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57회: 딘띠엔호앙(Đinh Tiên Hoàng) 거리

(VOVWORLD) - 딘띠엔호앙 거리는 행정구역상 개편 이후의 호안끼엠 동에 속해 있는데요, 길이는 약 900미터, 도로 폭은 평균 16미터에 달합니다. 하노이에서 보기 드물게 아주 널찍하고 탁 트인 보도를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죠. 이 거리의 여정은 동낀응이어툭(Đông Kinh Nghĩa Thục) 광장 그러니까 항다오(Hàng Đào), 항가이(Hàng Gai), 레타이또 거리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시작되어 호수의 북쪽과 동쪽을 감싸 안듯 달리다가, 짱띠엔(Tràng Tiền), 항카이(Hàng Khay), 항바이(Hàng Bài) 거리가 만나는 사거리에서 그 끝을 맺습니다.

홍응옥: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고, 다채로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 베트남! 베트남 거리마다 깃들어 있는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시간,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입니다. 안녕하세요, 주변에 보이는 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설명해야 직성이 풀리는, ‘설명봇’ MZ 기자 홍응옥입니다.

뚱응옥: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도시 산책을 즐기면서 길거리 구석구석을 탐방하는 거리 탐방가 뚱응옥입니다. 오늘도 이 코너를 홍응옥 씨, 그리고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홍응옥: 네 청취자 여러분, 지난 두 번의 방송을 통해 우리는 호안끼엠(Hoàn Kiếm) 호수 주변의 정취 있는 거리를 함께 거닐어 보았는데요. 오늘, 하노이 심장부로 떠나는 그 여정을 계속 이어가 볼까 합니다. 자, 이번에 소개해 드릴 곳은 바로 ‘딘띠엔호앙(Đinh Tiên Hoàng) 거리’입니다.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57회: 딘띠엔호앙(Đinh Tiên Hoàng) 거리 - ảnh 1

뚱응옥: 사실 딘띠엔호앙 거리는 단순한 도심의 교통로가 아닙니다. 역사와 문화, 그리고 건축을 연구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곳은 하노이 중심부의 문화적, 정신적 공간을 잇는 핵심 축으로도 평가받고 있죠.

호안끼엠 호수의 북쪽과 동쪽 호숫가를 따라 굽이굽이 이어지는 이 길은, 교통의 핵심 동선일 뿐 아니라 서로 다른 기능의 공간들을 아주 절묘하게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합니다. 한쪽에는 응옥선(Ngọc Sơn) 사당, 테훅(Thê Húc) 다리, 그리고 호아퐁(Hòa Phong)탑 같은 유서 깊은 유적들이 푸르른 호수 물결 위에 그림처럼 떠 있고, 반대편에는 하노이시의 주요 행정 기관들과 활기 넘치는 상점들, 그리고 고풍스러운 프랑스식 건축물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홍응옥: 맞습니다. 딘띠엔호앙 거리는 행정구역상 개편 이후의 호안끼엠 동에 속해 있는데요, 길이는 약 900미터, 도로 폭은 평균 16미터에 달합니다. 하노이에서 보기 드물게 아주 널찍하고 탁 트인 보도를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죠. 이 거리의 여정은 동낀응이어툭(Đông Kinh Nghĩa Thục) 광장 그러니까 항다오(Hàng Đào), 항가이(Hàng Gai), 레타이또 거리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시작되어 호수의 북쪽과 동쪽을 감싸 안듯 달리다가, 짱띠엔(Tràng Tiền), 항카이(Hàng Khay), 항바이(Hàng Bài) 거리가 만나는 사거리에서 그 끝을 맺습니다.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57회: 딘띠엔호앙(Đinh Tiên Hoàng) 거리 - ảnh 2

