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산악지대 소수민족 재래시장

(VOVWORLD) - 베트남 서북 고산 지역의 봄날 재래시장은 이곳 여러 소수민족 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문화가 되었다. 봄이 오면 주민들은 일을 잠시 멈추고 먼 마을에서 함께 재래시장으로 내려온다. 이 재래시장은 단순히 설 명절을 위한 장보기의 장소를 넘어서 문화 교류의 장이자 젊은 남녀의 만남의 장소가 되었다.

라오까이(Lào Cai)성 박하(Bắc Hà)현의 박하 재래시장은 라오까이의 특유한 매력이 있는 독특한 재래시장 중 하나다. 설 명절이 되면 이 재래시장은 더욱 북적이고 화려해진다. 진분홍빛 복숭아꽃, 하얀 자두꽃 그리고 바인쯩(bánh chưng)을 만들 때 사용하는 라종(lá dong), 훈제 고기, 붉은 젓가락 등 설 명절을 대표하는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된다. 이른 아침, 산기슭이 아직 안개에 싸인 시간부터 주민들은 박하 시내를 향해 분주히 움직인다. 하얀 매실꽃과 자두 꽃, 노란 옥수수 밭 사이로 각 소수민족의 화려한 전통 의상이 마치 다채로운 한 폭의 그림처럼 고산 지역을 수놓은 듯하다.

봄날 산악지대 소수민족 재래시장 - ảnh 1라오까이(Lào Cai)성 박하(Bắc Hà)현의 박하 재래시장 (사진: 짱세우푸어/VOV)

박하현 타이장포(Thải Giàng Phố)면에 거주하는 쩌우 새오 찐(Chấu Seo Chín) 씨는 20년 넘게 매년 설 재래시장이 열릴 때마다 재래시장에 향을 가져와 판매해 왔다. 이 향은 이 지역 몽(Mông)족의 설 명절에 빠질 수 없는 전통적인 향이다. 올해 찐 씨는 설 재래시장에 100묶음의 향을 가져와서 판매한다.  

향을 팔고 싶습니다. 아마 조금 후면 팔릴 같습니다. 돈을 벌어 음식도 사고 아이들에게 물건도 사려고요.” 

박하현 나호이(Na Hối)면에 사는 랭 티 부이(Lèng Thị Vui)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곳에 사는 사람도 재래시장에 와야 합니다. 즐겁거든요. 향을 때는 가격이 비싸도 사야 합니다. 사면 조상님들이 좋아하시거든요. 값을 깎아달라고 하지도 않고 가격 그대로 사야 좋다고 합니다.” 

박하 재래시장은 매주 일요일 아침에 열리지만 음력 연말이나 연초에도 열린다. 박하 재래시장에서는 설 명절 상품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산악지대의 독특한 문화가 담긴 예술 공연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박닌(Bắc Ninh)성에서 온 관광객 팜 타인 선(Phạm Thanh Sơn)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라오까이성 박하 재래시장에 오게 되어 정말 행복합니다. 현지 주민들은 매우 친절하고, 그들이 먹고 마시고, 물건을 사고파는 모습을 보면 솔직해 보이고 진심이 느껴집니다. 비가 내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즐거워 보입니다.”        

라오까이시 외곽 따퍼이(Tả Phời)면과 헙타인(Hợp Thành)면의 경계에 위치한 따퍼이-헙타인 재래시장은 현지 소수민족과 국내외 관광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 재래시장이다. 연말과 새해 초에 이 재래시장은 특히 더 활기차고 다채로운 색감으로 가득차다. 다른 재래시장과 달리 이곳에서는 일 년 중 특정 시기에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상품들이 등장한다. 헙타인면의 자이(Giáy)족 출신 방 티 베(Vàng Thị Về) 씨는 새벽부터 재래시장에 떡을 판매하러 나왔다. 커다란 바구니에는 검은색 바인쯩, 초록색 바인쯩, 옥수수 떡, 바이자이(bánh giày)라는 전통 떡, 검은 참깨 떡 등 각종 전통 음식들이 가득했다. 

떡들은 제가 직접 만든 것입니다. 어제부터 만들기 시작해서 밤새워 아침에서야 완성했습니다. 평소엔 농사일이 바빠서 이렇게 떡을 만들 시간이 없습니다.”

봄날 산악지대 소수민족 재래시장 - ảnh 2라오까이시 외곽 따퍼이(Tả Phời)면과 헙타인(Hợp Thành)면의 경계에 위치한 따퍼이-헙타인 재래시장 (사진: 안 끼엔/VOV)

베 씨 옆에는 70세가 넘은 농 티 리엔(Nông Thị Liên) 할머니가 앉아 있었다. 전통 의상을 입고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리엔 할머니도 직접 만든 상품들을 가져왔다. 그녀는 검은색 바인쯩을 만드는 눅낙(núc nác) 나무 재와 초과 가루, 튀긴 쌀 과자, 검지 손가락 크기의 향을 다발로 묶어 판매하였다. 

향도 제가 직접 만든 것입니다. 카오(kháo) 나무 가루와 매화나무로 만든 향인데, 자이족 향은 비엣족 향보다 훨씬 크죠. 때는 항상 개를 피워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향이 얼마나 타는지 있게 합니다.”

따퍼이-헙타인 재래시장에는 붉은 바나나 꽃, 야생 난초, 영지버섯, 검은 가인삼(假人参) 약초 등 다양한 산악지대의 특산물이 모여 있는 별도의 구역도 마련되어 있다. 따퍼이-헙타인 재래시장은 지역 주민들의 생활 필수품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라오까이 시내 중심 지역의 많은 사람들까지 끌어들이며 인기를 끌었다. 라오까이시에 거주하는 쩐 티 투이(Trần Thị Thúy) 씨는 집에서 꽤 멀지만 매주 한 번은 꼭 재래시장에 오게 되고, 특히 연말과 새해엔 가족 모두와 함께 찾아온다고 소감을 나눴다.           

여기는 평소에도 사람들이 많지만 명절 때만큼은 아닙니다. 설에는 물건도 훨씬 다양하고 많습니다. 시내와 달리 이곳은 대부분 소수민족 사람들이어서 더욱 특별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재래시장에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것 외에도 라오까이의 여러 소수민족들이 참여하는 문화 교류와 전통 예술 공연이 함께 열린다. 따퍼이-헙타인 재래시장은 라오까이시 중심지에 위치한 유일한 전통 재래시장으로 단순한 시장 경제 활성화를 넘어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곳은 전통 문화를 보존하는 동시에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소중한 역할을 한다. 매년 설날과 봄이 찾아올 때 방문객들은 재래시장의 특별한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시간을 아끼며 즐기고 떠날 때는 아쉬움을 남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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