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응옥: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경민 씨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드릴 ‘설명봇’, 베트남 MZ 기자 홍응옥입니다. 

경민: 응옥 씨, 요즘 날씨가 많이 더워졌죠? 여름이라 그런지 베트남에서는 더운 날 맥주를 많이 마신다고 들었어요. 응옥 씨는 맥주 좋아하세요? 

홍응옥: 저는 맥주를 잘 마시지는 못하지만, 이제 성인도 됐고 해서 조금씩 마셔보고 싶어요. 베트남에는 한국처럼 ‘혼술’ 문화가 없어서, 조금이라도 마시고 싶으면 친구들을 모아서 술집에 가는데, 그래야 더 신나거든요. 그런데 제가 친구가 좀 적어요. (웃음) 

경민: 그렇군요. 그럼 맥주 거리에 한번 가보는 건 어때요? 거기서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도 있잖아요. 만약 혼자 가는 게 좀 그렇다면, 제가 같이 가서 ‘지켜줄’ 수도 있어요. 제가 오늘 맥주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최근 하노이 여행을 준비 중인 한 청취자분께서 하노이의 ‘맥주 거리’인 따히엔(Tạ Hiện) 거리를 소개해달라고 요청하셨기 때문이에요. 

홍응옥: 물론이죠! 저희는 언제나 청취자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소해 드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따히엔 거리는 호안끼엠동, 하노이 구시가지 안에 있는 거리예요. 약 270미터 길이로 항부옴(Hàng Buồm) 삼거리에서 시작해서 다오주이뜨(Đào Duy Từ), 하이뜨엉(Hài Tượng) 골목들과 연결되고 르엉응옥꾸옌(Lương Ngọc Quyến) 거리를 가로질러요. 남쪽으로는 항박(Hàng Bạc) 거리와 접하고 딘리엣(Đinh Liệt) 거리와 이어지죠. 

경민: 네 청취자 여러분, 프랑스 식민지 시절, 오늘날의 따히엔 거리는 여러 옛 거리가 합쳐져 형성되었고, 프랑스인들은 이곳을 게로 거리(Rue Géraud)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당시 하노이 시민들에게는 꽝락(Quảng Lạc) 골목이라는 이름이 훨씬 더 익숙했고, 그들의 마음속 깊이 남아있었습니다. 이러한 이름이 붙게 된 것은 거리 한가운데에 꽝락 극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유명한 베트남 전통 연극인 뚜옹(Tuồng)과 쩨오(Chèo) 공연장으로, 당시 하노이에서 가장 중요한 오락 중심지로 여겨졌습니다. 현재 따히엔 거리 8번지에 위치한 꽝락 극장은 한때 많은 유명 극단들이 모여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공연을 선보였고, 상류층과 예술 애호가들을 끌어모았습니다.

극장 주변으로는 관객들과 밤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활발한 상업 활동, 식음료 판매, 다과점 등이 밀집되어 형성되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번화하고 활기찬 분위기가 따히엔 거리가 현재와 같은 번성한 상업 및 유흥 지역으로 발전하는 토대이자 기반이 되었습니다. 

홍응옥: 1945년 8월 혁명 이후, 이 거리는 공식적으로 따히엔 거리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아마 베트남 사람들조차도 이 이름이 옛 타이빈성 현 흥옌성 지역의 껀브엉(Cần Vương, 勤王‧근왕, 왕을 돕는다) 운동에서 뛰어난 지도자였던 따 꽝 히엔(Tạ Quang Hiện, 1841-1887 또는 1893)을 기리고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붙여졌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따 꽝 히엔은 응우옌(Nguyễn, 阮) 왕조의 장군으로, 뜨득(Tự Đức) 황제 시기에 관직에서 사임되기도 했지만, 함응이(Hàm Nghi) 황제에게 중용되어 도통으로 승진하며 프랑스 항쟁 운동의 중요한 지도자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그는 프랑스군에 체포되어 처형되기 전까지 여러 빛나는 전공을 세웠습니다. 따히엔 거리의 명명은 민족 독립에 대한 그의 지대한 공헌을 인정한 것입니다. 

경민: 오늘날, 100미터 남짓한 짧은 거리인 따히엔 거리는 독특한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품고 있습니다. 낮에는 이끼 낀 기와지붕과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벽들이 어우러져 고즈넉하고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자아내며, 옛 하노이의 정취를 물씬 풍깁니다.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여유롭게 산책하며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끼고, 독특한 프랑스 식민지 시대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홍응옥: 하지만 밤이 찾아오면, 따히엔 거리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화려하고 활기찬 옷으로 갈아입는다고 할 수 있죠. ‘국제 사거리’라는 별명처럼, 이곳은 젊은이들에게 익숙한 장소일 뿐만 아니라 수도 하노이를 찾는 전 세계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자석 같은 곳입니다. 수많은 비어 허이(bia hơi, 생맥주) 가게, 바, 레스토랑이 빼곡히 문을 열고, 다채로운 색깔의 등불이 거리를 환하게 밝힙니다. 잔 부딪히는 소리, 활기찬 대화 소리, 그리고 신나는 음악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생동감 넘치는 소리의 향연을 만들어냅니다. 

경민: 네,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은 베트남 현지인부터 서양 배낭여행객까지, 작은 플라스틱 의자에 옹기종기 앉아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즐깁니다. 이는 하노이의 독특한 문화적 특징이기도 하죠.

따히엔 거리에 들르면 넴쭈어란(Nem Chua Rán, 다진 돼지 고기와 껍데기 튀김), 감자튀김, 그리고 향긋한 꼬치구이 같은 매력적인 길거리 음식들을 놓칠 수 없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음식과 오락의 장소를 넘어, 문화적 통합과 교류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곳입니다. 방문객들은 맛있는 음식을 즐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을 경험하고, 서로 쉽게 소통하며 자신들의 이야기와 경험을 나눌 수 있습니다. 

홍응옥: 제가 알기로는 따히엔 거리도 한국 관광객들에게 정말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베트남에 오실 기회가 있다면, 청취자 여러분도 이 흥미로운 거리를 꼭 한번 경험해보세요. 저희도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함께 따히엔 거리에 가봐야겠네요! 

경민: 네, 좋습니다. 아쉽게도 벌써 오늘 코너를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베트남을 알아가는 여정에서 특정 지명이나 거리 이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희 VOV5 한국어 프로그램의 웹사이트나 팬페이지에 댓글을 남겨 주세요. 또는 이메일 vov5.korea@gmail.com으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홍응옥: 청취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피드백을 기다리겠습니다. 다음 방송에서 다시 만나요!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