뚱응옥: 네, 늘 그랬듯이, 오늘도 먼저 이 거리에 서린 유구한 역사 이야기로 문을 열어보겠습니다. 19세기, 프랑스가 유럽식 도시 계획을 도입하기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볼까요? 오늘날의 딘띠엔호앙(Đinh Tiên Hoàng) 거리는 본래 토쓰엉(Thọ Xương)현 흐우뚝(Hữu Túc)총에 속한 여러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 있던 땅이었습니다. <하노이 거리 사전>에 따르면, 거리 초입은 ‘탕빈’(Thăng Bình)과 항째(Hàng Chè) 마을, 중간은 따봉(Tả Vọng), 그리고 끝자락은 허우러우(Hậu Lâu) 마을과 맞닿아 있었죠. 당시엔 번듯한 도로 대신, 호숫가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좁은 흙길 사이로 고즈넉한 사원과 사당, 그리고 나지막한 집들이 어우러져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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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응옥: 하노이를 점령한 프랑스는 이곳을 ‘동양의 파리’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개조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호안끼엠 호수는 북쪽의 옛 거리와 남쪽의 신식 프랑스 구역을 잇는 핵심 요충지로 지목되었죠. 1884년, 호수를 감싸는 도로 건설이 결정되면서 처음엔 ‘호수 순환 대로’로 불리다 훗날 ‘프랑시스 가르니에 대로’라는 이름을 얻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이 과정에서 바끼에우(Bà Kiệu) 사원이나 바오언(Báo Ân) 탑 같은 귀중한 유적들이 훼손되는 아픔도 겪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1900년 전차 정거장이 들어서고 1906년 전차 노선이 완공되면서, 이곳은 명실상부한 근대 도시의 얼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1945년 독립 쟁취와 함께, 이 대로는 마침내 베트남 민족의 영웅, 딘 선황(Đinh Tiên Hoàng‧丁先皇, 968~979년 재위)의 묘호인 딘띠엔호앙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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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응옥: 자, 그럼 이 거리의 주인이 된 딘 선황 황제에 대해 알아볼까요? 본명은 딘 보 린(Đinh Bộ Lĩnh), 924년 수도권 지방 닌빈성의 다이흐우(Đại Hữu) 마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외가에서 자라셨지만, 떡잎부터 남달랐다고 하죠. 갈대를 꺾어 깃발처럼 휘두르며 친구들과 전쟁놀이를 지휘하던 모습에서 이미 제왕의 기질이 엿보였다고 합니다.

당시 나라는 응오(Ngô) 왕조가 쇠퇴하고 ‘12 사군의 난’으로 분열된 혼란기였습니다. 이때 딘 보 린은 험준한 호아르(Hoa Lư) 지역에서 깃발을 높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그는 파죽지세의 기세와 뛰어난 지략으로 군벌들을 차례로 제압했죠. 마침내 968년, 분열된 강토를 통일하고 황제의 자리에 오르니, 국호를 ‘다이 꼬 비엣(Đại Cồ Việt, 대구월, 968~980년)’이라 하였습니다.

단순히 왕(Vương)을 칭했던 이전의 지도자들과 달리, 스스로를 ‘황제’라 칭함으로써 베트남이 중국과 대등한 자주독립 국가임을 만천하에 선포한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지난 방송에서 저희가 소개해 드린 리 태조, 레 태조와 마찬가지로 딘 선황도 베트남 민족 영웅 14인* 중 한 분으로 추앙되었습니다. 

