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53회: 응우싸(Ngũ Xã) 거리

(VOVWORLD) - 응우싸 거리는 하노이의 상징인 서호와 쭉박(Trúc Bạch) 호수 사이에 떠 있는 작은 ‘반도(半島)’ 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예부터 ‘다오응옥(Đảo Ngọc)’, 즉 ‘옥 같은 섬’이라는 아름다운 별칭으로 불려 왔는데요. 도심 한복판임에도 한 템포 느린 듯,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특히 매력적입니다.

홍응옥: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고, 다채로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 베트남! 베트남 거리마다 깃들어 있는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시간,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입니다. 안녕하세요, 주변에 보이는 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설명해야 직성이 풀리는, ‘설명봇’ MZ 기자 홍응옥입니다.

뚱응옥: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도시 산책을 즐기면서 길거리 구석구석을 탐방하는 거리 탐방가 뚱응옥입니다. 오늘도 코너를 홍응옥 씨, 그리고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홍응옥: 청취자 여러분, 하노이 거리 곳곳을 누비는 여정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오늘은 하노이의 수많은 거리 중에서도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으로 여러분을 안내해보려 하는데요. 바로 옛 탕롱(Thăng Long, 옛 하노이의 이름) 황성의 수공예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 속 공예 박물관’, 응우싸(Ngũ Xã) 거리입니다.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53회: 응우싸(Ngũ Xã) 거리 - ảnh 1

뚱응옥: 응우싸 거리는 하노이의 상징인 서호와 쭉박(Trúc Bạch) 호수 사이에 떠 있는 작은 ‘반도(半島)’ 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예부터 ‘다오응옥(Đảo Ngọc)’, 즉 ‘옥 같은 섬’이라는 아름다운 별칭으로 불려 왔는데요. 도심 한복판임에도 한 템포 느린 듯,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특히 매력적입니다.

행정 구역상으로는 최근 인근 동네와 통합되어 새롭게 개편된 바딘(Ba Đình)동에 속해 있는데요. 길이는 약 320m, 도로 폭은 6~8m 정도로 아담한 규모입니다. 비록 거리는 길지 않지만, 응우싸는 호숫가 고대 마을 특유의 바둑판식 구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동쪽과 남쪽으로는 쭉박 호수의 잔잔한 물결이 손에 잡힐 듯 펼쳐져 있고, 서쪽으로는 남짱(Nam Tràng) 거리와 이어지며, 북쪽으로는 좁은 골목들을 지나 넓디넓은 서호를 향해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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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응옥: 응우싸 거리의 역사는 탕롱 황성 수공업 발전사에서 한 획을 그은 아주 찬란한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 문헌과 비석의 기록에 따르면, 다섯 개의 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응우싸(五社‧오사)는 17세기 레(Lê‧黎) 왕조 시기에 형성되었습니다.

당시 조정에서는 동전 주조는 물론, 제례 용품과 무기 제작에 대한 수요가 어마어마했는데요. 이에 레 왕조의 왕들은 주조 기술로 명성이 자자했던 다섯 지역의 장인들을 수도 탕롱으로 불러 모아 ‘응우싸 주조소’라는 대규모 주조 공방을 세우게 했습니다. 각기 다른 고향에서 모여든 장인들은 원료 운반이 쉬운 수로 교통을 고려해 정착지를 선택했고, 그곳이 바로 당시에는 황량한 벌판에 가까웠던 쭉박 호수 인근의 퇴적지였습니다. 장인들은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기 위해, 고향 다섯 마을의 결속을 상징하는 이름으로 마을을 ‘응우싸’라 부르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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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응옥: 옛 탕롱의 경제와 사회 구조 속에서 응우싸의 동 주조업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당시 수도에서 가장 뛰어난 네 가지 기술 중 하나로 손꼽혔죠.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오는 옛 민요 구절인 옌타이(Yên Thái)의 비단(베트남어 Lĩnh hoa(린호아) 즉 고급 비단), 밧짱(Bát Tràng)의 도자기, 딘꽁(Định Công)의 금세공, 응우싸의 동 주조’라는 말만 봐도 그 위상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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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는 주로 조정에 납품하는 동전과 제례 용품을 만들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쟁반, 냄비, 대야 같은 생활용품은 물론이고 땀스(Tam sự) 즉 향로와 촛대 두 개로 구성된 삼종 세트나 응우스(Ngũ sự) 즉 삼종 세트에 화병 두 개를 더한 오종 세트 같은 정교한 제사 도구까지 만들며 민간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응우싸 제품은 내구성이 뛰어나고 색감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특히 종의 경우 소리가 맑고 멀리 울려 퍼지기로 유명합니다. 

