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VWORLD) - 현재 메콩강 삼각주 지역에서는 크메르족의 쫑런(trống lớn)이라는 대북 음악을 알고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북은 크메르족의 대북악단을 이끄는 대표적인 악기로 이를 보존하기 위해 고령의 예인들이 젊은 세대에 기술을 전수하며 계승에 힘쓰고 있다.
크메르족의 대북음악(Plêng Skor Thum)은 민속 공연 예술의 한 형태로 15종의 악기로 구성된 대북악단이 중심이 되며, 그중 대북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까마우(Cà Mau) 지역의 크메르인들 사이에서는 약 100년 전 짜빈(Trà Vinh)성 (현 빈롱성) 출신의 한 예인이 이주하면서 대북음악을 까마우로 전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이후 이 지역 주민들이 오늘까지 이 예술을 지켜왔다.
까마우성 락지옹 사원에서 열린 대규모 북 오케스트라 공연 (사진: 후인 아인/베트남 통신사) |
대북음악은 혼례나 장례 등 같은 의식에서 연주될 뿐 아니라, 신에게 제사를 올릴 때 연주되는 신성한 음악으로 여겨진다. 2022년 까마우의 대북음악은 국가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현재 이 예술은 까마우성 떤록(Tân Lộc)면 7리와 호티끼(Hồ Thị Kỷ)면 꺼이코(Cây Khô) 마을에서 전승되고 있다. 7리 대북음악동호회 회장인 흐우 번(Hữu Bận) 예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크메르 사람들은 ‘안녕을 비는 의식’, ‘쫄 쯔남 트마이(Chol Chnam Thmay)’, ‘세네 돌타(Sene Dolta)’에서 대북을 연주합니다. 연주할 때는 반드시 전체 악단이 함께 해야 하고 대북을 칠 때는 춤을 춰야 합니다. 음악의 리듬에 맞춰 자연스럽게 춤을 춥니다.”
흐우 번 예인에 따르면 현재 대북음악은 까마우성과 끼엔장성 (현 안장성) 지역에서만 전해지고 있으며, 악단을 온전히 이해하고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은 대부분 고령자라고 했다. 그래서 후대 양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아이들이 처음엔 그냥 듣기만 하다가 나중에는 한 번씩 같이 연습에 참여하게 됩니다. 요즘은 먼저 아이들에게 오음 음악을 가르쳐서 손에 익히게 한 후 대북을 가르칩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모여 연습하고, 주말이면 동호회 사람들과 아이들을 모아 합주하며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까마우성 호티끼면 께이코 마을의 예능인이 대형 북 예술 공연을 선보였다. (사진:후인 아인/베트남 통신사) |
할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에 흐우 쫑 응이어(Hữu Trọng Nghĩa) 씨는 점점 자신들의 민족 악기인 대북을 더 깊이 이해하고 능숙하게 다루게 되었다. 응이어 씨는 할아버지와 함께 7리 대북음악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그곳에는 약 13~14명의 마을 주민이 정기적으로 모여 연습하고 있다.
할아버지와 여러 친척 사람들을 따라 공연에 나설 때마다 응이어 씨는 젊은 세대로서 조상들의 귀중한 예술을 지키고 전승 해야 한다는 책임을 크게 느낀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가 악기를 연주하시는 걸 보며 자연스럽게 열정을 가지게 됐습니다. 오후에 할아버지가 연습하시면 저도 옆에서 배우며 마을의 아이들에게 대북 연주 동작을 가르쳐주려고 노력합니다. 우리 젊은 세대가 반드시 이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북을 연주하는 가문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까마우에 온 이후 크메르족의 젊은 예술가 타익 롯(Thạch Lọt) 씨는 대북의 울림에 매료되었다. 까마우성 크메르족 민속예술단의 일원인 그는 처음 대북을 연주할 때 전체 악단의 리듬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많이 긴장했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지금은 7리 대북음악동호회에서 여러 선배 예인들과 함께 주요 명절과 의식에서 능숙하게 연주하는 연주자로 성장했다.
“지금은 악단을 제대로 다루는 어른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모두가 이 예술을 지키고 있습니다. 농사일을 하다가도 명절이면 가능한 한 모여 함께 연주합니다. 저는 젊은 사람으로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전통을 잇고자 합니다.”
대형북 악단의 예인들이 자손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다. (사진: 후인 아인/베트남 통신사) |
7리의 당위원회 흐우 토안(Hữu Thoan) 서기는 대북음악의 보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예인들이 후계자를 양성할 수 있도록 지역 차원에서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북음악을 지키고 알리기 위해서는 후대 자녀들을 위한 교육반을 열어야 합니다. 선조들의 예술을 자손들이 이어받아야 우리의 문화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크메르족 공동체에게 대북은 단순한 악기가 아니라 민족의 귀한 보물이며 신앙과 정신생활 속에서 성스러운 존재로 여겨진다. 예인들과 주민들의 지속적인 노력 덕분에 국가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까마우의 대북음악은 점점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받으며 크메르족의 아름다운 민속문화를 이어가는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