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54회: 반푹(Vạn Phúc) 길

(VOVWORLD) - 하동(Hà Đông) 지역에 위치한 반푹 길은 명실상부한 베트남의 ‘비단 마을’로 불리는 곳이죠. 이곳은 과거 왕실에 진상하던 천년 직조 기술의 정수가 모여 있는 대표적인 문화 명소입니다. 길의 주축은 약 1km 정도로 아담한 편인데요. 동쪽과 북쪽으로는 고즈넉한 뉴에(Nhuệ) 강이 흐르고, 서쪽으로는 또흐우(Tố Hữu) 길과 이어져 접근도 편한 편입니다.

홍응옥: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고, 다채로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 베트남! 베트남 거리마다 깃들어 있는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시간,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입니다. 안녕하세요, 주변에 보이는 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설명해야 직성이 풀리는, ‘설명봇’ MZ 기자 홍응옥입니다.

뚱응옥: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도시 산책을 즐기면서 길거리 구석구석을 탐방하는 거리 탐방가 뚱응옥입니다. 오늘도 코너를 홍응옥 씨, 그리고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홍응옥: 사랑하는 청취자 여러분, 천년의 역사를 품은 수도 하노이를 떠올리면 무엇이 가장 먼저 생각나시나요? 아마 많은 분이 항쫑(Hàng Trống) 민화, 밧짱(Bát Tràng) 도자기, 그리고 반푹(Vạn Phúc) 비단처럼 하노이를 대표하는 전통 수공예를 떠올리실 텐데요. 오늘은 ‘반푹 비단’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져 온 장인 정신, 그리고 그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반푹(Vạn Phúc) 길을 함께 더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54회: 반푹(Vạn Phúc) 길 - ảnh 1

뚱응옥: 네, 맞습니다. 하동(Hà Đông) 지역에 위치한 반푹 길은 명실상부한 베트남의 ‘비단 마을’로 불리는 곳이죠. 이곳은 과거 왕실에 진상하던 천년 직조 기술의 정수가 모여 있는 대표적인 문화 명소입니다. 길의 주축은 약 1km 정도로 아담한 편인데요. 동쪽과 북쪽으로는 고즈넉한 뉴에(Nhuệ) 강이 흐르고, 서쪽으로는 또흐우(Tố Hữu) 길과 이어져 접근도 편한 편입니다.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54회: 반푹(Vạn Phúc) 길 - ảnh 2

홍응옥: 이 길의 역사는 단순히 오래된 건축물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무려 천 년이라는 유구한 시간 속에 뿌리내린 전통 공예 마을의 이야기와 함께합니다. 마을의 기록과 비석에 따르면, 이곳의 원래 이름은 ‘반바오(Vạn Bảo)’였다고 합니다. 봉건 시대에는 ‘선남(Sơn Nam)’진 트엉타인오아이(Thượng Thanh Oai)총 트엉타인오아이면 속해 있었는데요. 당시 행정 중심지와는 ‘꺼우암(Cầu Am)’이라는 강을 사이에 두고 동떨어져 있는 벽지였던 탓에, 이후 행정 구역이 여러 번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죠. 그러다 19세기 말, 당시 황제이었던 타인 타이(Thành Thái‧成泰)의 본명인 ‘바오 런(Bảo Lân)’에 들어간 ‘바오(Bảo)’ 자를 피하기 위해(피휘/避諱: 왕의 이름과 같은 글자를 사용하는 것을 금기시하던 동양의 전통) 오늘날의 이름인 ‘반푹’으로 바뀌었다고 전해집니다.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54회: 반푹(Vạn Phúc) 길 - ảnh 3

뚱응옥: 맞습니다. 사실 반푹 마을 주민들에게 비단을 짜는 일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마을의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죠.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반푹은 베트남에서 가장 오래되고 정교한 천연 비단실 생산지로 명성이 자자합니다. 마을 전설에 따르면, 9~10세기 무렵 비단의 시조(A Lã Thị Nương‧아 라 티 느엉: 마을에서 신처럼 모시는 기술의 창시자)께서 마을 주민들에게 비단 짜는 기술을 처음 전수했다고 해요. 특히 리(Lý) 왕조와 응우옌(Nguyễn) 왕조 시절, 반푹 비단은 그야말로 황금기를 맞이했습니다. 왕실의 의복이나 고위 관료들의 관복을 만드는 데 반푹의 비단이 선택될 정도였으니까요. 

