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응옥: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경민 씨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드릴 ‘설명봇’, 베트남 MZ 기자 홍응옥입니다.

경민: 네, 청취자 여러분. 저희 코너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가 벌써 10번째 방송을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따뜻한 관심과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홍응옥: 앞으로도 청취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오늘 10회 방송에서는 특별히 하노이 떠이호(Tây Hồ) 지역에 위치한 두 개의 도로, 베트남 민족 탄생 설화 속 인물들의 이름을 딴 락롱꾸언(Lạc Long Quân) 길과 어우꺼(Âu Cơ) 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경민: 락롱꾸언 길과 어우꺼 길은 하노이 떠이호(Tây Hồ)군에 위치해 있으며, 서호(Hồ Tây)의 서쪽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이 두 거리는 단순한 교통로를 넘어 깊은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먼저 락롱꾸언 길은 총 길이 4,000m, 폭 10m의 큰 도로로, 녓떤(Nhật Tân)-푸싸(Phú Xá) 삼거리에서 시작하여 쑤언따오(Xuân Tảo), 찍싸이(Trích Sài), 바이언(Bái Ân)을 지나 브어이(Bưởi) 시장까지 이어지며, 떠이호 군 인민위원회 청사 앞을 지납니다. 그리고 어우꺼 길은 총 길이 3,000m, 폭 6-8m로 녓떤 삼거리에서 응이땀(Nghi Tàm) 길까지 연결됩니다.

홍응옥: 앞서 프로그램 초반부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락롱꾸언과 어우꺼는 베트남 민족 탄생 설화와 깊은 연관이 있는 두 인물입니다. 이어서, 이 설화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홍응옥: 옛 전설에 따르면 태초에 바다의 용왕인 락롱꾸언은 숲의 요정 어우꺼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들의 사랑은 백 개의 알로 이루어진 알집으로 결실을 맺었고, 각 알에서 한 명의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백 명의 아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자라났고, 모두 잘 생기고 건강하며 뛰어난 지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 다른 뿌리를 가지고 있었기에 락롱꾸언은 50명의 아들을 데리고 바다로 떠났고, 어우꺼는 50명의 아들을 데리고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비록 헤어졌지만, 그들은 항상 서로를 돕고 지지하며 끈끈한 유대감을 유지했습니다. 이들이 바로 백월(百越, Bách Việt)족의 조상입니다.

어머니를 따라 퐁쩌우로 간 여러 아들 중 맏아들인 훙왕(Hùng Vương, 雄王)은 추앙을 받으며 반랑(Văn Lang)국을 세웠습니다. 락롱꾸언은 린남(Lĩnh Nam) 지역의 땅을 넓히고 백성들에게 평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훙왕은 나라를 세우고 18대에 걸쳐 왕위를 이어갔습니다. 락롱꾸언과 어우꺼의 전설로 인해 베트남 민족은 용의 자손, 신선의 후예로 여겨집니다. 이 전설은 단순한 민족의 기원을 넘어 모든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속에 용의 자손, 신선의 후예라는 자부심, 즉 강인하고 단결하며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는 민족이라는 자긍심을 깊이 새겨줍니다.

경민: 이제 락롱꾸언 길과 어우꺼 길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20세기 이전, 락롱꾸언 길 일대는 주로 서호 호숫가에 자리 잡은 마을들이었습니다. 이곳은 각기 다른 특색 있는 전통 공예로 유명했는데요. 복숭아꽃 재배로 유명한 녓떤(Nhật Tân) 마을, 그물 제작과 어업으로 유명한 쑤언라(Xuân La) 마을, 그리고 특별한 비단인 '린'(lĩnh) 직조로 유명한 찍싸이(Trích Sài) 마을이 대표적입니다.

