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VWORLD) - 하노이 구시가지에서 가장 유서 깊고 독특한 거리 중 하나인 란옹 거리는 오랜 역사와 함께 전통 약재를 주력으로 하는 전통 상업이 발달한 곳입니다. 무려 70개가 넘는 전통 약재상이 거리를 따라 늘어서 있죠. 최근 새로 통합된 호안끼엠(Hoàn Kiếm)동에 위치한 란옹 거리는 길이 180미터, 폭 6미터로, 항드엉(Hàng Đường)-항응앙(Hàng Ngang) 사거리에서 투옥박 거리까지 이어지며, 짜까(Chả Cá)-항껀(Hàng Cân) 사거리를 가로지릅니다.
경민: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고, 다채로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 베트남! 베트남의 거리마다 깃들어 있는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시간,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입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이 시간 함께할 베트남 역사와 문화에 푹 빠진 한국인, 염경민입니다.
홍응옥: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경민 씨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드릴 ‘설명봇’, 베트남 MZ 기자 홍응옥입니다.
경민: 청취자 여러분, 지난 방송에서는 베트남 전통 의약업과 깊은 관련이 있는 투옥박(Thuốc Bắc) 거리에 대해 소개해 드렸죠. 오늘은 하노이 36거리 중 또 다른 전통 약재 거리를 소개해 드릴 텐데요, 바로 란옹(Lãn Ông) 거리입니다.
홍응옥: 하노이 구시가지에서 가장 유서 깊고 독특한 거리 중 하나인 란옹 거리는 오랜 역사와 함께 전통 약재를 주력으로 하는 전통 상업이 발달한 곳입니다. 무려 70개가 넘는 전통 약재상이 거리를 따라 늘어서 있죠. 최근 새로 통합된 호안끼엠(Hoàn Kiếm)동에 위치한 란옹 거리는 길이 180미터, 폭 6미터로, 항드엉(Hàng Đường)-항응앙(Hàng Ngang) 사거리에서 투옥박 거리까지 이어지며, 짜까(Chả Cá)-항껀(Hàng Cân) 사거리를 가로지릅니다.
경민: 오늘날 란옹(Lãn Ông) 거리는 원래 옛 토쓰엉(Thọ Xương) 현 허우뚝(Hậu Túc) 총의 허우동호아몬(Hậu Đông Hoa Môn) 마을 땅이었습니다. 이후 허우동호아몬과 동호아노이(Đông Hoa Nội) 두 마을이 득몬(Đức Môn) 마을로 합쳐지고, 허우뚝 총은 동쑤언 총으로 이름이 바뀌었죠. 19세기 말, 프랑스 식민주의자들이 하노이를 점령하면서 이 거리에는 ‘rue de Fou-Kien’, 즉 ‘푸젠 거리’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당시 이 지역에 거주하는 대다수의 주민이 중국 푸젠성 출신이었기 때문입니다.
초기에는 대규모 상점에서 약을 소매로 파는 작은 가게 한두 곳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점들이 점차 번성했고, 약을 판매하는 상인들도 점점 늘어났습니다. 란옹 거리에서 처음 약을 팔기 시작한 사람들은 일부 중국계 사람들이었지만, 이후 수십 명의 베트남 전통 의학 의사들이 이 거리에서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다응으우(Đa Ngưu), 응이어짜이(Nghĩa Trai), 닌히엡(Ninh Hiệp), 동떰(Đồng Tâm)과 같은 전통 약초 마을 출신이거나, 년찐(Nhân Chính), 동응악(Đông Ngạc), 한티엔(Hành Thiện)과 같은 학문이 뛰어난 지역 출신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란옹 거리의 동양 의학 상점들은 베트남 전통 의학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1947년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이 거리는 란옹 거리로 불리고 있습니다.
홍응옥: 네, 그리고 란옹 거리는 베트남 역사에 실존했던 인물이자 위대한 의사인 레 흐우 짝(Lê Hữu Trác)의 호인 ‘하이 트엉 란옹(Hải Thượng Lãn Ông)’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한자로는 해상뇌옹(海上懶翁)이라고 하죠. 그는 남방 의약의 시조로 추앙받으며, 베트남 전통 의학사에 큰 공헌을 한 명의로 손꼽힙니다.
