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23회: 반미에우(Văn Miếu) 거리 및 꾸옥뜨잠(Quốc Tử Giám) 거리

(VOVWORLD) - 반미에우 거리는 길이 약 324미터, 폭 10미터로, 응우옌타이혹(Nguyễn Thái Học) 거리에서 꾸옥뜨잠 거리까지 일방통행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한쪽에는 홀수 번지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반대편에는 문묘-국자감 유적 단지의 동쪽 담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꾸옥뜨잠 거리는 길이가 약 601미터, 폭이 2미터로, 반미에우 거리 끝에서 시작해 똔득탕(Tôn Đức Thắng) 거리에서 끝나는 길입니다. 이 길은 문묘-국자감 유적의 정문인 남쪽 문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경민: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고, 다채로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 베트남! 베트남의 거리마다 깃들어 있는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시간,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입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이 시간 함께할 베트남 역사와 문화에 푹 빠진 한국인, 염경민입니다. 

홍응옥: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경민 씨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드릴 ‘설명봇’, 베트남 MZ 기자 홍응옥입니다. 

경민: 홍응옥 씨, 베트남에서는 중요한 시험 전에 합격을 기원하며 반미에우-꾸옥뜨잠(Văn Miếu – Quốc Tử Giám) 즉 문묘-국자감을 많이들 간다고 들었어요. 제가 박사 과정 시작을 앞두고 있는데, 문묘 가서 좋은 기운을 좀 받을 수 있을까요? 

홍응옥: 우와, 우리 경민 씨 정말 베트남에 대해 많이 아시네요! 물론이죠! 시험 전뿐만 아니라 학기 초나 새해에도 많은 분들이 문묘를 찾아 좋은 기운을 받아간답니다. 문묘-국자감은 반미에우(Văn Miếu) 거리와 꾸옥뜨잠(Quốc Tử Giám) 거리에 걸쳐 있는데요, 마침 두 거리 모두 저희가 지금 소개해드리고 있는 하노이 구시가지 36거리 중 하나입니다. 

경민: 그러면 이야기가 나온 김에 오늘 청취자 여러분께 반미에우 거리와 꾸옥뜨잠 거리를 소개해 드릴까요?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23회: 반미에우(Văn Miếu) 거리 및 꾸옥뜨잠(Quốc Tử Giám) 거리 - ảnh 1

홍응옥: 네, 좋아요. 제가 알기로 반미에우 거리는 길이 약 324미터, 폭 10미터로, 응우옌타이혹(Nguyễn Thái Học) 거리에서 꾸옥뜨잠 거리까지 일방통행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한쪽에는 홀수 번지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반대편에는 문묘-국자감 유적 단지의 동쪽 담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꾸옥뜨잠 거리는 길이가 약 601미터, 폭이 2미터로, 반미에우 거리 끝에서 시작해 똔득탕(Tôn Đức Thắng) 거리에서 끝나는 길입니다. 이 길은 문묘-국자감 유적의 정문인 남쪽 문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23회: 반미에우(Văn Miếu) 거리 및 꾸옥뜨잠(Quốc Tử Giám) 거리 - ảnh 2

경민: 먼저, 반미에우 거리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거리는 예전에 옛 수도 탕롱(Thăng Long)의 내성 지역에 속했으며, 응우옌(Nguyễn, 阮) 왕조 시대에는 토쓰엉(Thọ Xương)현 두 마을의 일부였습니다. 초기에는 그저 문묘로 이어지는 작은 오솔길에 불과했습니다. 18세기 말부터 뜨득(Tự Đức, 嗣德) 왕 시대인 19세기까지 문묘-국자감 주변에는 학교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각 지방에서 많은 학생들이 공부하기 위해 모여들었고, 이 때문에 주변 주민들은 학생들을 위한 하숙집을 열었습니다. 그들은 짚으로 만든 집을 짓고 작은 방으로 나누었으며, 각 줄에는 마실 빗물 항아리와 차를 끓일 물을 데우는 시설이 있었습니다. 목욕은 하숙생들이 마을 연못으로 나가서 해야 했습니다.

