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18회: 항박(Hàng Bạc) 거리

(VOVWORLD) - 항박 거리는 호안끼엠 호수에서 북쪽으로 0.3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고, 서쪽의 항응앙(Hàng Ngang)-항다오(Hàng Đào)-항보(Hàng Bồ) 사거리에서 동쪽의 항맘(Hàng Mắm) 거리까지 이어집니다. 지난 방송에서 소개해 드렸던 마머이(Mã Mây) 삼거리와 따히엔(Tạ Hiện)-딘리엣(Đinh Liệt) 사거리를 가로지르며, 길이는 280m, 평균 폭은 약 6~7m입니다. 이 거리에 있는 집들은 옛 하노이의 전형적인 ‘튜브형 주택’ 양식으로 지어졌고, 부드러운 곡선 지붕과 겹지붕 외관을 가진 집들이 많이 섞여 있습니다.

경민: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고, 다채로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 베트남! 베트남의 거리마다 깃들어 있는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시간,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입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이 시간 함께할 베트남 역사와 문화에 푹 빠진 한국인, 염경민입니다. 

홍응옥: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경민 씨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드릴 ‘설명봇’, 베트남 MZ 기자 홍응옥입니다. 

경민: 응옥 씨, 제가 보니까 사계절 내내 다른 옷을 입어도 항상 그 은 목걸이를 하고 다니시던데요, 혹시 그 목걸이에 특별한 의미라도 있나요? 

홍응옥: 아, 이 목걸이 말씀이시죠? 베트남에서는 은이 ‘바람을 막아준다’고 믿어서 감기나 중풍, 날씨 변화로 인한 질병 등 외부의 부정적인 영향으로부터 몸을 보호해 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베트남 가정에서는 어린아이들에게 은 장신구를 많이 채워주는데, 은의 색깔을 보면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은이 검게 변색되면 몸이 안 좋다는 신호고, 반대로 은이 반짝이면 아주 건강하다는 증거래요. 저는 이미 다 컸지만 혼자 타지에서 살다 보니 외할머니께서 항상 은 장신구를 하고 다니라고 신신당부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매일 이 목걸이를 하고 다닙니다.

경민: 아, 그런 의미가 있군요. 저도 지금 혼자 살고 있는데, 응옥 씨처럼 은으로 된 액세서리를 하나 사서 해 볼까요? 

홍응옥: 네 한번 해보세요, ‘유비무환’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요즘 여름에 에어컨 바람을 많이 쐬서 한여름에도 감기나 냉방병에 걸리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우리 VOV 방송국 근처 구시가지에 항박(Hàng Bạc) 거리라고 각종 장신구를 전문으로 파는 거리가 있는데, 경민 씨 한번 구경 가보시면 어떨까요? 

경민: 오, 좋은 아이디어인데요. 항박 거리에 대해 이야기한 김에 청취자 여러분들께 항박 거리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면 어떨까요?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18회:  항박(Hàng Bạc) 거리 - ảnh 1

홍응옥: 네 좋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항박 거리는 호안끼엠 호수에서 북쪽으로 0.3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고, 서쪽의 항응앙(Hàng Ngang)-항다오(Hàng Đào)-항보(Hàng Bồ) 사거리에서 동쪽의 항맘(Hàng Mắm) 거리까지 이어집니다. 지난 방송에서 소개해 드렸던 마머이(Mã Mây) 삼거리와 따히엔(Tạ Hiện)-딘리엣(Đinh Liệt) 사거리를 가로지르며, 길이는 280m, 평균 폭은 약 6~7m입니다. 이 거리에 있는 집들은 옛 하노이의 전형적인 ‘튜브형 주택’ 양식으로 지어졌고, 부드러운 곡선 지붕과 겹지붕 외관을 가진 집들이 많이 섞여 있습니다.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18회:  항박(Hàng Bạc) 거리 - ảnh 2

경민: 항박 거리는 옛 하노이에서 가장 유명한 금은 세공업 중심지 4곳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항박의 ‘박(Bạc)’자는 베트남어로 ‘은’을 의미합니다. 이곳은 레(黎) 성종 왕 시대(1460~1497년) 르우 쑤언 띤(Lưu Xuân Tín) 상서(尙書)가 항박 거리 58번지에서 은괴를 주조하여 조정에 공급하던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본래 이곳은 흥옌의 쩌우케(Châu Khê), 하노이의 딘꽁(Định Công), 타이빈의 동싸(Đông Xá) 등 세 마을의 숙련공들이 모여 은괴 주조, 금은 세공, 환전업을 하던 곳이었죠. 오랜 세월 동안 항박 거리는 고대 탕롱(Thăng Long), 즉 오늘날 하노이의 상업과 수공업 공간에서 중요한 위치를 지켜왔습니다.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18회:  항박(Hàng Bạc) 거리 - ảnh 3

