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조선 억류에 이란 제재 검토

(VOVWORLD) - 영국 유조선인 '스테나 임페로'호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나포된 것과 관련, 영국 정부가 자산동결 등 이란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2일(이하 현지시간) 각료들을 긴급 소집해 안보대책회의(COBR·비상대책회의실 미팅)를 주재한다. 스테나 임페로호 나포에 대한 대응책과 향후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보장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21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유조선 나포와 관련, 모든 외교·경제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유조선 나포를 계기로 이란 관련 자산 동결 등 대(對)이란 경제제재 부활을 예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은 2015년 체결한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핵 개발 중단을 조건으로 대이란 경제 제재를 해제했다. 이번에 경제제재를 단행하면 JCPOA 발효 이후 3년 만에 재개하는 것이다. 다만 이미 미국이 강력한 경제제재를 취하고 있는 만큼 영국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9일 국제 항해 규칙을 어겼다며 스테나 임페로호를 억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은 나포되기 직전 상황이 담긴 무선통신 음성 기록을 근거로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이번 영국 유조선 나포가 이란의 보복 조치라고 해석하고 있다. 

영국과 이란 간 갈등이 지난 4일 영국령인 지브롤터 당국이 유럽연합(EU)의 제재를 어기고 시리아로 원유를 운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란 유조선 1척을 나포하면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란은 영국 유조선뿐만 아니라 지난 1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파나마 선적 등 외국 유조선을 잇따라 나포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등도 영국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보 공조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이 국제적으로 중요한 에너지 자원 수송로인 만큼 영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 조치를 단행할 경우 이란발 긴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 만과 오만 만을 잇는 좁은 해협으로, 이란산 원유 등 페르시아 만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주요 운송로 중 하나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에 대한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당장은 극단적인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RBC 캐피털 마켓의 글로벌상품전략책임자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국제유가가 다소 상승하고 있지만 지난주 국제유가는 중동의 긴장감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었다"며 "세계적인 원유 수요가 늘고 있고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CNBC는 전했다. 

[뉴스출처: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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