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한일 잇는 ‘우호의 장미’…국경 넘나드는 여성들의 활약

(VOVWORLD) - 따스한 봄기운과 함께 찾아온 3월은 여성의 빛나는 존재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달이다. 베트남이 한국, 일본과 맺고 있는 역동적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속에는, 가정을 돌보는 역할을 넘어 국가 간 우호의 끈을 단단히 이어주는 여성들이 있다. 정계와 대학 강단, 그리고 소박한 부엌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민족 간의 연대를 다져가는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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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성(知性)의 가교: 베트남-한국을 잇는 여성 지식인들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에서 여성 지식인들의 공헌은 학술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두 민족의 가치를 더욱 밀접하게 연결하는 실천적 헌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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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응우옌 민 프엉(Lê Nguyễn Minh Phương) 박사는 한국 내 베트남 교민 공동체에서 친숙한 인물이다. 프엉 박사는 2019년 베트남인 최초로 ‘서울시 명예시민’에 선정되며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한국 유수의 명문대에서 베트남 지식인의 위상을 높인 프엉 박사는 이후 베트남으로 돌아와 하노이 FPT 대학에서 교육 현장을 다시 일구고 있다. 

“모든 청년 지식인은 언젠가 베트남으로 돌아와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지금의 교수직은 제가 교육과정을 직접 만들고, 학생들이 '2+2 국제협력 프로그램'이나 해외 편입 및 문화 교류 증진 프로그램을 폭넓게 활용하도록 돕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베트남 학생이 한국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서로 학습하며 교류할 수 있는 풍부한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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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엉 박사가 실용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양국을 연결한다면, 하노이대학 한국어과 응이엠 티 투 흐엉(Nghiêm Thị Thu Hương) 박사는 언어와 문학을 통해 ‘마음의 다리’를 놓고 있다. 예리한 연구자이자 열정적인 번역가인 흐엉 박사는 우호의 이야기를 이어갈 후학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흐엉 박사는 번역 작품을 아직 출간해 본적은 없지만 외국어 역량이 있고 번역을 사랑하는 젊은 번역가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며 초기 단계에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문학에 대한 애정과 번역가로서의 인연을 맺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프엉 박사와 흐엉 박사 같은 여성 지식인들의 꾸준한 노력은 ‘민간 외교’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는지 보여준다. 개인의 열정이 관계의 큰 흐름과 맞닿으며, 베트남–한국 관계를 더 단단하고 깊게 만들어가고 있다. 

정계에서 가정까지: 베트남-일본 연대를 잇는 ‘장미꽃’들 

베트남과 한국 간의 관계가 교육과 문학으로 꽃피웠다면, 베트남과 일본의 연결고리는 계승과 전략적 신뢰라는 색채가 짙다. 

일본 정계에서 중의원 오부치 유코(Obuchi Yuko) 의원은 베트남과의 우호를 상징하는 특별한 인물이다. 양국이 공식 수교를 맺은 1973년에 태어난 오부치 유코 의원은 마치 운명처럼 베트남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고(故)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로서 부친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함과 동시에 ‘일본-베트남 친선의원연맹’ 사무국장 등을 역임하며 양국 관계 발전에 앞장서 왔다. 오부치 유코 의원에게 양국 관계 증진은 단순한 외교 업무를 넘어 가문의 사명이자 역사에 대한 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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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베트남 친선의원연맹은 단순히 집권 여당인 자유민주당(자민당)만이 주도하는 조직이 아니라, 야당까지 함께하는 ‘초당파적’ 연합체입니다. 저는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연맹의 소속 의원들과 역대 총재들은 전직 총리나 당 간사장 등 일본 정계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면면을 통해 일본이 베트남을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명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베트남 친선의원연맹은 그동안 양국 간의 우호 관계를 증진하고 공고히 하는 데 있어 대체 불가능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이러한 우호 관계는 거시적 차원에 머물지 않고 수십만 다문화 가정을 통해 삶의 혈관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한국에는 8만 명 이상의 베트남 여성들이 결혼 이주로 가정을 꾸리고 있으며, 일본 내 56만 명 이상의 베트남인 공동체에서도 국제결혼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들 가정의 여성들은 문화적 공통점을 융합하여 사랑과 결속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짜내는 장인(匠人)과도 같다. 

베트남 남성과 결혼한 일본인 마이카 후쿠이(Maika Fukui) 씨는 이러한 흐름의 생생한 증인이다. 15년 전 부친의 권유로 베트남어를 배우기 시작한 마이카 씨는 5년 간의 열정적인 공부 끝에 베트남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았다. 마이카 씨는 다문화 가정의 철학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베트남어를 잘할수록 베트남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이 나라의 매력을 발견하며 사랑도 커집니다. 국적이 다른 두 사람이 서로를 100% 이해할 필요는 없으며, 80% 정도만 이해해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양보와 서로에게 다가가는 노력입니다. 한쪽이 자신의 문화를 강요하면 상대방은 지치고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낄 겁니다. 따라서 저희 둘 다 서로의 문화와 생각을 맞추기 위해 서로 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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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카 씨는 문화적 차이를 짐이 아닌 흥미로운 경험으로 받아들인다. 특히 베트남 사람들의 ‘상부상조’ 정신에 대해 도움을 받을 때마다 훨씬 더 큰 따뜻함을 느낀다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마이카 씨는 모든 여성들에게 다음과 같은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다름을 부담으로 여기기보다 “아, 우리나라와 다르네, 참 흥미롭다”라고 느끼며 즐겨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든 여성이 매일 행복하고 언제나 환하게 빛나길 바랍니다.” 

이들은 베트남과 한국, 일본을 잇는 거대한 가교를 묵묵히 쌓아 올리는 수많은 여성들의 모습 중 일부분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성 기업가들은 투자를 연결하고, 자원봉사자들은 지역사회에서 묵묵히 헌신하며, 다문화 가정의 어머니들은 일상 속에서 문화를 이어가며 관계를 키워 나가고 있다. 

베트남‧한국, 베트남‧일본 관계는 수많은 결실을 맺고 있다. 그 우호의 정원을 푸르게 가꾸는 정원사는 바로 이 여성들이다. 한국에서 돌아온 여성 지식인들과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은 일본의 여성 정치인이 그려낸 그림은 희망찬 미래를 예고한다. 협력의 꽃이 만발하고 그 향기가 후대까지 이어지는 ‘영원한 봄’이 베트남‧한국, 베트남‧일본 간 관계 속에 깃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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