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VWORLD) - 멘멘(mèn mén)이라는 옥수수밥에서 영감을 받아 뚜옌꽝(Tuyên Quang)성 동반(Đồng Văn) 돌고원 지역의 요리사들이 새로운 음식을 탄생시켰다. 바로 옥수수 쌀국수다. 손으로 직접 반죽을 밀어 만든 옥수수 면발은 노란빛이 은은하고 그 고소한 향과 독특한 식감으로 이 지역만의 특별한 음식문화로 자리 잡았다.
멘멘(mèn mén)이라는 옥수수밥에서 영감을 받아 뚜옌꽝(Tuyên Quang)성 동반(Đồng Văn) 돌고원 지역의 요리사들이 옥수수 쌀국수을 탄생시켰다. (사진: 흐몽 빌리지) |
하장(현재의 뚜옌꽝)과 30년 가까이 함께해 온 라이 꾸옥 띤(Lại Quốc Tĩnh) 흐몽 빌리지(H’mong Village) 리조트 이사회 회장은 이 돌고원 지대의 관광과 음식문화를 국내외 관광객에게 널리 알리고자 하는 마음을 늘 간직하고 있다. 그는 예로부터 옥수수는 이 지역 산간 주민들의 삶과 생산노동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왔다고 말했다. 또한 이 귀중한 식량 자원을 바탕으로 몽족 사람들은 특유의 향과 맛을 지닌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왔고 그것이 바로 고유한 정체성을 담은 독특한 음식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2020년 초 그는 동료들과 함께 옥수수를 주재료로 한 건조 쌀국수 개발을 시작했고 2022년에는 국물형 옥수수 쌀국수로 발전시켜 완성했다. 그해 말 이들은 베트남 음식문화협회(VCCA)가 주최한 ‘맛있는 쌀국수 찾기’ 대회에 참가해 대표로 출전한 브엉 득 방(Vương Đức Bằng) 셰프가 ‘팔각 향신료상(Hoa Hồi Vàng)’이라는 최고상을 수상했다. 이와 관련하여 라이 꾸옥 띤 회장은 다음과 같이 전했다.
“저와 동료들의 목표는 단지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몽족의 다양한 문화와 전통음식을 보존하고 세계에 알리는 것입니다. 옥수수 쌀국수는 현지에서 재배한 옥수수 알갱이로 만들어지고 독특한 향신료를 더해 국내외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옥수수 가루로 손수 반죽하고 얇게 편 면발부터 독특한 색감과 향미에 이르기까지, 옥수수 쌀국수는 동반 석회암 고원의 고유한 문화와 정체성을 담은 특별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 흐몽 빌리지) |
옥수수 쌀국수를 만드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옥수수의 품종 선정부터 불리기, 갈기, 가루 내기까지 모든 단계에 세심한 정성이 필요하다. 흐몽 빌리지 리조트의 주방에서 일하고 있는 방 티 숭(Vàng Thị Sùng) 요리사에 따르면 옥수수 쌀국수는 반드시 지역에서 재배한 토종 옥수수를 써야 하고 교배종을 쓰면 면발의 노란색이 탁하고 맛도 밋밋해진다.
“쫄깃하고 맛있는 면을 만들려면 알이 고르고 신선한 옥수수를 골라야 합니다. 주로 맵옥수수쌀을 사용하고, 수확 후 건조시켜 6~8시간 정도 불린 뒤 분쇄합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생옥수수와 익힌 옥수수의 비율을 맞추는 일이다. 옥수수는 쌀보다 점성이 약해 결합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정 비율로 밥처럼 찐 상태의 익힌 옥수수와 생옥수수를 섞어야만 부드럽고 탄력 있는 면이 완성된다. 이 미세한 조합이 바로 동반 돌고원의 향토음식인 옥수수 쌀국수만의 비결이다.
