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메르족 정신 생활에서의 사원의 역할

2024년 9월 28일 토요일 | 9:00:00

(VOVWORLD) - 크메르족 사람들은 주로 남방 불교 신자이기 때문에 크메르족 주민들이 많이 사는 곳에는 주민들이 편리하게 경전을 읽고 불공을 드릴 수 있는 절이 있다. 크메르 사원은 종교 활동의 장소일 뿐만 아니라 전통 문화를 보존하고 교류하는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사원은 크메르족 공동체의 문화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크메르족은 인구가 130만 명 이상으로 대부분 메콩강 삼각주 지역의 몇몇 지방에 집중적으로 살고 있다. 예를 들면 안장(An Giang), 끼엔장(Kiên Giang), 까마우(Cà Mau), 박리에우(Bạc Liêu), 짜빈(Trà Vinh), 속짱(Sóc Trăng) 등과 같은 지방이다. 비록 비엣족, 화족과 참족 등 다양한 민족들과 섞여 살고 있지만 크메르족은 여전히 고유하고 독특한 민족적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다. 크메르족에게 사원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인생을 함께하는 장소이다. 짜빈성 짜빈시 7동에 있는 크어내(Khươne) 사원의 운영위원회 아차르 타익 레(À char Thạch Lê) 위원장에 따르면 크메르족에게 사원은 부처님을 모시고, 믿음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아내는 신성한 장소이다. 크메르족은 부처님을 매우 공경하며 승려들을 존경한다.

“크메르족 사람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절에 다닙니다. 예를 들어 갓난아기가 태어나고 만월잔치나 첫돌잔치를 할 때 가족들은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사원에 음식을 올립니다. 나이가 들면 젊은 남성들은 사원에 들어가 불교 공부를 시작합니다. 성인이 되어 결혼할 때는 가족들이 승려를 초대해 불경을 낭송하며 축복을 빌어 신혼부부가 늘 행복하고 완벽한 결혼생활을 하길 기원합니다. 또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스님들이 불경을 독송해 망자가 극락으로 가는 것을 기원합니다. 전반적으로 크메르족에게 사원은 장례나 혼례 등 가정에서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불공을 드리고, 스님들에게 음식을 바쳐 가족의 평안과 행복을 기원하는 곳입니다.”

짜빈(Trà Vinh) 짜빈시 7동에 있는 크어내(Khươne) 사원 (사진: VOV)

사원은 크메르족의 종교 활동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마을 공동체의 문화 중심지로서 마을과 지역 축제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짜빈성 띠에우껀(Tiểu Cần)현 떤훙(Tân Hùng)면 니(Nhì) 마을에 사는 타익 티 히엔(Thạch Thị Hiên) 씨에 따르면 크메르족은 매년 여러 큰 축제를 지내는데 그 중에는 전통 설날인 쫄쯔남 트머이(Chol Chnam Thmây), 샌돌따(Sen Dolta), 오옥옴복(Ooc Om Boc), 입하(入夏) 축제 등을 꼽을 수 있다. 모든 축제는 사원에서 열리며 이를 통해 사람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교류할 기회를 가진다. 타익 티 히엔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축제 기간 동안 사람들은 절에 가서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고 스님들에게 보시를 하여 복을 쌓습니다. 이는 또한 지인들과 만나고 새로운 친구들과 교류하는 기회가 됩니다. 불교 교리와 경전에 대해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자녀 양육이나 경제 활동에 대한 경험을 나누기도 합니다. 이러한 공동체 활동은 여러 방면에서 매우 유익합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상부상조 정신을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짜빈성 띠에우껀현 떤훙면에 있는 소바인니크로트 쯔레이 페(SôVanhNihKroth Chrêy Phê) 사원의 아차르 타익 자(À char Thạch Da) 씨는 크메르 사원이 크메르족의 모든 물질적·정신적 가치를 보존하는 박물관과도 같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사원은 학교 역할을 하며, 자녀들에게 크메르족의 고유한 문자를 교육시킬 뿐만 아니라 윤리와 삶의 방식을 가르치며 자민족의 문화 ·언어·문자를 보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크메르 사원은 유무형 문화 가치를 보존하는 곳으로서 크메르족의 훌륭한 전통 풍속과 관습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원에서는 일상생활 도구를 전시하거나 크메르족의 전통 공예 마을을 재현하며 독특한 예술 형태인 오음(五音, Ngũ âm) 악단 연주를 가르치는 등의 활동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원에서는 아이들에게 크메르족 고유한 문자, 경전, 불교 교리를 가르치는 수업을 자주 열어 아이들이 사회에 유익한 인재로 성장하고 자민족의 뿌리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크메르족의 문화를 유지 보존하며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아차르 타익 자(À char Thạch Da) 씨 (사진: VOV)

크메르 사원은 크메르족 공동체의 종교적 중심지이기 때문에 당과 국가의 법적 정책을 주민들에게 선전하고 전파하기에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짜빈성 짜빈시 애국승려 단결협회 회장인 즈엉 반 나(Dương Văn Na) 스님은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종교 모임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법하고 불교의 윤리를 설명하는 것 외에도 스님들과 아차르 선생님들은 국가의 정책과 방침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주민들이 고향과 나라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하고 방향을 제시합니다. 또한 주민들이 미신에서 벗어나도록 의식 수준을 높이고 새로운 정책을 알리는 역할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