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VWORLD) - 민족을 불문하고 결혼은 한 사람의 일생에 매우 중대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꽝닌(Quảng Ninh)성 바째(Ba Chẽ)현 까오란(Cao Lan)족의 남녀 청년들은 씬까(xình ca) 또는 쓰엉꼬(xướng cọ) 민요 공연을 통해 인연을 맺고 결혼한다. 밝은 달빛 아래에서 속삭이는 사랑이 혼례까지 이어진다.
까오란족의 전통혼례는 소박한 편이지만 정해진 절차를 꼭 지켜야 한다. 혼례가 성사되기까지 긴 시간에 걸쳐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한다. 꽝닌성 바째현 룩 반 빈(Lục Văn Bình) 예술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각각 딸과 아들을 둔 집 어른들은 자녀의 혼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중매인을 찾습니다. 그리고나서 본격적으로 혼인 의사를 묻습니다. 옛날에는 혼인 의사를 물을 때 땅콩 반 킬로그램과 달걀 10개를 준비했습니다. 이 일은 보통 작은 아버지가 맡습니다. 딸을 시집 보내는 경우에는 삼촌이 맡습니다. 그릇 2개를 준비하고 각 그릇에 후추잎 4장과 화폐 2장을 놓습니다. 화폐의 액수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후추잎을 놓을 때에는 끝이 밖으로 향해야 합니다. 화폐도 비스듬히 놓아야 합니다. 그 다음에 신부 측에 진심을 담아 혼인 의사를 전해야 합니다.
신부의 가족은 동의의 표시로 2개의 그릇을 겹쳐 놓는다.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릇을 그대로 놓는다. 동의가 이루어지면 신랑과 신부의 생년월일을 맞추어 본 후 혼례 날짜를 잡는다.
양가가 사돈 관계를 맺고 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로 신부 측과 약속합니다. 약속 시간을 정해 신랑 측 대표자가 신부 집으로 갑니다. 떡 72개, 식용 수탉 3마리 등 예물을 준비해 가져가고, 혼례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합니다. 그리고 좋은 날짜를 잡고 중매인을 찾습니다. 미리 약속을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오늘이 10일이니 14일이 되면 신랑 측은 다시 와서 혼례 날짜를 잡습니다. 14일에는 신랑 측이 떡 24개, 술 1리터, 식용 수탉을 가져옵니다. 날짜가 잡히면 양가는 혼례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바째현 까오란족의 혼례에는 혼수가 따로 없으며 없으며 절차도 현대에 들어서는 많이 간소화되었다. 그러나 고유한 문화적 가치와 인간미는 여전히 간직되고 있다. 과거 까오란족의 혼례는 며칠에 걸쳐 세심하게 진행되었으나 오늘날에는 하루면 충분하다. 결혼 예물도 예전보다 많지 않고, 신랑 측의 가정 형편에 따라 준비하면 되고 신부 측은 강요하지 않는다. 혼례 당일에는 7~9명이 신랑의 집에서 신부의 집으로 신부를 맞으러 간다. 구성원은 결혼 중매인, 신랑, 신랑 측 들러리, 결혼 예물 짐꾼 등이다. 룩 반 빈(Lục Văn Bình) 예술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혼례 음식은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미리 보내는 것이 규정입니다. 신부 집에서는 남은 일을 준비하고, 혼례 당일 오후가 되면 신랑이 신부 집에 도착해 하룻밤을 묵습니다.
예전에는 신랑 측 신부 맞이단이 신부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으나 요즘에는 신부 집의 형편에 따른다. 신부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동안 신랑은 화장실에도 못가고 밖에 나가지도 못했다. 배탈을 예방하기 위해 고기 생강 조림과 같은 음식을 대접했다. 물도 마실 수 없었다. 신랑은 신부 집을 떠나 본가에 도착한 후에야 화장실에 갈 수 있었다.
옛날에는 화장실에 가는 것은 자상한 행동이 아닌 것으로 여겼습니다. 이는 남편이 장차 바람을 피울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도전을 이겨내면 부부가 일편단심으로 동행하게 될 것이라 믿었습니다.
신부가 시집에 가기 앞서 중매인은 신부의 침실에 들어가 고유한 절차를 진행한다. 까오란족의 전통에 따르면 여성은 시집을 가면 다른 곳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동안 잤던 침소는 더 이상 본인의 것이 아닌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신부 맞이가 끝나면 중매인은 좋은 시간을 잡아 신랑과 신부가 본격적으로 부부가 되었음을 선포한다. 이때 신랑 측은 작은 예물 쟁반을 준비해야 한다. 쟁반 위에는 돼지의 간을 담은 그릇 2개, 젓가락 2쌍, 술 1병과 술잔을 놓는다.
이 절차는 부부를 위한 부적과도 같은 것입니다. 왼손으로는 신부에게, 오른손으로는 신랑에게 돼지의 간을 집어 줍니다. 그리고 신랑과 신부는 술을 약간 마셔야 합니다. 돼지의 간은 과거 매우 귀한 것으로 여겨졌으며, 뼈가 없는 돼지의 간은 풍족한 삶의 상징물이었습니다.
혼례 3일 후 부부는 신부의 집으로 돌아간다. 이때 신랑의 들러리도 함께 신부의 집으로 가 하룻밤을 묵는다. 신부의 부모는 밥상을 차리고 친척을 초대해 연애 화답 민요를 부른다.
마을 여성들이 모여 연애 화답 민요를 부릅니다. 다음날 신부가 신랑의 집으로 갈 때 신부 들러리도 동행합니다. 신랑 집에서도 연애 화답 민요를 부르는 데, 혼례에서 부르는 것과는 다릅니다. 이런 활동은 남녀를 부부로 만드는 것입니다.
꽝닌성 바째현 까오란족의 혼인 풍속은 본연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전통적인 혼인 절차에는 까오란족의 전통문화가 잘 반영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