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르(Cor)족과 함께하는 즐거운 응아라(Ngã rạ) 명절
(VOVWORLD) - 쯔엉선 (Trường Sơn) 산맥의 여러 다른 소수민족 공동체와 마찬가지로 꽝응아이 (Quảng Ngãi)성 산악지대에 거주하는 꺼르 (Cor)족 사람들도 활기차게 봄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는 수확이 잘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예년보다 더 풍성한 설을 맞이했다.
설을 앞두고 꽝응아이(Quảng Ngãi)성 떠이짜(Tây Trà)현과 짜봉(Trà Bồng)현, 꽝남(Quảng Nam)성 짜미(Trà My)현 산악지대에 거주하는 꺼르(Cor)족은 응아라(Ngã rạ)라는 전통 명절을 보냈다. 매년 음력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논에는 벼가 노랗게 익고 그 향이 그윽히 퍼진다. 이 시기 꺼르(Cor)족 사람들은 벼를 수확하기 시작한다. 벼를 수확한 후 집에 비축한다. 수확기가 끝난 후 조상과 신령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모여 응아라(Ngã rạ) 명절 행사 조직에 대해 논의한다. 응아라(Ngã rạ)는 크게 의례와 축제로 나뉘어 진다.
전통 응아라 (Ngã rạ) 의례 [사진: VOV] |
첫날에는 마을 사람들이 논밭에 가서 신성한 벼를 수확한 뒤 신령에 차례를 올린다. 마을 원로가 행렬을 이끌며 마을 사람들은 순서대로 신성한 벼를 수확한다. 오후에는 여성들이 모여 찹쌀을 찧고 바인라덧(bánh lá đót)과 바인라똡(bánh lá tốp)이라는 전통 떡을 만든다. 쌀을 찧으며 민족 전통 노래를 부른다. 남성들이 대나무 바구니를 만들고 예물 쟁반을 준비한다. 활기찬 축제 분위기가 저녁부터 새벽까지 이어진다. 짜봉(Trà Bồng)현 자장(Già Giang)면 호 티 란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은 모두가 논밭에 갔다가 일찍 돌아와 밥을 먹은 뒤 떡을 만듭니다. 모두 모여 내일 있을 응아라 (Ngã rạ) 명절 차례상을 위한 떡을 만드는 것입니다.
꺼르(Cor)족 사람의 응아라 (Ngã rạ) 명절 제사상 [사진: VOV] |
이튿날 새벽부터 마을 사람들이 예물 준비를 시작한다. 우선 여신 차례는 새벽 4시에 열린다. 예물은 숲 짐승, 새, 전통주 등으로 야생 바나나 잎 위에 놓인다. 다음으로 남신 차례 예물은 살아있는 돼지와 닭 등이다. 차례를 지낸 후 사람들은 차례에 쓰인 동물을 잡아 요리를 만들어 조상과 신령을 위한 의례를 치룬다. 의례를 끝낸 후 가주는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에게 예물을 나누어 주고 함께 식사를 하며 덕담을 주고 받는다. 저녁이 되면 꺼르(Cor)족 사람들은 마을 원로의 집에 모여 가루 (Ga-ru) 귀신 제례를 치룬다. 꺼르(Cor)족 고유어에서 가루(Ga-ru)는 ‘귀신 제례’를 뜻한다. 각 가족이 차례를 지낸 떡과 닭다리를 가져오면 마을 원로는 이를 보고 점을 치고 길흉을 예측한다. 마을 원로가 굿을 하고 신령들에게 이듬해에도 풍년이 내려줄 것을 빈다. 호 반 비엔 (Hồ Văn Biên) 우수예능인에 따르면 응아라 (Ngã rạ) 명절이 지나고 나면 사람들은 이웃 집에 방문한다. 가주는 햅쌀밥을 지어 손님을 대접한다.
한 해 동안 땀 흘려 일하며 벼를 수확한 뒤 응아라(Ngã rạ) 명절을 보냅니다. 응아라 (Ngã rạ) 명절은 꺼르(Cor)족의 고유한 전통입니다. 예년보다 장사가 잘되고 늘 건강한 한 해를 비는 때입니다.
제례를 지낸 후 꺼르(Cor)족 사람들은 남녀노소 구분없이 전통 의상을 입고 응아라 (Ngã rạ) 명절의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축제를 즐긴다. 모두가 마을 가운데에 세워진 꺼이네우 (cây nêu)라는 제사용 나무 주변에 모인다. 숲속으로 널리 울려 퍼지는 북과 꽹과리 소리에 맞추어 함께 춤을 춘다. 남녀 청년들은 사루 (Xà ru), 아저이 (A giới) 민요를 부른다. 응아라 (Ngã rạ) 축제에는 사람들이 꽹과리 연주 시합, 노 쏘기 시합 등 전통놀이를 즐긴다. 꽹과리 연주 시합은 축제 맨 마지막에 열리고 장정들이 서로 경쟁하는 때이다. 응아라 (Ngã rạ) 명절 마지막 날에는 사람들이 논밭에 가서 새로운 땅에 새 씨앗을 뿌리고 풍년을 빌며 희망이 가득한 한 해를 시작한다.
꺼르 (Cor)족의 전통 제례는 각 지방의 특색을 지니고 있으며 그 가운데서도 예물의 자연성을 매우 중요시한다. 꽝응아이 (Quảng Ngãi)성 문화체육관광청 까오 반 쯔 (Cao Văn Chư) 부청장에 따르면 현재 지방정부는 현지 소수민족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꺼르(Cor)족의 축제와 조직 방식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지방정부와 문화계는 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문화 통합 과정에서 제례를 통해 나타나는 한 민족의 얼을 어떻게 보존할지 고민 중입니다. 현재 가장 신경쓰고 있는 것은 꺼르 (Cor)족의 전통 공동체 생활의 집 복구입니다. 공동체 생활의 집은 한 민족의 문화 공간이며 모든 의례가 이루어지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꺼르(Cor)족 경우에는 최근30~40년 동안 전통 집이 지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후대가 생활 공간을 갖추고 민족의 조상에 대해 알고 민족의 문화가 얼마나 풍부한지 이해할 수 있도록 꺼르 (Cor)족의 전통 공동체 생활의 집을 복구하고자 합니다.
쯔엉선(Trường Sơn) 떠이응우옌 (Tây Nguyên) 산악지대에 거주하는 다른 소수민족의 문화와 마찬가지로 꺼르(Cor)족의 응아라 (Ngã rạ) 제례, 사니크(Saaniq) 제례에는 벼의 신을 모시는 신앙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꺼르(Cor)족의 독특한 문화이다. 또한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민족의 문화적 전통을 간직하려는 열정이 나타나는 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