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VWORLD) - 봄이 오면 설날 민화는 베트남인들의 정신문화 속에서 불가결한 요소이다. 옛날부터 설날이 다가오면 민화 마을들은 분주하게 그림을 그리고 인쇄하여 장에 가서 팔았다. 설날 분위기가 민화의 지면을 거쳐 집집마다 전달되었다. 각각의 민화는 베트남인의 세계관 및 예술관을 표현하는 조화로운 그림일 뿐만 아니라 심미적인 정밀성과 인간적인 기원을 담고 있는 것이다.
쥐라는 동물은 특이한 방식으로 농민 생활에 존재한다. 옛사람들은 쥐를 살펴보고 농업시기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예를 들어 쥐들이 큰 무리로 모이면 그 해는 풍년이다. 쥐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한다면 날씨가 나쁘거나 홍수가 온다는 징조이다. 그렇기 때문에 쥐는 민화를 비롯한 베트남 문화 생활에 들어와서 생명에 대한 메시지를 많이 지니고 있다. 그중에는 긍정적인 메시지도 있고 부정적이고 풍자적인 메시지도 있다.
베트남 민속예술 속의 쥐의 이미지는 항쫑 (Hàng Trống) 및 동호 (Đông Hồ) 계열의 민화 속에 많이 나타나 있다. 동호 (Đông Hồ) 민화에서는 쥐들이 더 많이 그리고 생생하게 등장한다. 이런 민화는 농촌에서 발생해서 그런지 쥐들이 더 친밀하게 나온다. 도바오 (Đỗ Bảo) 연구원은 다음과 같이 나눴다.
민속예술에서 동호 (Đông Hồ) 마을의 농민 예술가들은 이런저런 이미지를 많이 표명했습니다. 서낭당에는 쥐를 주제로 조각한 목판화도 있어요. 쥐의 모습이 한 부류가 되었고, 바로 농민생활의 일부인 것이죠.
쥐를 소재로 한 민화 중에서도 동호 (Đông Hồ) 민화 마을의 3가지 그림을 꼽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서생원의 결혼식’, ‘서생원의 장원급제 금의환향’과 ‘용춤을 추는 서생원들’이다. 항쫑 (Hàng Trống) 민화에도 ‘서생원의 결혼식’과 ‘서생원의 장의급제 금의환향’이라는 그림이 있다. 형식과 구조는 비슷하지만 깃발 이미지와 그림에 쓰인 글자가 다르다.
쥐를 주제로 하는 민화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서생원의 결혼식’일 것이다. 민화 연구가들에 따르면 이 작품은 중국의 연화 (年畵) 그림에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늙은 아버지 쥐가 딸을 고양이에게 시집으로 보내는’ 옛날 이야기를 묘사한 것이다. 쥐의 친척 일행이 북을 치고 나팔을 불면서 고양이 집에 도착하자 고양이가 한 입으로 쥐들을 다 먹어 치워 버리고 만다는 내용이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서생원의 결혼식’은 바로 풍자화이다. 동호 (Đông Hồ) 마을 응우옌 당 쩨 (Nguyễn Đăng Chế) 민화장인은 다음과 같이 나눴다.
이 그림은 고양이와 쥐는 서로 어울릴 수 없는 동물이라는 의미라는 뜻이며 고양이를 지배계급으로 그리고 있어요. 결혼식에서 신랑과 신부가 새와 생선을 고양이에게 공물로 바쳐야 돼요. 쥐들을 그리면서 쥐 꼬리를 안 그렸다는 점이 매우 해학적인 면이죠. 쥐들이 적에 앞서 생명을 지킬 수 있는지 없는지 모르기 때문에 꼬리를 잘라버린 것이죠. 이 민화는 옛날 봉건 사회 제도를 풍자적으로 공격하고 있죠.
그러나 많은 연구자들에 따라 ‘서생원의 결혼식’ 이 베트남에 들어온 이후 이 민화는 다른 의미를 띠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베트남 민화 속에서는 쥐의 결혼식이 활기차게 묘사된다. 위에는 4마리의 쥐들이 고양이에게 새와 생선을 공납하고 있는 모습이고 아래에는 신부 쥐가 가마에 앉아 있고 신랑 쥐가 말을 타고 매우 화려한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용이 중국의 연화 민화와는 상당히 달랐다. 짱 타인 히엔 (Trang Thanh Hiền) 교수는 다음과 같이 나눴다.
베트남 사람들은 설날의 의미를 담는 내용을 전달했어요. 사람들은 결혼식의 현실, 즉 고양이에게 공물을 바쳐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러나 이런 의미를 빼면 그림에는 넉넉한 삶에 대한 메시지가 포함되어 어요. 중국 민화에는 결혼식이 급하게 진행되고 쥐들이 제례를 올리고 있는 것 같고, 심지어 뒤로 넘어진 쥐도 있는 것에 반해 베트남 민화에는 결혼식이 매우 느긋느긋하고 즐겁게 진행돼요. 베트남 사람들의 메시지는 바로 화동 (和同)이라는 것이에요. 쥐와 고양이가 옛날부터 그랬고 그들이 공생하고 평화롭게 살았다는 것이에요.
최근 몇 년 동안 낌황 (Kim Hoàng) 계통의 민화가 복구되었고 베트남 민화를 다양화하는 데에 많이 기여하였다. 항쫑 (Hàng Trống) 민화는 정밀하고 철학 관념을 담고 있어서 도시 시민들과 어울린다면, 소박한 동호 (Đông Hồ) 민화는 농민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낌황 (Kim Hoàng) 민화는 그 2가지 민화 계통의 공통점을 취합한 것이다. 이것이 낌황 (Kim Hoàng) 민화의 고유한 특색이 되었다. 쥐를 소제로 하는 민화에 대해 응우옌 투 화 (Nguyễn Thu Hòa) 민화 수집가는 다음과 같이 나눴다.
우리 낌황 (Kim Hoàng) 민화를 이해하려면 쥐 그림의 흐름을 연구해야 해요. 우리가 ‘서생원의 결혼식’을 다른 민화 계통처럼 그리면 경쟁할 수 없을 거예요. 올해 ‘신랑의 말이 앞서고 신부의 그물침대가 뒤 따른다’는 내용의 그림을 만들었는데 남성의 출세가도와 성공한 남성에 뒤따르는 여성의 희생을 그리고 있는 것이죠. 베트남 여성들은 많은 희생을 하고 있어요. 설날 즈음에 파는 것이기 때문에 그림도 새로워야 하고 새해를 축하하는 내용도 담고 있어야 해요.
옛날부터 쥐의 모습은 베트남 농민들에 대한 여러 긍정적, 부정적인 영향으로 인해 논쟁거리이다. 그러나 쥐들이 의인화되어 민화에 나오면서 이들은 베트남의 정말로 귀중한 유산에 기여하였다. 신앙-문화적인 생활이거나 평범한 일반 생활이거나 민화 장인들은 인도주의적인 시선으로 쥐를 바라보고 예술적 민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