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스포츠의 황금기록과 한국인 지도자들의 ‘인연’

(VOVWORLD) - 민족이 도약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베트남 스포츠는 국제와 지역 무대에서 끊임없이 성과를 거두며 위상을 높여왔다. 2000년 하계 올림픽, 쩐 히에우 응언(Trần Hiếu Ngân) 선수가 베트남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안긴 지 어느덧 25년이 지났다. 그동안 베트남 스포츠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으며, 사격 종목의 올림픽 금메달과 남자 축구의 아시아 무대 제패 등 눈부신 이정표를 세웠다. 그리고 특별한 인연처럼, 그 눈부신 영광의 역사 속에는 늘 한국인 지도자와 후원사들이 함께해 왔다.
베트남 태권도, 한국 파트너와 함께 영광 재현에 나서다
베트남 스포츠의 황금기록과 한국인 지도자들의 ‘인연’ - ảnh 1   2000 시드니 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한  쩐 히에우 응언(Trần Hiếu Ngân) 선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쩐 히에우 응언(Trần Hiếu Ngân) 선수가 은메달을 따내며 베트남 스포츠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이는 베트남이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 집계표에 오른 순간이었다. 그 이전에도 베트남 선수들은 이미 두 차례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었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는 쩐 꽝 하(Trần Quang Hạ) 선수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는 호 녓 통(Hồ Nhất Thống)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러한 성과 덕분에 태권도는 한때 베트남의 유망 종목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최근 올림픽 3회 중 2회(2016 리우, 2024 파리)에서 출전하지 못하는 등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최근 들어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몇 년 사이 베트남 태권도가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태권도는 원래 한반도에서 유래된 무술로, 진흥을 위해 한국 정부의 막대한 투자를 받는 종목이다. 최근의 베트남–한국 우호 관계의 발전과 함께, 베트남에서는 ‘김치의 나라’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 투자와 지원을 받으며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CJ그룹의 후원으로 베트남은 처음으로 세계 태권도 연맹(WT)이 공인한 국제 태권도 대회인 ‘2025 CJ 베트남 국제 태권도 오픈’를 개최했다. CJ그룹은 또한 전국 청소년 태권도 대회 개최도 지원하며 베트남 태권도의 유망주들을 길러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국 파트너들의 지원 속에서 베트남 태권도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선배 선수들이 남긴 유산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남자 축구: 한국인 감독들과 함께한 성공 스토리

2008년 동남아시아 축구 연맹 선수권 대회(AFF Championship)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베트남 축구는 이후 수년간 기세를 잃고 침체기를 겪었다. 간간이 반짝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베트남 축구가 본격적으로 변화를 맞이한 것은 박항서 한국인 감독 지휘봉을 잡으면서 시작되었다.

베트남 스포츠의 황금기록과 한국인 지도자들의 ‘인연’ - ảnh 2   2018 아시아 U-23 선수권 준우승을 차지한 베트남 U-23 대표팀 

2017년 10월 11일, 박항서 감독이 공식적으로 베트남 국가대표팀과 U-23 대표팀의 사령탑에 올랐다. 처음 부임 당시, ‘슬리핑 원’이라는 별명 탓에 의구심도 있었지만, 예순을 넘긴 박항서 감독은 부임 직후 바로 2017년 태국에서 열린 M-150컵 친선대회에서 동메달을 안기며 첫 성과를 보여줬다. 

이듬해인 2018년, 부임 불과 몇 달 만에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U-23 대표팀을 2018년 AFC U-23 아시안컵 결승 무대에 올려놓으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기세를 몰아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올림픽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4위에 오르며 베트남 축구 사상 최초의 성과를 일궈냈다.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에 두 번째 동남아시아 챔피언십 우승과 2019년 아시안컵 8강 진출, 그리고 사상 첫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이라는 업적을 남겼다.

베트남 스포츠의 황금기록과 한국인 지도자들의 ‘인연’ - ảnh 3 2024 아세안컵 우승를 차지한 베트남 대표팀

그러나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을 떠난 뒤 지휘봉은 필리프 트루시에 (Philippe Troussier) 감독에게 넘어갔고, 베트남 축구는 아쉽게도 성과를 이어가지 못했다. 프랑스인 트루시에 감독이 사임한 뒤, 후임으로 박항서 감독과 같은 한국 출신 김상식 감독이 선임됐다.