홍응옥: 응우싸라는 브랜드를 만든 결정적인 차별점은 바로 그들만의 ‘비법’인 주조 기술에 있습니다. 이는 초기 야금학 지식과 베트남인 특유의 섬세한 미적 감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결과물인데요. 응우싸 동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일체형 주조 방식입니다. 향로나 제기 같은 작은 물건을 이음새 없이 한 번에 찍어내는 것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지만, 거대한 불상이나 다이홍쭝(Đại hồng chung‧대홍종 - 절에서 사용하는 대형 범종) 같은 대작을 일체형으로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천하의 난제라 할 수 있습니다. 장인들은 뜨겁게 달궈진 동이 거푸집 구석구석까지 고르게 흐르도록, 그리고 기포가 생기거나 중간에 굳지 않도록 치밀하게 계산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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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응옥: 4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응우싸의 장인들은 국가적 상징이 된 걸작들을 남겼습니다. 그중 백미는 바로 꽌타인(Quán Thánh) 사당에 모셔진 후옌 티엔 쩐 부(Huyền Thiên Trấn Vũ‧현천상제‧玄天上帝) 동상입니다. 1677년 레 희종(黎熙宗) 황제 시절에 제작된 이 동상은 거대한 헤파티존 좌상인데요. 17세기 장인들의 물오른 주조 실력을 보여주는 증거로, 신의 표정과 의복의 아주 미세한 주름까지도 마치 살아있는 듯 생동감 있게 표현되어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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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응옥: 현대에 들어서며 응우싸 거리는 눈에 띄는 경제적 변화를 겪었습니다. 전통적인 동 주조 공예는 비록 그 명맥을 잇고는 있지만, 생산 규모는 예전보다 줄어든 반면, 요식업과 야간 관광 서비스가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이곳은 밤이 되면 더욱 활기찬 거리로 변모했는데요. 이런 변화와 맞물려 ‘옥 같은 섬’라는 별칭도, 요즘에는 ‘밤이 아름다운 거리’라는 이미지로 함께 언급되곤 합니다. 

뚱응옥: 맞습니다. 이 거리의 현대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전환점은 바로 2022년 12월 23일에 있었던 ‘응우싸 야간 먹거리 및 보행자 거리’의 개장이라고 할 수 있죠. 당시 바딘(Ba Đình)군 정부가 이 지역의 문화적 자산과 미식의 강점을 백분 활용하기 위해 야심 차게 내놓은 전략적 행보인데요. 보행자 거리는 응우싸와 응우옌칵히에우(Nguyễn Khắc Hiếu)라는 두 개의 메인 도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인테리어를 갖춘 식당들이 줄지어 있어 옛 하노이의 정취를 풍깁니다. 현재는 바닥에 돌을 까는 보도 정비 사업까지 계속되고 있어, 미식가들이 한층 더 안전하고 운치 있게 거리를 즐길 수 있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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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응옥: 옛날의 응우싸가 구리를 두드리는 망치 소리로 유명했다면, 이제는 그 소리를 손님들의 북적이는 소리가 대신하고 있네요. 하노이 사람들에게 ‘응우싸’ 하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바로 ‘퍼 꾸온’(Phở cuốn) 즉 쌀국수 면을 넓게 펴서 고기와 채소를 말아먹는 음식입니다.

수십 년 전부터 미식계의 돌풍을 일으킨 주인공이죠. 응우싸의 퍼 꾸온은 하얗고 보들보들하면서도 쫄깃함이 살아 있는 넓은 쌀피에, 양념이 쏙 밴 소고기 볶음과 신선한 야채, 상추를 넣어 돌돌 말아 만듭니다. 여기서 화룡점정은 바로 ‘마법의 소스’라 불리는 느억맘(nước mắm) 소스인데요. 새콤, 달콤, 짭짤, 매콤한 맛이 기가 막히게 어우러집니다. 이 밖에도 튀긴 쌀국수인 퍼 찌엔 퐁(phở chiên phồng), 각종 전골, 해산물과 우렁이 요리, 그리고 분위기 좋은 카페까지 즐비해, 이 일대는 ‘미식의 섬’이라는 별명이 전혀 과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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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응옥: 거리는 짧지만, 응우싸에는 예술적‧영적 가치가 높은 유적지들도 보석처럼 박혀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18세기에 세워진 응우싸 사원, 일명 턴꽝(Thần Quang)사입니다. 이 이름은 구리 주물의 시조인 응우옌 민 콩(Nguyễn Minh Không) 국사를 모시는 타이빈(Thái Bình)성의 본사에서 따온 것인데요. 불교 신앙과 장인들의 존경심이 교차하는 아주 특별한 문화 공간입니다. 여기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최고의 볼거리는 대웅전에 안치된 구리 아미타불상입니다. 1949년부터 1952년까지 응우싸 마을 장인들이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직접 주조한 것으로, 베트남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구리 불상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홍응옥: 네, 이렇게 해서 오늘은 하노이 응우싸 거리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이제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왔는데요. 끝까지 함께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베트남을 하나씩 알아가는 여정 속에서, 혹시 이름이 궁금한 지명이나 거리가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저희 VOV5 한국어 프로그램 웹사이트나 팬페이지 댓글, 또는 이메일 vov5.korea@gmail.com으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뚱응옥: 네, 청취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거리 추천도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동네도 소개해 줬으면 좋겠다” 하는 곳이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그럼 오늘 방송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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