쩌로족의 독창적인 대나무 악기 ‘궁 끌라(Goong Cla)’

(VOVWORLD) - 쩌로 (Chơ Ro) 소수민족은 다른 이름으로는 쩌우로(Châu Ro), 저로(Giơ Ro)라고도 불린다. 이 소수민족은 현재 약 3만 명으로, 동나이(Đồng Nai), 빈즈엉(Bình Dương), 빈프억(Bình Phước), 바리아-붕따우(Bà Rịa - Vũng Tàu) 지방에서 주로 거주한다. 쩌로족은 풍부한 전통문화를 간직하고 있으며, 그중 대나무 악기 ‘궁 끌라(Goong Cla)’는 이들만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전통 악기로 주목받고 있다.

궁 끌라는 길이 약 40~60cm의 대나무 통으로 만들어지며, 본체와6개의 현으로 구성된다. 악기 제작에 가장 적합한 재료는 5년 된 대나무이다. 너무 늙거나 어린 대나무는 적합하지 않으며, 표면이 매끄럽고 껍질이 얇은, 높은 언덕에서 자란 원형 가시대나무여야 한다. 낮은 곳에서 자란 대나무는 수분이 많아 맑고 청아한 소리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궁 끌라의 외형은 단순하지만 하나의 악기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걸쳐야 한다. 동나이성 딘꽌(Định Quán)현 뚝쯩(Túc Trưng)면의 디에우 리엣(Điểu Liệt) 장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악기를 만들려면 적절한 대나무를 찾아야 합니다. 대나무를 가져와 살짝 말리고, 줄을 만듭니다. 너무 말리면 줄이 쉽게 끊어지고 말리면 대나무에 벌레가 생기기 쉽습니다.” 

구조는 간단하고 연주 기술도 복잡하지 않지만 궁 끌라를 능숙하게 연주하여 연주자의 의도에 맞는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동안 꾸준한 학습과 연습이 필요하다. 이 대나무 악기 소리는 연주자와 청중 모두에게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동나이성 딘꽌현의 쩌로족 출신 티 로안(Thị Loan)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나무 악기는 정말 독특합니다. 소리가 마치 피리 같고 아주 감동적입니다. 소리를 들으면 감정이 북받쳐 올라 눈물이 같습니다.” 

쩌로족은 궁 끌라를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 이는 쩌로족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식물인 대나무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악기는 공동체의 크고 작은 대부분의 행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특히 자장가를 연주할 때 자주 사용된다. 궁 끌라로 연주되는 자장가에 대해 동나이성 쑤언록(Xuân Lộc)현 쑤언토(Xuân Thọ)면에 살고 있는 티 타인(Thị Thanh)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밭일을 하러 가기 엄마는 아이에게 자장가를 들려주며 아이를 재우고, 집에 두고 나갑니다. 자장가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상황에 따라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르면 됩니다.” 

오늘날 과학기술의 발전과 민족 간 문화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오락이 등장하는 가운데, 대나무 악기 예술에도 그 영향이 미치고 있다. 동나이성 롱카인(Long Khánh)시 민족실 당 타인 히에우(Đặng Thanh Hiếu) 실장은 다음과 같이 전했다.

현재 쩌로족 사이에서 끌라 악기는 거의 사라지고 있습니다. 롱카인시에는 악기를 만들고 연주할 있는 사람이 명뿐인데 그들도 곡만 연주할 있습니다. 오직 디에우 리엣(Điểu Liệt) 장인만이 유일하게 9곡을 연주할 있습니다.”

이 전통 악기의 소리가 점점 사라지는 상황에서 동나이성은 궁 끌라 대나무 악기를 활용한 공연을 적극적으로 개최하여 이를 널리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롱카인시 역시 디에우 리엣 장인이 쩌로족 청년들에게 궁 끌라 악기 제작 및 연주 기술을 전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쩌로족 마을 곳곳에서 궁 끌라의 맑은 소리가 울려 퍼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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