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VWORLD) - 올해 베트남 어린이들은 코로나 19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중추절을 맞이하였다. 잔치도 없고 즐길거리도 없었다. 대신 각 지방, 마을, 가족마다 현 상황에 부합하는 방역수칙을 보장하는 중추절 분위기를 아이들에게 선사한다.
코로나 19 팬데믹 발발 이전에는 모두가 함께 아이들을 위한 즐거운 중추절 활동을 준비했다. 음력 8월 초부터 여러 단체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어린이 중추절 활동을 위한 모금을 진행했다. 청년단원들도 대형 별등을 만들고 사자춤을 준비하며 중추절에 아이들이 모여 즐거운 행사를 열 수 있도록 문화회관 마당을 정돈했다. 아이들은 숙제를 끝마치고 사자춤을 연습했으며, 마을 길거리 곳곳에서는 활기찬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농촌에서는 어머니들이 작은 바인쯩(bánh chưng)을 만들고 자몽, 감, 슈가애플 등 각종 과일로 중추절 잔치를 준비했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월병과 장난감을 파는 가게가 예년보다 적다. 많은 지방이 국무총리 15호 및 16호 지시를 실시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야 한다. 아이들을 위한 즐거운 중추절을 준비하기 위해 어머니들은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꺼내 솜씨를 발휘한다.
아버지들은 아이들을 길거리에 데리고 나가 장난감을 사 주지 못하는 대신에 집에서 별등을 비롯한 전통 장난감을 만들어 준다. 하노이 트엉띤(Thường Tín)현 5세 어린이 레 녓 남(Lê Nhật Nam) 군은 올해 중추절을 맞아 어머니가 색지와 비눗갑으로 만든 제등을 처음으로 받아 기쁘다. 예년처럼 반짝이는 전등이 달려 있지는 않지만 어머니가 만든 작고 예쁜 제등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오늘 엄마와 제등을 2개나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동생 것입니다. 정말 기쁘고 어서 중추절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5세 어린이 레 녓 남(Lê Nhật Nam) 형제와 둘이 스스로 만든 제등 [사진: VOV] |
하노이 타인쑤언(Thanh Xuân)군 레반르엉(Lê Văn Lương)에 거주하는 응오 타이 하 (Ngô Thái Hà) 씨는 나뭇잎, 골뱅이 껍데기, 채소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만들어 주었다.
"예년 추석에는 제가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사주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외출하기가 어려워 아이들과 함께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활용해 장난감을 만들었습니다. 상자, 색지, 물감을 이용해 가면을 만들었고, 플라스틱 상자, 촛불, 색지로 제등을 만들었더니 아이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가게에서 파는 것보다는 예쁘지 않지만 아이들과 같이 만들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지 않는 지방에서도 ‘보름달 축제’를 열지 않는다. 대신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실용적인 활동을 마련했다. 하이즈엉(Hải Dương)시 노동보훈사회실 자료에 따르면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가 816명 있고, 400명이 사회복지금 수혜자이다. 하이즈엉시 노동보훈사회실 응우옌 티 란 흐엉 (Nguyễn Thị Lan Hương) 부실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하이즈엉시는 125명의 고아, 장애아동,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이와 같은 실용적인 활동은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 대한 지방, 기관, 사회의 관심과 책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만든 중추탈 [사진: VOV] |
껀터(Cần Thơ)시 노동보훈사회청은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 외에도 각 단체, 자선가들과 함께 현지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과 소수민족 아이들을 위한 ‘즐거운 추석’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이 행사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진행되며, 아이들에게 월병과 제등 등 선물을 전달한다. 껀터시 노동보훈사회청 띠에우 민 즈엉(Tiêu Minh Dưỡng) 부청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올해는 동아리 아이들이 예술 공연을 직접 준비하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에게도 힘이 되고, 좋은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뚜오이홍 (Tuổi Hồng)’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많이 위축이 되어 있는 편입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을 연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19가 완전히 통제되고 나면 활기찬 중추절이 다시 찾아 올 것이다. 그래도 올해 중추절은 나름대로 매우 특별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에 대한 지방과 어른들의 관심과 돌봄은 끊어지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