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VWORLD) - 오늘 저희가 소개해 드릴 항쫑 거리는 길이 431미터, 폭이 8미터로 수도 하노이의 새로 통합된 호안끼엠(Hoàn Kiếm)동에 속합니다. 이 거리는 항가이(Hàng Gai)-항봉(Hàng Bông) 사거리부터 레타이또(Lê Thái Tổ)거리까지 이어지며 호안끼엠 호수 서쪽에 위치합니다.
경민: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고, 다채로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 베트남! 베트남의 거리마다 깃들어 있는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시간,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입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이 시간 함께할 베트남 역사와 문화에 푹 빠진 한국인, 염경민입니다.
홍응옥: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경민 씨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드릴 ‘설명봇’, 베트남 MZ 기자 홍응옥입니다.
경민: 네 청취자 여러분,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의 직업 거리들을 알아보는 여정을 계속 이어가 오늘은 호안끼엠(Hoàn Kiếm) 호수와 아주 가까운 거리 중 하나인 항쫑(Hàng Trống) 거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홍응옥: 네 오늘 저희가 소개해 드릴 항쫑 거리는 길이 431미터, 폭이 8미터로 수도 하노이의 새로 통합된 호안끼엠(Hoàn Kiếm)동에 속합니다. 이 거리는 항가이(Hàng Gai)-항봉(Hàng Bông) 사거리부터 레타이또(Lê Thái Tổ)거리까지 이어지며 호안끼엠 호수 서쪽에 위치합니다.
경민: 항쫑거리는 탕롱-동도(Đông Đô)-하노이 옛 수도의 토쓰엉(Thọ Xương)현 띠엔뚝(Tiên Túc)총(이후 투언미(Thuận Mỹ) 총으로 개칭)에 속했던 하노이의 유서 깊고 풍부한 역사를 지닌 거리 중 하나입니다. ‘항쫑’이라는 이름은 수백 년 전부터 이 지역의 특징이었던 베트남어로 쫑(trống)이라 불리는 북을 만드는 직업에서 유래했습니다.
20세기 초, 항쫑 거리는 세 가지 주요 수공업으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거리 초입(꼬부(Cổ Vũ) 마을)에는 흥옌성 옌미(Yên Mỹ)현 리에우싸(Liêu Xá)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북 전문점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옛 박하(Bắc Hà) 지역의 유명한 두 그림 마을 중 하나인 뜨탑(Tự Tháp)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그림 가게들이 있었는데, 이곳은 유명한 항쫑 민화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주로 오호도(五虎圖, 다섯 마리 호랑이 그림), 제례화, 장식용 벽화, 설날에 붙이는 그림 등을 그렸습니다. 또한, 옛 하동성 트엉띤(Thường Tín)현 다오싸(Đào Xá) 마을 사람들이 운영하는 칼, 검, 지휘봉, 깃발, 일산, 양산 등 제례 용품 판매점도 있었습니다.
거리 중간 부분인 카인투이흐우(Khánh Thụy Hữu) 마을에는 이불 커버, 베개 커버, 휘장, 오행기 등 비단에 색실로 수를 놓는 상점들이 있었는데, 이는 옛 하동성 트엉띤현 꾸엇동(Quất Động) 마을 주민들과 하이즈엉성 뜨끼(Tứ Kỳ)현 쑤언네오(Xuân Nẻo) 마을 주민들이 이곳에 정착하여 생업으로 삼은 것이었습니다.
홍응옥: 19세기 말, 항쫑 거리에서는 자수업이 가장 발달했습니다. 프랑스 군인들과 서양 관료들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자수품을 구매했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프랑스인들은 이곳을 ‘뤼 데 브로되르(Rue des Brodeurs)’, 즉 ‘자수공 거리’라고 불렀습니다. 이러한 수요를 포착한 많은 베트남인들이 이곳에 상점을 열고, 하동 지역 장인들에게 주문을 넣어 판매했습니다. 섬세한 손재주와 뛰어난 미적 감각, 그리고 무엇보다 외국인들에게 독특하게 다가왔던 점 덕분에 항쫑 거리의 자수업은 크게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1945년 8월 혁명 이후 하노이가 해방되면서 항쫑 거리 또한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거리의 북 제작업과 다른 수공예업들은 어느 정도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경민: 오늘날, 항쫑 거리는 특색 있는 수공예 거리일 뿐만 아니라, 옛 하노이와 현재 하노이를 아우르는 전체적인 그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입니다. 특히, 길이가 그리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항쫑 거리에는 두 개의 딘(đình) 즉 사당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84번지에 위치한 동흐엉(Đông Hương) 사당으로, 레(Lê, 黎) 태조인 레러이(Lê Lợi)가 명나라 침략군을 물리치는 데 공을 세워 왕에게 ‘복신 후예 건국 정렬 부인(Phúc thần hậu duệ kiến quốc trinh liệt phu nhân)’으로 봉해진 가인 다오 티 후에(Đào Thị Huệ)를 모시는 사당입니다.