옥수수 쌀국수를 함께 개발한 브엉 득 방(Vương Đức Bằng) 요리사에 따르면 옥수수 쌀국수는 100% 옥수수 가루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면이 황금빛을 띠며 은은한 향이 나는데 이 색은 모두 옥수수 가루의 자연스러운 색이다. 면은 전통 쌀국수처럼 손으로 얇게 부쳐 만들지만 옥수수는 쌀보다 점성이 약하기 때문에 부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면이 식은 후에는 사각형 모양으로 접어 자를 때 면이 부서지거나 끊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처럼 완성도 높은 옥수수 쌀국수를 만들기까지 옥수수 쌀국수 개발팀은 수개월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조리 과정을 실험하고 완성해 왔다.
“옥수수를 깨끗이 손질하고 곱게 빻아 반죽을 만들어 2~3분마다 한 번씩 국수피를 찝니다. 옥수수 쌀국수는 옥수수 고유의 단맛과 향을 지니고 있으며, 육수에는 다양한 지역 채소와 향신료가 들어가 국물 맛을 한층 깊게 합니다.”
옥수수 쌀국수의 또 하나의 특징은 육수에 있다. 이 육수는 고원지대 특산 뿌리채소와 과일, 향신료 등을 약 60%의 비율로 넣어 고아내며, 가운데에는 하장 지역 특유의 향신료도 포함되어 있어 맑고 달큰한 맛을 낸다. 이 특별한 쌀국수에 사용되는 고기는 오직 쇠고기뿐이며 남보(nạm bò)라는 갈비 옆과 배 쪽의 부위를 사용한다. 남보를 삶는 과정 또한 매우 엄격한데 하장의 여러 가지 향신료를 충분히 넣어야 고기가 부드럽고 향이 좋으며 국물의 맑은 맛을 해치지 않는다. 박닌성의 관광객 부이 후이 도안(Bùi Huy Đoàn) 씨는 처음으로 옥수수 쌀국수를 맛본 소감을 전했다. 그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그 뜨거운 한 그릇은 정말 완벽하고 옥수수 특유의 자연스러운 단맛이 느껴지는 쫄깃한 면발, 정향 · 계피 · 팔각 · 생강 향이 어우러진 향긋한 육수 그리고 고소하고 부드러운 쇠고기가 조화를 이루어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고 나눴다.
“옥수수 쌀국수를 먹으니 예전에 고원 지역에서 근무하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옥수수 쌀국수는 매우 특별합니다. 하노이 쌀국수만큼 맛이었습니다. 매우 좋아합니다”
돌반 고원 지역에서 재배된 옥수수로 만들어진 옥수수 쌀국수는 색다르고 매력적인 음식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 흐몽 빌리지) |
타인호아(Thanh Hóa)성에서 온 손님 마이 반 띠엡(Mai Văn Tiệp) 씨는 옥수수 쌀국수를 처음 먹는 소감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뚜옌꽝의 음식문화를 알고 싶어 일부러 찾아왔습니다. 옥수수 쌀국수는 향이 매우 좋고 특히 면발이 일반 쌀국수와 완전히 다릅니다. 노란빛이 도드라진 옥수수 면발은 보기에도 아름답고 먹는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특별한 음식입니다.”
뚜옌꽝성의 다양한 음식 가운데에서도 옥수수 쌀국수는 매우 독창적인 창작물로 평가된다. 몽족의 음식문화 정수를 베트남의 대표 음식인 쌀국수와 조화롭게 결합시켜 옥수수 쌀국수는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해외 방문객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라이 꾸옥 띤 회장은 옥수수 쌀국수가 2022년 베트남 대표 음식 121선에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옥수수 쌀국수는 동반 돌고원에서 맛볼 때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이고 낯설면서도 익숙한 매력을 지닌 음식입니다. 몽족의 음식문화 정수와 베트남 음식의 혼이라 할 수 있는 쌀국수가 어우러진 이 조화는 언뜻 보면 전혀 다른 두 세계의 만남 같지만, 실제로는 놀라울 만큼 자연스럽고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동반 돌고원의 옥수수 알맹이에서 탄생한 옥수수 쌀국수는 이제 새롭고 매력적인 별미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끝없이 이어진 산맥 사이에서 옥수수 쌀국수 한 그릇을 맛보며, 바위 틈에 씨를 뿌리는 전통 재배 방식과 옥수수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동반의 돌산지대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듣는 것은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