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VWORLD) - 초록색 군복을 입은 베트남 인민군 여성 군인들은 베트남 여성 특유의 온화함뿐만 아니라 조국 수호와 국방 발전에 대한 굳은 의지와 헌신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로는 비엣텔 항공우주연구소 C4센터장인 레 티 항(Lê Thị Hằng) 중령과 베트남 평화유지국 국제협력과 부 녓 흐엉(Vũ Nhật Hương) 소령이 있다.
베트남 인민군 여성 군인 (사진: 레 찌/VO5) |
두 사람은 군대에서 여성도 후방의 조력자가 아니라 최전선의 선두에 설 수 있음을 몸소 증명해 보였다.
“제가 엔지니어 팀과 함께 미사일 핵심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임무를 받았을 때 저희는 도저히 넘기 힘든 수많은 도전과 맞닥뜨렸습니다. 특히 여성으로서 두 아이의 엄마이자 가정의 일원으로서 모든 역할을 다해야 하는 현실은 더 큰 부담이었습니다.”
이것은 미사일 분야라는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의 영역에서 첨단 과학기술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여성 군인 레 티 항 중령의 고백이다. 그녀는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미사일 유도탄의 탐색기 연구·제작과 같은 전략적 임무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연구 여정을 떠올리며 레 티 항 중령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든 압박이 한꺼번에 밀려올 때 ‘과연 내가 계속 갈 수 있을까?’ 스스로 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곧 ‘내가 멈추면 누가 나아갈까? 내가 포기하면 이 어려움은 누구에게로 가겠는가?’ 하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비엣텔 항공우주연구소 C4센터장인 레 티 항(Lê Thị Hằng) 중령 (사진:phunuquandoi.vn) |
그녀는 ‘일이 있는 한, 힘이 있는 한 계속한다’는 신념으로 동료들과 함께 국방 기술 분야의 난제를 하나씩 풀어냈다. 연구팀은 제작과 시험 기간을 크게 단축시켜 국방 예산 수백억 동을 절감했다. 2020년, 연구팀이 개발한 미사일 유도탄 탐색기 제품이 국방부의 공식 인증을 받으면서 베트남은 처음으로 미사일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탐색기를 자력으로 연구·설계·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베트남 국방 기술사에 매우 의미 있는 이정표로 남았다.
“해외 수준의 품질을 달성한 이 제품은 정치적·군사적·경제적으로 큰 의미를 지닙니다. 특히 보안 유지와 작전 수행의 성공에 기여하고 베트남 군대의 전투력과 전투 준비 태세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8년 동안 그녀와 동료들은 세 가지 유형의 유도탄 탐색기와 대함미사일용 레이더 제품군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이 제품들은 기존보다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며, 국가 방위력 향상과 국방 예산 절감, 그리고 미래 첨단 무기 체계 개발을 위한 기반 구축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러한 탁월한 공로로 2025년 8월 레 티 항 중령은 ‘도이머이(Đổi mới, 쇄신) 시기(1986년부터 현재까지)의 인민무장영웅’ 칭호를 수여받았다. 이는 군 현대화를 위해 쉼 없이 노력해온 그녀의 여정에 걸맞은 영예로운 보상이다.
레 티 항 중령이 국방기술 연구 분야에서 지성과 끈기의 상징이라면 베트남 평화유지국 국제협력과의 부응사관 부 녓 흐엉 소령은 국제무대에서 베트남 군인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린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파병 유엔 평화유지군(UNMISS) 통신장교로 활동하며 ‘호찌민의 군인’의 정신을 널리 전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2021년 11월 저는 개인 자격으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유엔평화유지단에 파견된 일곱 번째 여성 군인으로 베트남 최초의 홍보·언론 담당 장교로 임명되었습니다. 임무를 받았을 때 기쁘면서도 걱정이 교차했습니다. 기쁜 것은 ‘베트남의 파란 베레모 군인’으로서의 꿈을 실현하게 되었기 때문이고, 걱정은 2022년 설날을 앞두고 전 세계와 베트남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앙아프리카는 기후가 혹독하고, 안보가 불안하며, 내전과 종족 분쟁, 언어와 문화의 차이 등 수많은 장벽이 있었습니다. 특히 여성인 우리에게는 그 모든 어려움이 두 배로 다가왔습니다.”
베트남 평화유지국 국제협력과의 부응사관 부 녓 흐엉 소령 (사진: phunuquandoi.vn) |
생활 환경의 부족, 혹독한 날씨, 말라리아·에볼라 같은 질병의 위협 속에서 그녀의 첫 임무 기간은 결코 쉽지 않았다.
“조국과 가족을 떠나 총성이 울리는 긴박한 밤과 전염병과 싸우던 날들 속에서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어깨에 국가의 사명, 군의 신뢰, 그리고 베트남 여성의 이미지를 짊어지고 있음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약해질 수 없었고 반드시 강해져야 했습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방기 수도의 라쿠앙가 학교 여학생들과 함께하는 흐엉 소령 |
그럼에도 불구하고 흐엉 소령은 굳은 의지와 책임감으로 모든 난관을 극복했다. 언론 담당 업무 외에도 그녀는 폭발물 처리 훈련, 정보 전략 수립, 지역사회 봉사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다. 또한 지역 여성 수백 명을 대상으로 한 보건 지원, 소녀 대상 성교육, 학용품 배포, 농업 기술 지도 등 인도주의 활동을 이끌었다. 모든 활동에서 그녀는 자부심과 진심으로 임했다.
“여성 장교로서 저는 언제나 ‘호찌민의 군인’의 이미지를 전파하고, 베트남 여성의 고유한 품성과 아름다움을 임무지휘부, 국제 동료, 그리고 현지 공동체에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유엔 평화유지단 파견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부 녓 흐엉 소령은 유엔으로부터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행동 인물상’을 받은 소수의 여성 장교 중 한 명이 되었으며, 베트남 인민군의 여러 훈장을 수훈했다. 그러나 그녀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자신이 활동했던 현지 주민들의 따뜻한 악수, 믿음 어린 눈빛, 그리고 아이들의 감사한 미소이다.
레 티 항 중령과 부 녓 흐엉 소령은 베트남 인민군 내 수많은 여성 군인들 가운데 단 두 명의 대표적 사례일 뿐이다. 비록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지만, 그들이 공유하는 이상은 단 하나 — 바로 조국을 위해 자신의 재능과 지혜, 그리고 용기를 모두 바치는 것이다. 그들은 새로운 시대 여성 군인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함께 써 내려가고 있다. 일터에서는 강인하고, 삶에서는 온화하며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이들이야말로 베트남 인민군의 진정한 ‘강철 장미’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