조정에서 과거 시험을 열면 전국 각지에서 온 학생들이 평소보다 훨씬 많이 하숙했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쌀과 땔감을 가져와 직접 요리했고, 부유한 집안의 학생들은 식당 밥을 먹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을 위해 뜨엉마이(Tương Mai) 마을에서 밥을 팔던 아주머니들이 따비엔잠(Tả Biên Giám)에 집을 빌려 식당을 열었고, 그래서 탕롱 사람들은 이 거리를 항껌(Hàng Cơm), 즉 밥을 파는 거리라고 불렀습니다. 프랑스 식민지 시대(1888-1945)에는 항껌 거리가 더욱 명확하고 체계적으로 정비되었습니다. 프랑스인들은 이 거리를 ‘뤼 까오 닥 민(Rue Cao Đắc Minh)’이라고 명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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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응옥: 꾸옥뜨잠 거리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이 거리 역시 반미에우 거리와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예전에는 이 거리가 항두어(Hàng Đũa), 즉 ‘젓가락 거리’로 불렸습니다. 19세기 말에는 이 지역 주변에 응으스(Ngự Sử)와 르엉스(Lương Sừ)라는 두 마을 사람들이 살았는데, 이들은 대나무 젓가락, 이쑤시개, 대나무 빗자루를 만드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재료는 인근 마을에서 사 온 대나무였고, 이 대나무는 이 지역에 얽혀 있던 수많은 연못과 호수에 담가두었습니다. 이들은 광택을 입히지 않은 젓가락, 붉은색이나 검은색 옻칠을 한 젓가락, 노란색이나 붉은색으로 끝을 칠한 젓가락 등을 만들어 길거리 상점이나 시장 가판대에 도매로 팔았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젓가락을 만드는 또 하나의 직업 거리가 형성된 것이었죠.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는 프랑스 정부가 도로망을 정비하면서, 반미에우 지구 남쪽 정문을 둘러싼 이 길이 도시 시스템에 편입되어 ‘Voie 238’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후에는 오늘날의 응우옌쿠옌 거리에 해당하는 ‘Route de Sinh-Tu’로도 불렸습니다. 20세기 초 통킹 지역의 사진 자료들을 보면, 꾸옥뜨잠 거리에는 이미 가로등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고, 길은 평평한 돌로 포장되어 보행자들로 북적였습니다. 길 양쪽으로는 약국, 서점, 찻집, 그리고 민가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꾸옥뜨잠이라는 이름은 베트남어로 ‘국자감’이란 뜻으로 오늘 소개해 드리는 2개의 거리 이름을 합치면 반미에우-꾸옥뜨잠 즉 문묘-국자감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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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 반미에우 거리와 꾸옥뜨잠 거리를 이야기하면서 문묘-국자감 유적을 빼놓을 수 없죠. 이곳은 베트남의 가장 중요한 역사, 문화, 교육 유적 단지인데요, 현재 하노이 동다(Đống Đa)군 옛 탕롱 황성 남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1070년 리(Lý, 李) 성종 왕 지배 시대에 문묘가 처음 지어졌고, 1076년 리 인종 왕의 명령으로 국자감으로 완성된 이곳은 베트남 최초의 국립 대학이자 학구열을 기리고 유교 사상을 드높였던 곳입니다. 리, 쩐(Trần, 陳), 레, 막(Mạc, 莫) 왕조를 거치며 여러 차례 보수와 재건을 거쳤고, 프랑스 식민지 시기에는 굴곡진 역사를 겪기도 했지만, 오늘날 문묘-국자감의 ‘전례(前禮)-후학(後學)’ 방식의 전통 건축 양식을 거의 온전히 보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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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응옥: 문묘-국자감 유적지는 약 55,000제곱미터(약 16,637 평)에 달하는 넓은 면적을 자랑하며, 다섯 개의 연속적인 공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바로 문묘 입구인 흐우타인몬(Hữu Thành Môn)을 시작으로, 다이쭝몬(Đại Trung Môn, 북문), 쿠에반깍 (Khuê Văn Các), 다이타인몬(Đại Thành Môn, 남문), 그리고 마지막으로 타이혹(Thái Học)당까지 이어집니다. 특히 이곳에는 1442년부터 1919년까지 과거 시험에 합격한 진사들의 이름이 새겨진 82개의 진사(進士) 비석이 거북이 등 위에 세워져 있는데, 이 비석들은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재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유적지 남쪽에는 반(Văn) 호수와 잠(Giám) 정원이 어우러져 있는데, 이곳은 리, 쩐 왕조 시대에 천문, 점성술 연구와 날씨 관측이 이루어졌던 곳이기도 합니다. 현재 이 유적지는 베트남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유학 교육의 역사를 알아보고 고대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예, 분향, 효학 축제 등 다양한 전통 문화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경민: 네, 오늘날 문묘-국자감은 현지인과 세계 각지의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에서는 한국어를 포함한 8개 언어로 제공되는 자동 오디오 가이드 시스템을 통해 더욱 심도 있게 유적을 탐방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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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응옥: 최근 몇 년간, 문묘-국자감은 매주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 저녁 6시 30분부터 밤 10시 30분까지 야간 투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야간 투어에서는 따뜻한 노란 불빛 아래 ‘입도 구역(반미에우 야경)’을 거닐고, 화려하게 조명된 ‘성공 구역(다이쭝몬, 쿠에반깍)’에서 박사 비석의 상징적인 의미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박사 비석 정원과 티엔꽝 연못에서는 가이드와 함께 과거 시험의 역사를 흥미롭게 들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타이혹당 외벽에 투영되는 3D 맵핑 쇼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경민 씨처럼 베트남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싶거나, 학업 운을 기원하고 싶으시다면 이 매력적인 투어들을 꼭 한번 경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경민: 또 반미에우 거리와 꾸옥뜨잠 거리 양쪽에는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함께 서점, 카페, 기념품 가게들이 어우러져 있어 쉬어가기 좋습니다. 아쉽지만 벌써 오늘 코너를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베트남을 알아가는 여정에서 특정 지명이나 거리 이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희 VOV5 한국어 프로그램의 웹사이트나 팬페이지에 댓글을 남겨 주세요. 또는 이메일 vov5.korea@gmail.com으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홍응옥: 청취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피드백을 기다리겠습니다. 다음 방송에서 다시 만나요!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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