홍응옥: 15세기 중엽, 르우 쑤언 띤 상서가 58번지에 조정에 바칠 은괴를 녹이는 작업장을 열면서 항박 거리가 탄생했습니다. 이 은 세공 작업장은 곧 흥옌의 쩌우케 마을의 뛰어난 기술자들을 유입시켜 정착하게 만들었습니다. 동시에 환전업도 번성하여 이 거리는 일찍부터 ‘돈 시장’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응우옌 왕조가 후에(Huế)로 수도를 옮긴 후(1802년), 쩌우케 출신의 많은 은 세공 기술자들이 여전히 탕롱에 남아 금은 세공업을 발전시키고 왕족과 일반 시장 모두를 위한 정교한 장신구 생산을 확대했습니다. 또한, 이 거리는 동아시아의 특징을 담은 사령(四靈, Tứ linh), 쌍룡쟁주(雙龍爭珠, Lưỡng long chầu nguyệt) 문양 등이 새겨진 금은 장신구 품목을 확장했습니다. 19세기 말, 도시화와 프랑스의 경제 정책의 영향으로 항박 거리는 ‘환전상들의 거리’라는 뜻의 ‘Rue des Changeurs’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이곳은 여전히 번성한 금은 장신구 거래 지역이었으며, 동시에 상인과 외국인들을 위한 외환 환전의 중심지 역할을 했습니다. 1945년 8월 혁명 이후, 이 거리는 공식적으로 항박이라는 이름을 되찾았고 호안끼엠(Hoàn Kiếm)군의 항박동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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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 오늘날 항박 거리는 호안끼엠군에서 가장 번화한 구시가지 거리 중 하나입니다. 이 거리 곳곳에서 수십 개의 전통적인 금은 장신구 상점과 함께 늘어선 카페, 기념품 가게, 여행사, 미니 호텔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이들은 밤낮으로 활기차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홍응옥: 베트남의 역사와 은 세공 기술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항박 거리 58번지를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곳에는 레 성종 왕 시절, 르우 쑤언 띤 상서의 발의로 왕실에 은괴를 공급하던 주조소 터를 기념하는 비석이 있습니다. 비록 원래 건물은 온전하지 않지만, 이 지역에는 여전히 푸른 표지판과 함께 역사 정보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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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 혹은 항박 거리 42~44번지에 위치한 낌응언(Kim Ngân, 金銀‧금은) 사당을 방문해 보실 수도 있습니다. 이곳은 15세기 중엽, 후 레(後黎) 왕조 시대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축물입니다. ‘낌 응언 딘 티(金銀亭市, 금은정시)’, 즉 낌 응언 사당 시장이라는 이름은 전통적인 금은 세공업의 상품을 거래하고 교환하던 장소였기 때문에 붙여졌습니다. 낌 응언은 금과 은을 의미합니다. 낌 응언 사당은 하노이 구시가지 내부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대표적인 건축물 중 하나이며, 최근 정부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복원되었습니다. 재개장 이후에는 신앙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공예 체험과 전통 문화 예술 활동을 조직하여 구시가지의 유형 및 무형 문화유산의 가치를 증진하는 장소로 거듭났습니다. 

홍응옥: 하노이 항박 거리에는 여전히 고풍스러운 건축 양식을 간직한 아름다운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어, 방문하셔서 멋진 사진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노이 구시가지의 발전과 함께 이 거리에는 현재 다양한 카페, 호텔, 여행사 등이 들어서 국내외 관광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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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 금은 장신구 구매를 원하시거나, 하노이 구시가지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으신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오늘 저희가 소개해 드린 항박 거리를 한번 방문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아쉽지만 오늘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를 마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베트남을 알아가는 여정에서 특정 지명이나 거리 이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희 VOV5 한국어 프로그램의 웹사이트나 팬페이지에 댓글을 남겨 주세요. 또는 이메일 vov5.korea@gmail.com으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홍응옥: 청취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피드백을 기다리겠습니다. 다음 방송에서 다시 만나요!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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