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VWORLD) - 항가이 거리는 길이가 273미터, 폭은 11미터입니다. 동낀응이어툭(Đông Kinh Nghĩa Thục) 광장 옆 항다오(Hàng Đào) 거리에서 시작해 항험(Hàng Hòm)-항쫑(Hàng Trống) 사거리까지 이어지며, 항봉(Hàng Bông) 거리와 연결되고 르엉반깐(Lương Văn Can) 거리를 가로지릅니다.
경민: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고, 다채로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 베트남! 베트남의 거리마다 깃들어 있는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시간,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입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이 시간 함께할 베트남 역사와 문화에 푹 빠진 한국인, 염경민입니다.
홍응옥: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경민 씨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드릴 ‘설명봇’, 베트남 MZ 기자 홍응옥입니다.
경민: 네 청취자 여러분, 하노이 36거리 탐험 여정을 지속 이어가며 오늘은 여러분께 항가이(Hàng Gai) 거리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홍응옥: 하노이의 가장 유명한 옛 거리 중 하나인 항가이 거리는 길이가 273미터, 폭은 11미터입니다. 동낀응이어툭(Đông Kinh Nghĩa Thục) 광장 옆 항다오(Hàng Đào) 거리에서 시작해 항험(Hàng Hòm)-항쫑(Hàng Trống) 사거리까지 이어지며, 항봉(Hàng Bông) 거리와 연결되고 르엉반깐(Lương Văn Can) 거리를 가로지릅니다.
경민: 항가이 거리(Phố Hàng Gai)는 예전에 동하(Đông Hà)와 꼬부(Cổ Vũ)동 그리고 옛 터쓰엉(Thọ Xương)현 띠엔뚝(Tiền Túc, 후에 쑤언미(Thuận Mỹ)로 개칭)총에 속했던 지역입니다. ‘항가이’라는 이름은 옛날 이 거리의 대표적인 상품이었던 ‘가이’(gai) 즉 삼베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섬유는 거친 직물을 짜거나 어망, 밧줄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으며, 옛 베트남 주민들의 생활과 생산에 필수적인 제품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 거리는 항틍(Hàng Thừng) 거리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항다오 거리와 또띡(Tô Tịch) 거리가 만나는 거리 초입 부분은 예전에 항띠엔(Hàng Tiện) 거리라고 불렸는데, 이곳에 니케(Nhị Khê) 마을 사람들이 나와 나무를 깎아 만든 제품을 팔던 가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프랑스인들은 항가이 거리를 ‘rue du Chanvre’라고 불렀는데, 이는 ‘삼베 관련 물건을 파는 거리'라는 뜻입니다. 당시 이 거리에는 식민 정부의 두 개의 큰 관청이 있었는데, 79-83번지에는 북기 경략사(Dinh Kinh lược sứ Bắc Kỳ) 관저가, 그리고 그 맞은편 80번지에는 프랑스 공사관이 있었습니다. 1945년, 이 거리는 항가이라는 베트남어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홍응옥: 수 세기 동안 항가이라는 이름을 지녔지만, 사실 19세기부터는 삼베 상품은 자취를 감추고 인쇄업이 이곳을 장악했습니다. 많은 목판 인쇄소와 서점들이 문을 열면서, 삼베 상인들은 동타인(Đông Thành) 지역의 밧단(Bát Đàn) 거리로 밀려났죠.
항가이 거리의 인쇄업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품고 있습니다. 당시 인쇄 과정은 이랬습니다. 먼저, 인쇄할 책의 규격에 맞춰 아름다운 글씨로 책을 필사할 사람을 고용했고요. 필사가 끝나면 이를 목판에 새겼습니다. 인쇄공은 짚으로 만든 받침대 위에 목판을 올려놓고, 작은 붓으로 먹물을 한 번 바른 다음, 종이를 올리고 수세미 섬유로 고루 문질러 인쇄했습니다. 접었을 때 두 페이지가 되는 한 장의 종이마다 하나의 목판이 필요했으니, 책의 분량만큼 많은 목판이 사용된 셈입니다.
