「리 므어이 트엉」까지. 이 모든 곡이 하나로 어우러져 까후에의 아름다움을 온전하게 담은 한 폭의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격조 있으면서도 소박하고, 고풍스러우면서도 오늘날 듣는 이의 마음을 여전히 울리는 음악, 바로 까후에입니다.
이번 ‘베트남 멜로디 산책’이 여기서 마무리되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다음 시간, 또 다른 선율 속에서…음악이 베트남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그곳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저는 티엔 타인이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번 ‘베트남 멜로디 산책’이 여기서 마무리되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다음 시간, 또 다른 선율 속에서…음악이 베트남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그곳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저는 티엔 타인이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