레 흐우 짝(1720~1791)은 현재 흥옌성(Hưng Yên)에 해당하는 리에우싸(Liêu Xá) 마을 출신이지만, 주로 어머니의 고향인 띤지엠(Tình Diễm, 현재 하띤성) 마을에서 살았습니다. 어린 시절 그는 탕롱에서 아버지를 따라 공부했고, 스무 살에 아버지를 여읜 후 고향으로 돌아가 어머니를 모시고 의학에 전념했습니다. 그는 뚜에 띤(Tuệ Tĩnh) 선사의 “남방 약초로 남방인을 치료한다”는 위업을 훌륭하게 계승했습니다. 하이 트엉 란 옹은 유명한 의사였을 뿐만 아니라, 베트남 의학사에 특별한 가치를 지닌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지난 방송에서는 투옥박 거리에 대해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 두 거리를 구분하기 위해 20세기 베트남의 주요 문학가 중 하나인 또 호아이(Tô Hoài)는 그의 작품 『하노이 옛이야기(Chuyện cũ Hà Nội)』에서 20세기 초에는 투옥박 거리에서 손질되지 않은 생약재를 팔았고, 이미 가공되어 약재로 만들어진 것은 오늘날의 란옹 거리에 있는 약방에서 구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민: 오늘날, 란옹 거리는 하노이 36거리 중 이름대로 전통 직업을 간직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거리 중 하나입니다. 수백 년의 역사를 거쳐 란옹 거리는 수도 하노이의 유명한 한약재 시장으로 자리매김했으며, 베트남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명소가 되었습니다.
이 거리를 방문하시면, 40번지에 위치한 푸젠 회관(Hội quán Phúc Kiến)에 들러보실 수 있습니다. 과거 화교들의 모임 장소였던 이곳은 이제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비석에 적힌 내용을 보면, 푸젠 회관은 1925년 보수 당시의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넓은 부지 안에 웅장한 석조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유적 단지는 삼관문, 마당, 방정(方亭), 후궁(後宮), 뒤편의 학당 구역, 그리고 주 건축물 양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복원 및 보수를 거쳐 푸젠 회관은 하노이 구시가지, 나아가 하노이 전체의 유적 복원 사업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홍응옥: 오늘날 란옹 거리에서는 옛 하노이의 모습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이 거리를 지나갈 때면 전통 약재 특유의 은은하고 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스치는데요, 약 180미터 길이의 이 거리에는 70곳이 넘는 약재상이 늘어서 있는데, 전체 거리 상점의 90% 이상이 전통 의약재를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귤껍질, 사삼, 계피, 연자육, 반하 같은 일반적인 약재부터 동충하초, 인삼, 영지버섯 등 고급 약재까지, 중국 약재와 베트남 약재 모든 종류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도시의 삶 속에서도, 란옹 거리의 가게 앞에는 종이봉투나 비닐봉지에 담겨 진열되거나 천장에 매달린 약재들이 마치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여행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예전에는 작은 나무 손잡이와 구리 접시가 달린 저울로 약재를 달았지만, 오늘날에는 훨씬 많은 양을 잴 수 있는 접시 저울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전통 약재상에서는 낡은 나무 서랍장 안에 약재를 보관하며, 각 서랍마다 약재 이름이 적혀 있는 정겨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란옹 거리에는 여전히 많은 전통 의약상과 전통 의학 진료소가 있으니, 청취자 여러분도 이곳에 들러 건강을 위한 보약을 짓거나 베트남 전통 의학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경민: 네, 특히 무더운 여름날, 에어컨을 자주 틀어놓거나 갑작스러운 소나기를 만나는 요즘 같은 때에는 건강을 위해 몸속부터 기운을 보충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죠. 나중에 시간 될 때, 우리 같이 한번 들러봐요, 응옥 씨!
홍응옥: 그럼요, 너무 좋죠! 저 혼자 약재상에 가는 건 좀 망설여지는데, 경민 씨랑 함께 간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네, 아쉽지만 오늘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를 마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베트남을 알아가는 여정에서 특정 지명이나 거리 이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희 VOV5 한국어 프로그램의 웹사이트나 팬페이지에 댓글을 남겨 주세요. 또는 이메일 vov5.korea@gmail.com으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경민: 청취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피드백을 기다리겠습니다. 다음 방송에서 다시 만나요!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