홍응옥: 호안끼엠 호수를 감싸는 이 심장부와 같은 거리에 딘띠엔호앙이라는 이름을 붙인 건, 정말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리 태조 황제가 탕롱(하노이의 옛 이름)으로 수도를 옮겨 천년 번영의 문을 열었다면, 딘 선황 황제는 그에 앞서 자주독립의 기틀을 다진 ‘뿌리’와도 같은 존재니까요. 실제로 딘띠엔호앙 거리는 리 태조 동상과 공원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나라를 세운 분과 도읍을 정한 분, 베트남 역사의 두 거인이 시공을 초월해 나란히 호수를 지키고 있는 셈이죠. 참으로 뜻깊은 배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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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응옥: 21세기의 문을 활짝 연 오늘날, 딘띠엔호앙 거리는 하나의 역사 유적지를 넘어섰습니다. 하노이의 문화와 관광, 그리고 엔터테인먼트가 살아 숨 쉬는 국제적인 중심지로도 자리 잡았죠. 길이 약 900미터에 불과한 이 거리에는 역사 유적과 문화 시설이 촘촘히 모여 있어, 말 그대로 야외 박물관이라 불릴 만합니다.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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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응옥: 맞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하노이의 심장’이라 불리는 호안끼엠 호수의 상징들을 빼놓을 수 없겠죠. 바로 응옥선 사당과 테훅(Thê Húc) 다리, 그리고 붓(Bút)탑이 이루는 조화로운 풍경입니다. 응옥선(玉山) 사당은 호수 한가운데 섬에 자리 잡고 있지만, 그 입구와 상징물들은 딘띠엔호앙 거리의 인도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하나의 완벽한 공간을 이룹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독똔(Độc Tôn)산 위에 우뚝 솟은 붓탑이 가장 먼저 반겨주는데요, 여기엔 ‘따타인티엔’(Tả Thanh Thiên), 즉 ‘푸른 하늘에 글을 쓴다’라는 기개 넘치는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벼루를 상징하는 다이응이엔(Đài Nghiên) 즉 대연이라는 뜻의 건축물이 있는데, 일 년 중 특정 시기가 되면 붓탑의 그림자가 이 벼루 안으로 정확히 떨어진다고 하니, 참으로 신묘한 설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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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딘띠엔호앙 거리와 사당을 이어주는 붉은색 나무 다리, 바로 테훅 다리가 있죠. 아침 햇살이 머무는 곳이라는 아름다운 뜻을 가진 이 다리는 그 우아한 곡선미 덕분에 하노이를 대표하는 사진 명소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응옥선 사당 본전은 쩐 흥 다오(Trần Hưng Đạo‧陳興道) 장군과 문창제군(Văn Xương Đế Quân)을 모시는 곳으로, 유교, 불교, 도교가 어우러진 베트남 특유의 종교적 관용과 문무를 겸비한 정신을 잘 보여줍니다. 

뚱응옥: 네, 응옥선 사당 맞은편을 보시면 또 다른 흥미로운 역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바끼에우 사당인데요. 이곳은 베트남 민속 신앙의 ‘4대 불사신’ 중 하나인 리에우 하인(Liễu Hạnh) 성모를 모시는 신성한 곳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곳의 구조가 참 독특합니다. 프랑스 식민 시절 도로 확장 공사로 인해 사당의 정문인 삼관문은 호수 쪽에 남고, 본전은 길 건너편에 떨어지게 된 것이죠. 식민지 시대의 도시 계획이 남긴 상처이자, 동시에 독특한 경관이 된 셈입니다. 내부에는 1798년에 주조된 동종을 비롯해 귀중한 유물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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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응옥: 시선을 호수의 동남쪽, 우체국 건물 맞은편으로 돌려볼까요? 그곳엔 벽돌로 쌓은 3층짜리 탑, 호아퐁(Hòa Phong) 탑이 외롭게 서 있습니다. 옛 거대했던 바오언(Báo Ân, 보은) 사원이 사라지고 유일하게 남은 흔적인데요, 본래 사원의 후문으로서 호수에서 불어오는 온화한 바람을 맞이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딘띠엔호앙 거리 79번지에는 현재 하노이 인민위원회 청사가 자리하고 있는데요. 과거 프랑스 식민 정부의 시장 관저로 쓰였던 이 건물은 전형적인 프랑스 관공서 양식의 정교한 장식을 보여주며, 도시 행정의 권위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뚱응옥: 하지만 딘띠엔호앙 거리가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건 아닙니다. 주말이 되면 이곳은 보행자 거리로 변신해 활기가 넘치죠. 하노이의 젊은 에너지를 느끼고 싶으시다면, 꼭 주말에 방문해 보시길 권합니다. 현대적인 젊음과 베트남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이 어우러진, 아주 특별한 공기를 마실 수 있을 테니까요. 