19세기 말에 이르러 항가이 거리에는 꽌 반 드엉(Quán Văn Đường), 뚜 반 드엉(Tụ Văn Đường)과 같이 유명한 목판 보관 서점들이 많았습니다. 당시 이 거리는 탕롱(Thăng Long)의 인쇄 중심지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 꾸옥응으(quốc ngữ) 즉 베트남어 로마자 표기법과 서양 인쇄 기술이 보급되면서, 현대적인 인쇄소들이 점차 전통적인 목판 서점들을 대체하게 되었습니다.
인쇄업 외에도 항가이 거리는 옛 하노이 사람들에게 추석에 대한 많은 추억을 간직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접이식 등불, 그림자 등불,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전통 장난감들이 팔리던 장소였거든요.
경민: 네, 그리고 1954년 이후 하노이 해방기를 거치면서 항가이 거리는 비단과 수공예품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아오자이 맞춤 제작소, 실크 전문점, 자수 그림 가게, 그리고 전통 기념품점들이 크게 번창했습니다.
홍응옥: 오늘날, 과거 항가이 거리를 특징짓던 전통 직업들은 더 이상 이곳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호안끼엠 호수와 항응앙-항다오 거리와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항가이 거리는 활기찬 관광 중심지로 변모했습니다.
경민: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 있는 청취자분들이라면, 항가이 85번지에 위치한 꼬부(Đình Cổ Vũ) 사당을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곳은 후레(Hậu Lê, 後黎) 왕조 시대에 지어진 유서 깊은 문화유산으로, 과거 하노이 토쓰엉현 꼬부 마을에 있던 꼬부 촌의 옛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이 사당은 탕롱 황성의 동쪽을 수호하는 신인 ‘백마 대왕 (Bạch Mã đại vương)’과 서쪽을 수호하는 신인 ‘린랑 대왕 (Linh Lang đại vương)’을 모시고 있습니다. 이 두 신은 탕롱의 사방을 지키는 네 수호신 중 두 위로, 백성들이 편안히 살 수 있도록 보호해 주는 존재로 여겨져 하노이의 많은 유적지에서 모셔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곳에는 리(Lý, 李) 인종 왕(1072년~1128년) 시대 쩐당(Chân Đăng) 주 목사의 부인이었던 바오닌(Bảo Ninh) 공주도 함께 모셔져 있습니다. 꼬부 사당에 방문하시면 베트남의 전통 건축 양식을 직접 만나보고, 편액(Hoành phi), 주련(câu đối), 닫집(cửa võng), 제단(ngai thờ) 등 목조 유물들을 감상하며 베트남 문화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홍응옥: 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 거리에는 아오자이 맞춤 재단사, 실크 상점, 자수 그림 가게 등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날 이곳들은 특히 여성 관광객들에게 하노이와 구시가지를 방문할 때 꼭 들러야 할 명소가 되었어요. 다양한 디자인과 정교하게 제작된 제품들이 많아서 기념품이나 선물로 아주 좋습니다. 다음에 경민 씨가 어머님 선물을 고르실 때, 이곳에서 실크 제품이나 아오자이, 스카프, 손자수 그림 등을 선택하시면 어머님께서 정말 좋아하실 거예요.
경민: 오, 좋은 생각이네요, 응옥 씨. 다음번에 꼭 참고할게요. 오늘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가 벌써 마무리할 시간이 다 되었네요. 오늘 정보가 아름다운 베트남을 더 이해하고 사랑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베트남을 알아가는 여정에서 특정 지명이나 거리 이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희 VOV5 한국어 프로그램의 웹사이트나 팬페이지에 댓글을 남겨 주세요. 또는 이메일 vov5.korea@gmail.com으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홍응옥: 청취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피드백을 기다리겠습니다. 다음 방송에서 다시 만나요!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