프랑스 식민지 시대(1884-1945년)에 하노이는 확장되기 시작했고, 서호 주변 지역도 상당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여러 개의 작은 도로들이 형성되어 수공예 마을과 시내 중심부를 연결했습니다. 하노이가 해방된 후(1954년)에는 도시 계획 및 확장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서호 지역은 아직 크게 발전하지 않았지만, 락롱꾸언 길은 점차 형성되어 주로 지역 주민들의 이동 수요를 충족시켰습니다. 1990년대 하노이가 도이머이(đổi mới) 시대로 접어들면서 락롱꾸언 길은 확장 및 개선되어 도심 지역과 외곽 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홍응옥: 이번에는 어우꺼 길에 대해 알아볼까요? 20세기 이전, 아우꺼 길 주변은 주로 홍(Hồng)강을 따라 형성된 마을들이 있었습니다. 지대가 낮아 홍수가 잦았죠. 하지만 이곳에는 정원을 가꾸고 꽃을 재배하는 꽝바(Quảng Bá) 마을과 '바인쯩'이라는 베트남 전통 설 음식을 만드는 푸트엉(Phú Thượng) 마을도 있었습니다. 프랑스 식민지 시대, 하노이는 유럽식 도시 계획에 따라 개발되기 시작했고, 프랑스인들은 외곽 지역에서 도심으로 상품을 운송하기 위해 강을 따라 작은 도로들을 건설했습니다. 1954년 하노이가 해방된 후, 도로 시스템 개선과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했고, 이때 아우꺼 길이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 말, 아우꺼 길 확장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개통되면서 이 도로는 더욱 웅장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경민: 락롱꾸언 길과 아우꺼 길을 이야기할 때, 하노이에서 가장 큰 자연 호수인 서호를 빼놓을 수 없겠죠. 이 두 길은 바로 이 서호 호숫가를 따라 이어져 있습니다. 약 500헥타르의 면적과 17km가 넘는 둘레를 자랑하는 서호는 하노이의 '녹색 폐'라고 불리며, 도시 한가운데서 탁 트인 공간과 낭만적인 풍경을 선사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 호수는 수도 시민들의 역사, 문화, 삶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늘날, 호떠이 주변을 산책하거나 운동하고, 자전거를 타거나, 낭만적인 꽃 판매 자전거와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은 하노이 시민뿐만 아니라 베트남 젊은이들, 그리고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친숙한 즐길 거리로 자리잡았습니다.

홍응옥: 락롱꾸언 길에 최근 몇 년간 아주 유명해진 쇼핑몰이 하나 있는데요, 경민 씨 혹시 어딘지 아시나요? (경민: 혹시 롯데 몰 웨스트 레이크 하노이 인가요? 한국 롯데그룹이 개발한?) 네, 맞습니다. 2023년 7월 15일에 정식 개장한 롯데 몰 웨스트 레이크 하노이는5만 제곱미터가 넘는 면적에 지상 5층, 지하 2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쇼핑몰, 레스토랑, 카페, 영화관, 엔터테인먼트 센터 등 다양한 서비스와 편의시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큰 규모와 고급스럽고 현대적인 디자인 덕분에 개장 이후로 많은 현지인과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경민: 베트남의 국모로 여겨지는 어우꺼의 이름을 딴 거리에서 여성의 우아함을 제대로 보여주는 곳이 하나 있는데요. 꽃을 사랑하는 여성 청취자 여러분께 특별한 곳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바로 꽝안(Quảng An) 꽃 시장입니다. 하노이 최대 규모의 꽃 시장이자, 중요한 생화 거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수도의 독특한 문화적 풍경을 보여주는 곳으로, 상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 있는 명소입니다. 특히, 이 시장은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주변 지역에서 꽃을 실은 차량들이 몰려드는 시간대에 가장 활발하게 운영됩니다. 이곳을 방문하시면, 아름다운 꽃들을 감상하며 고요하지만 활기 넘치는 하노이를 느끼고, 저렴한 가격으로 싱싱한 꽃을 고를 수 있습니다. 어우꺼 길 주변에는 정성껏 가꾼 복숭아나무가 있는 녓떤(Nhật Tân) 복숭아꽃 마을도 있습니다. 설날이 다가오는 시기에 방문하여 복숭아나무를 골라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홍응옥: 지금까지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락롱꾸언 길과 어우꺼 길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베트남을 알아가는 여정에서 특정 지명이나 거리 이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희 VOV5 한국어 프로그램의 웹사이트나 팬페이지에 댓글을 남겨 주세요. 또는 이메일 vov5.korea@gmail.com으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경민: 청취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피드백을 기다리겠습니다. 다음 방송에서 다시 만나요!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