홍응옥: 네, 지금까지 저희는 하노이의 딘띠엔호앙 거리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제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왔는데요. 끝까지 함께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베트남을 하나씩 알아가는 여정 속에서, 혹시 이름이 궁금한 지명이나 거리가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저희 VOV5 한국어 프로그램 웹사이트나 팬페이지 댓글, 또는 이메일 vov5.korea@gmail.com으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뚱응옥: 네, 청취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거리 추천도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동네도 소개해 줬으면 좋겠다” 하는 곳이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그럼 오늘 방송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베트남 14대 민족 영웅 명단.

베트남 역사 속에서 국가를 건국하거나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낸 역사적 인물들로, 연대순에 따라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1. 국조 훙왕: 베트남 최초의 국가인 반랑(Văn Lang)국을 건국하여 민족의 기틀을 마련한 시조
  2. 하이 바 쯩 (Hai Bà Trưng - 쯩짝, 쯩니 자매): 후한의 지배에 항거하여 대규모 봉기를 주도했으며, 2세기 이상 이어진 중국 지배기에 맞서 독립을 쟁취한 영웅
  3. 리 남 데(Lý Nam Đế - 이비): 만춘(Vạn Xuân)국을 세우고 전 이조(前 李朝)를 개창한 인물
  4. 응오 꾸옌 (Ngô Quyền): 938년 박당강 전투에서 남한(南漢)군을 격파하여 1,000년에 걸친 중국의 지배를 종식하고 자주독립을 실현한 인물
  5. 딘 보 린 (Đinh Bộ Lĩnh - 딘 선황): '12사군의 난'을 평정하고 국가를 통일하여 정조(Đinh)를 세운 인물
  6. 레 호안 (Lê Hoàn - 레 다이 하인): 전레 왕조의 창건자로, 북방의 송나라와 남방의 참파군을 물리친 공적이 있는 인물
  7. 리 꽁 우언 (Lý Công Uẩn - 리 태조): 리 왕조를 창건하고 수도를 호아르에서 오늘날의 하노이인 탕롱(Thăng Long)으로 천도한 황제
  8. 리 트엉 끼엣 (Lý Thường Kiệt): 리 왕조 시대의 명장으로, 송나라의 침공을 저지했으며 베트남 최초의 독립 선언서로 평가받는 시 '남국산하(Nam quốc sơn hà)'의 저자
  9. 쩐 인종 (Trần Nhân Tông): 원나라(몽골)의 침공을 두 차례나 막아낸 명군이며, 베트남 독자적인 불교 종파인 죽림선파를 창시함
  10. 쩐 흥 다오 (Trần Hưng Đạo): 원나라의 대규모 침공을 세 차례나 물리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국공(國公)이자 베트남 최고의 명장
  11. 레 러이 (Lê Lợi - 레 태조): 람선 봉기를 주도하여 명나라 군대를 몰아내고 후레 왕조를 세운 인물
  12. 응우옌 짜이 (Nguyễn Trãi): 람선 봉기의 주역 중 한 명으로 뛰어난 정치가이자 문학가이며, 독립의 기쁨을 노래한 '평오대고(Bình Ngô đại cáo)' 저술
  13. 응우옌 후에 (Nguyễn Huệ - 광중): 떠이선(Tây Sơn) 왕조를 이끌며 청나라와 시암(태국)의 군대를 연파한 전술의 천재로 칭송받는 인물
  14. 호찌민(Hồ Chí Minh) 주석: 현대 베트남의 국부로, 베트남의 독립과 해방을 이끌었으며 베트남 민주 공화국을 선포한 위대한 영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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