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자리에 피어난 뜨거운 온정

(VOVWORLD) - 2025년 11월, 베트남 중부와 서부 고원 지대인 떠이응우옌(Tây Nguyên) 지역에서는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역사적 홍수가 발생해 막대한 피해가 이어졌다. 

갑자기 불어난 물은 일부 지역에서 약 3미터 높이까지 상승하며 수천 가구의 주택을 순식간에 침수시켰다. 호아틴면에 거주하는 응우옌 티 땀(Nguyễn Thị Tám, 1950년생) 어르신은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깊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땀 어르신은 한밤중에 물이 순식간에 차올랐다고 밝히며 옷 두 벌만 챙긴 채 급히 대피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홍수로 어르신의 집은 완전히 무너졌으며, 주변은 온통 진흙으로 뒤덮인 상태였다.

응우옌 티 땀 어르신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저 주저앉아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사흘 밤낮으로 홍수가 들이닥치면서 모든 것이 완전히 무너져 버렸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비와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집을 다시는 가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 안에 있던 물건들도 전부 물에 떠내려가 버려 남아 있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자리에 피어난 뜨거운 온정 - ảnh 1당 티 지엔 씨

호아틴면 푸퐁(Phú Phong) 마을에 거주하는 당 티 지엔(Đặng Thị Diễn) 씨는 그날 밤을 떠올리며 여전히 두려움을 감추지 못했다.

물이 너무 빠르게 불어나서 저는 집 들보에 매달려 버티다가 결국 불어난 물에 떨어졌어요. 다음 날 오후가 되어서야 카누를 타신 분들 덕분에 구조되었습니다. 연부조직 손상을 입어서 보름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했어요. 그때는 집도 그렇고 소, 돼지, 닭, 오리까지 전부 죽어 버렸어요. 너무 마음이 무너져서… 그때는 정말, 더는 못 살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제11호 태풍 ‘마트모(MATMO)’와 제12호 태풍 ‘펑선(FENGSHEN)’으로 발생한 심각한 자연재해는 중부 지방 하띤(Hà Tĩnh)성에서 남중부 지방 닥락성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심각한 피해를 남겼다. 약 1,900채의 주택이 완전히 무너졌으며, 18만 4천여 채의 가옥이 침수되는 등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카인호아(Khánh Hòa)성에서는 산사태와 토사 유출로 인해 박아이떠이(Bác Ái Tây)면 소수민족 주민들의 생활이 크게 훼손되었다. 박아이떠이면 인민위원회 응우옌 티 민 응우옌(Nguyễn Thị Minh Nguyên) 위원장은 이번 홍수가 지역에서 유례없는 규모의 재난이었다고 설명했다.

비가 계속 많이 내려서 벅러이 1(Bậc Rây 1), 벅러이 2(Bậc Rây 2), 자에(Gia É) 마을이 완전히 고립됐어요. 통신도 끊기고, 전기도 나가고, 생활용수도 전부 끊긴 상태였습니다. 707번 지방로 곳곳에서 산사태가 나서 흙과 돌이 도로를 덮쳐 버렸고, 그래서 차량이 아예 들어올 수 없었어요.”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자리에 피어난 뜨거운 온정 - ảnh 2공사 기한을 맞추기 위해 주야간으로 작업에 매진한 장병들

주민들이 심각한 어려움에 처하자, 2025년 11월 30일 베트남 국무총리는 홍수 피해 지역 주민들의 주택을 신속히 재건하기 위해 ‘꽝쭝(Quang Trung) 작전’을 발동했다. 이 작전은 피해 주민들이 하루빨리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훈련장에서 임무를 수행해 온 특공대 장병들은 이제 숙련된 건설 인력으로 나서 복구 작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호아틴면 복구 현장에서는 연말에도 휴식 없이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장병들은 ‘비가 와도 멈추지 않고, 일이 끝날 때까지 계속한다’는 각오로 야간 작업까지 병행하며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호앙 레 응옥 아인(Hoàng Lê Ngọc Ánh) 소위와 동료들은 가장 어려운 지역에 직접 투입되어 복구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저희는 주민들이 하루빨리 안정적인 생활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항상 가장 높은 책임감을 가지고 집을 짓고 있습니다. 저희 부대가 맡은 18채의 집 가운데는 자재를 옮기기 어려운 곳도 많았습니다. 어떤 때는 저와 동료들이 건축 자재를 어깨에 직접 메고 먼 거리를 옮겨서 공사 현장까지 운반하기도 했습니다.”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자리에 피어난 뜨거운 온정 - ảnh 3견고하게 지어진 새 보금자리에서 안정을 되찾은 주민들

추운 비 속에서도 장병들이 벽돌 한 장, 시멘트 한 포대씩 짊어지고 진흙길을 지나 집을 짓는 모습은 주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호아틴면에 거주하는 응우옌 티 민(Nguyễn Thị Minh) 씨는 주민들과 함께 야간 작업을 하는 장병들을 위해 자주 죽을 끓이고 차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장병들이 집을 다 지어 주시고 저희한테 인계해주셨을 때 너무 고맙고 많이 감동했어요. 여기 계시는 동안 정이 많이 들었고, 가족처럼 느껴질 정도로 가까워졌어요. 이제 임무를 마치고 이곳을 떠나신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너무 아쉽고 벌써부터 많이 그리울 것 같아요.”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자리에 피어난 뜨거운 온정 - ảnh 4주택 인도식 당일 기쁨을 만끽한 호아틴 마을 주민들

군과 주민 사이의 굳건한 유대는 혈육과도 같은 힘이 되어, 사랑과 정성으로 지어진 집들이 예정보다 빠르게 완공되는 원동력이 되었다. 자연재해를 겪은 주민들은 아무리 큰 시련 속에서도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고 있다. 새로운 보금자리가 완성되면서, 폭풍 속에서 이어져 온 지난날의 불안과 걱정도 서서히 자리를 내려놓고 있다. 그 자리는 따뜻한 온정과 깊은 연대로 채워지고 있으며, 희망을 품은 새로운 봄이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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