두 번째 딘은 75번지에 있는 남흐엉(Nam Hương) 사당으로, 백마 신과 린랑(Linh Lang) 신을 모십니다. 이 두 사당은 모두 영험하기로 유명하며 오늘날까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홍응옥: 네, 이어서 좀 전에 경민 씨가 언급했던 항쫑 거리의 이름과 깊은 연관이 있는 베트남의 전통 그림, 바로 항쫑 민화를 잠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항쫑 민화는 동호(Đông Hồ) 민화, 낌호앙(Kim Hoàng) 민화와 함께 베트남 3대 민화로 손꼽힙니다. 항쫑 민화는 사당이나 사원 등 가장 신성한 장소는 물론, 전 세계 여러 대륙의 개인 소장품과 박물관에서도 귀한 소장품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항쫑 민화의 주요 주제로는 사당과 사원에서 숭배 의식에 사용되는 제례화, 일상생활과 자연을 담은 풍속화와 자연화, 그리고 이야기와 유머가 담긴 이야기 그림과 해학화 등이 있습니다.
경민: 항쫑 판화는 낀박(Kinh Bắc, 현재의 박닌성) 지역의 동호 민화와는 확연히 다른 기법과 양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호 민화가 선을 새기고 채색하는 모든 과정에 목판을 사용하는 반면, 항쫑 민화는 25회에 저희가 소개해 드렸던 조(dó) 종이에 밑그림의 선을 찍어내는 데에만 목판을 사용합니다. 항쫑 민화 제작에 사용되는 모든 목판은 장인들이 직접 그린 원본 그림을 따라야 합니다.
원본 그림을 담당하는 장인은 보통 작업자들 중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가진 매우 섬세하고 경험이 풍부한 장인들입니다. 그들이 종이에 붓을 대는 순간, 마치 춤추는 듯 생동감 넘치는 이미지가 즉시 나타납니다. 그림의 밑그림을 그리는 장인은 또한 그림에 들어갈 글귀를 쓰는 역할도 합니다. 그림 속 글자는 그림의 의미를 명확히 하면서도 작품의 구도를 해치지 않고, 복잡하지 않아야 합니다. 어떤 그림은 밑그림을 완성하는 데만 몇 달이 걸리기도 합니다.
홍응옥: 다음은 색칠 단계입니다. 이 과정은 작품의 완성도와 수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단계입니다. 완벽하게 인쇄된 밑그림 위에 화가는 붓으로 농담을 조절하며 그림의 내용, 선, 종류에 따라 색을 입힙니다. 항쫑 그림은 손으로 직접 색을 칠하는 방식, 즉 그라데이션과 윤곽선 처리가 특징이어서 각 그림마다 독창적인 느낌을 줍니다.
한동안 잊혀졌던 항쫑 민화는 20세기 말부터 복원되어 다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이 그림들은 베트남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로도 수출되고 있으며, 특히 베트남 민속 문화를 담은 기념품을 좋아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경민: 이와 더불어, 오늘날의 항쫑 거리는 옛 하노이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가옥들과 붉은 기와지붕, 나무 창문들이 그 정취를 더해주죠. 특히, 항쫑 거리는 호안끼엠 호수,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와 같은 수도의 여러 명소와 가깝고, 항논, 항다오와 같은 다른 옛 거리들과도 인접해 있어 관광객들에게 이상적인 명소로 손꼽힙니다.
홍응옥: 네, 벌써 아쉽지만 오늘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를 마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베트남을 알아가는 여정에서 특정 지명이나 거리 이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희 VOV5 한국어 프로그램의 웹사이트나 팬페이지에 댓글을 남겨 주세요. 또는 이메일 vov5.korea@gmail.com으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경민: 청취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피드백을 기다리겠습니다. 다음 방송에서 다시 만나요!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