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레(Đinh Lễ) 거리에는 이제 몇몇 헌책방만이 남아 있지만, 여전히 하노이의 많은 독서 애호가들에게 친숙한 만남의 장소이다. 이곳의 책 판매자들은 단순한 상인이 아니라 지식을 보존하고 작가와 독자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며 하노이의 기억의 일부가 되었다. 딘레 거리 5번지에 위치한 연립주택 2층에 자리한 마오(Mão) 서점은 약 200m² 규모의 5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30년 이상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서점은 팜 티 마오(Phạm Thị Mão) 씨와 그녀의 남편 레 루이(Lê Luy) 씨의 열정으로 설립되었다. 프랑스식 고전 건축 구조로 설계된 마오 서점은 독자들이 하루 종일 머물며 마음에 드는 책을 찾거나, 조용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좋아하는 책을 탐독할 수 있는 곳이다. 마오 서점 주인의 딸인 응옥 아인(Ngọc Anh)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서점은 저희 어머니 팜 티 마오 여사의 책 사랑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책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가지고 계셨고, 어머니가 남긴 많은 책이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헌책 경매 업자들도 마오 서점을 찾아와 좋은 책을 사람들에게 전달합니다. 저희 서점은 이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딘레 거리 5번지에 위치한 연립주택 2층에 자리한 마오(Mão) 서점 (사진: 베트남 사진신문)

종이책 특히 헌책은 전자책으로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헌책방에 들어서면 독자들은 쉽게 매료된다. 이러한 매력은 단지 종이에서 나는 향기 때문만이 아니라, 각 페이지를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와 작가가 글자마다 담아낸 감정과 메시지에서 비롯된다. 페이지를 천천히 넘기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마치 일기처럼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세대를 이어 독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특히 응옥 아인 씨가 말했듯, 오늘날 절판된 몇몇 책들은 헌책방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헌책은 그 자체로 특별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번역도 아주 정확합니다. 요즘 번역서는 인공지능 도구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지만, 헌책의 번역은 그렇지 않습니다. 또한, 헌책 특유의 종이 냄새도 하나의 매력입니다. 저희 서점은 오랜 단골 고객들이 자주 찾습니다. 이런 공간에서는 한 문장, 한 단어까지 천천히 음미할 시간이 있습니다."

랑(Láng) 거리에서는 헌책방들이 아침 8시에 꾸준히 문을 연다. (사진: VOV 교통)

랑(Láng) 거리에서는 헌책방들이 아침 8시에 꾸준히 문을 연다. 서점의 공간은 크지 않지만 수천 권에 달하는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보유하고 있다. 교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그다음으로 참고서, 소설, 그리고 이야기책들이 있다. 헌책방 안의 통로는 두 사람이 동시에 지나가기 어려울 만큼 좁지만, 이를 불평하는 손님은 없다. 헌책에 대한 같은 사랑을 품고 있지만 각 방문객이 서점을 찾는 이유는 다르다. 어떤 이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헌책 몇 권을 찾기 위해 오고, 또 다른 이는 시간의 흔적이 가득한 헌책 특유의 향기를 느끼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헌책에 깃든 향기는 세월의 향기를 간직하고 있어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저는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한 달에 약 세 번 헌책방에 방문합니다. 주로 베트남 문학에 관한 책을 찾습니다. 여기 올 때마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습니다. 헌책의 페이지를 하나씩 넘기는 감각과 옛 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정말 좋아합니다." 

- "저는 이전에 출간된 응우옌 녓 아인(Nguyễn Nhật Ánh) 작가의 작품들을 찾으러 헌책방에 옵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페이지들, 초기 출판본들은 작가의 옛 문체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시장에서 더 이상 유통되지 않는 책들을 찾고 싶습니다."

- "저는 오래된 만화책들에 인상이 깊습니다. 헌책방의 공간은 매우 조용해서 사람들이 모두 독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하노이 사람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헌책방을 찾아와 분주한 삶 속에서 평온한 순간을 즐기고 싶어 한다. 

"저는 책을 정말 좋아해서 헌책방의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많은 책을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헌책방은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지만, 그 안에는 무한한 문화적 가치가 담겨 있다. 하노이의 헌책방들이 존재하는 것은 헌책이 여전히 문화의 지평선이자 많은 사람들이 찾는 지식의 바다임을 증명한다. 많은 시간이 흘러도 하노이가 변하더라도 헌책방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일부로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