한국인 ‘사령탑’과의 인연 속에서 베트남 남자 축구는 다시 희망을 되찾았다. 김상식 감독은 동남아시아 무대에서 베트남 축구를 국가대표팀과 U-23 대표팀 모두 정상에 올려놓았다. 베트남 U-23 대표팀은 결승에서 인도네시아 U-23팀을 꺾고 동남아시아 U-23 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베트남 국가대표팀은 아세안컵에서는 통산 세 번째 우승을 거뒀다.

그러나 2027 아시안컵 3차 예선에서 말레이시아 귀화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에 0-4로 패하면서, 베트남 축구의 아시아 최고 무대 진출 가능성은 크게 좁혀졌다. 앞으로의 길에는 여전히 수많은 난관이 남아 있으며, 김상식 감독과 선수들이 200%의 역량을 쏟아붓고, 의지를 다지고,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해야만 이 도전을 넘어설 수 있다. 축구의 우승으로 베트남 국민이 환호하고 길을 나섰던 자랑스러운 장면들이 앞으로도 동남아 무대를 넘어 아시아, 더 나아가 월드컵에서도 다시 펼쳐지길 기대한다.

사격: 번째 올림픽 정상 향해

2016년, 사격 선수 호앙 쑤언 빈(Hoàng Xuân Vinh)은 박충건 감독과 응우옌 티 늉(Nguyễn Thị Nhung) 감독의 지휘 아래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베트남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고, 이어 남자 50m 권총에서 은메달도 획득했다. 이는 베트남 사격사는 물론, 베트남 스포츠 전체 역사에서도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평가된다. 올림픽에서 승리를 거둔 뒤 가진 인터뷰에서 호앙 쑤언 빈 선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 대회는 저에게 가장 뜻깊은 순간이었습니다. 단순한 결승전의 긴장감에 그치지 않고, 저와 함께해 스승님들과 동료분들과 함께 쌓아온 훈련과 노력의 결실이었기 때문입니다. 조국의 영광스러운 국기가 게양되는 순간, 가장 높은 시상대에 있어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베트남 스포츠의 황금기록과 한국인 지도자들의 ‘인연’ - ảnh 4 호앙 쑤언 빈(Hoàng Xuân Vinh) 사격 선수 (가운데)

현재 베트남 사격은 호앙 쑤언 빈 선수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되는 두 명의 유망주를 보유하고 있다. 바로 제19회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남자 선수 팜 꽝 후이(Phạm Quang Huy)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4위를 차지한 찐 투 빈(Trịnh Thu Vinh) 선수이다. 이 세 명의 선수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세 선수 모두 베트남 사격대표팀 전 감독이었던 한국인 박충건 감독의 제자다. 박충건 감독이 베트남 사격에 남긴 유산은 매우 크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한국인 박충건 감독은 베트남 사격에 또 한 번의 올림픽 메달을 안기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워하며, 2024 파리 올림픽을 마친 뒤 귀국해 베트남 사격의 발전 잠재력에 대해 기자에게 다음과 같이 밝혔다.

생각에 지금까지의 성적을 보면, 사격은 베트남인에게 가장 맞는 종목 하나라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가 배드민턴, 일본이 유도로 두각을 나타내듯이 말입니다. 만약 종목의 저변을 확대한다면 성과는 더욱 좋아질 것이고, 선수 수를 배로 늘릴 있다면 앞으로 성적을 크게 끌어올릴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민족이 도약하는 시대에 베트남 스포츠는 더욱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여정에서 베트남 스포츠는 사격, 양궁, 축구 등이 비롯된 여러 종목에서 한국인 지도자들과 함께하고 있으며, 한국의 지원과 맞물려 일부 종목은 서서히 부활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 스포츠와 한국 파트너들 사이의 특별한 ‘인연’이 앞으로도 계속 결실을 맺어, 다가오는 2025년 SEAGAMES 33과 20차 일본 아시안게임(ASIAD 20)에서 베트남은 큰 목표에 도전하며,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메달이라는 염원을 현실로 만드는 도약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피드백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