반푹 비단은 부드러움과 공기가 잘 통하는 쾌적함이 일품이라, 입는 사람에게 더할 나위 없는 고급스러움을 선사합니다. 특히 자연 약초로 물들인 천연 염색과 정교한 문양 덕분에,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은은한 광택을 자랑하죠. 이런 반푹 비단의 위상은 베트남 국내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이미 1931년과 1932년에 프랑스 마르세유(Marseille)와 파리에서 열린 국제 박람회에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당시 서구 전문가들 사이에서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가장 정교한 수공예품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54회: 반푹(Vạn Phúc) 길 - ảnh 4

홍응옥: 최근 수십 년 사이 반푹 길은 시골의 모습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도로로 빠르게 변해왔습니다. 이러한 도시화는 단순히 건물의 모습만 바꾼 게 아니라 지역 경제의 흐름도 바꿔 놓았습니다. 덕분에 이곳은 하노이의 현대적인 ‘전통 공예 관광 중심지’로 우뚝 섰죠. 하지만 이런 변화 속에서도 반푹의 비단 제조 기술은 면면히 이어져 내려와, 이제는 베트남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54회: 반푹(Vạn Phúc) 길 - ảnh 5

반푹 비단이 다른 곳과 차원이 다른 이유는 바로 루어 번(Lụa vân)이라 불리는 ‘무늬 비단’ 직조 기술 때문입니다. 이 기술은 반푹 장인들이 보여주는 예술의 결정체이자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천의 앞 뒷면에 문양이 입체적으로 나타나도록 짜여 있어, 움직일 때마다 빛에 따라 오묘한 광택이 흐르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직 반푹 비단만이 앞뒤 구분이 없는 양면 무늬 비단을 완벽하게 짜낼 수 있는데, 문양이 선명하면서도 올이 추호도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특히 장수와 번영을 상징하는 용과 봉황, 혹은 구름무늬 같은 문양들은 미적 아름다움은 물론 풍수적 의미까지 듬뿍 담고 있죠.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는 오늘날에도 이곳 장인들은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하는 수작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이곳의 비단은 단순한 옷감을 넘어 장인의 혼이 깃든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54회: 반푹(Vạn Phúc) 길 - ảnh 6

뚱응옥: 오늘날 반푹 길의 풍경은 고즈넉한 옛 집들과 세련된 신도시 구역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또흐우 길과 같은 널찍한 도로들이 시원하게 뚫리면서 물자 유통과 관광객 방문이 무척 수월해졌죠. 이제 이곳 경제는 단순히 원단을 파는 수준을 넘어, 디자이너 의류나 액세서리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과 체험형 관광 서비스로 그 중심축이 이동했습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은 독특한 수공예 제작 과정을 직접 보고 느끼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곤 합니다. 

이 길을 걷다 보면 반푹(Vạn Phúc) 사원이라는 오래된 사찰을 만나게 되는데요. 마을 중심에 자리 잡은 이 절은 평화롭고 정적인 분위기가 일품입니다. 베트남 북부 전형적인 사찰 건축 양식인 거대한 뱅갈고무나무, 마을 우물과 앞마당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사람들은 마음의 평안을 찾고 잠시나마 일상의 시름을 잊곤 합니다.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54회: 반푹(Vạn Phúc) 길 - ảnh 7

홍응옥: 그리고 반푹 마을에는 아주 특별한 장소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호찌민 주석 기념관’인데요. 1946년 전국적인 항전이 시작되던 긴박한 시기에 호찌민 주석께서 머물며 집무를 보셨던 곳입니다. 고풍스러운 프랑스식 건축물인 이곳에는 주석께서 ≪전국 항전 호소문≫을 집필하시던 당시의 소중한 유물들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습니다.

여러 차례 보수 작업을 거쳤지만, 주석께서 머무시던 당시의 구조를 원형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1층은 호찌민 주석의 활동과 반푹 지역의 혁명 전통을 보여주는 전시실로, 2층은 당시 사용하시던 가구와 물품들이 배치되어 있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줍니다. 

뚱응옥: 특히 기쁜 소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지난 2025년 2월, 반푹 비단 마을은 밧짱 도자기 마을과 함께 세계적인 ‘창의 공예 도시 네트워크’에 공식 가입했습니다. 베트남 전통 공예 마을 중에서는 최초로 이 네트워크의 일원이 된 것인데요. 이번 사건은 전통 공예가 미래로 나아가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54회: 반푹(Vạn Phúc) 길 - ảnh 8

만약 여러분께서 반푹 마을을 방문하신다면, 마을 입구에 있는 약 100m 정도의 포토존 거리를 절대 놓치지 마세요. 시기마다 수백 개의 알록달록한 우산이나 전통 등불, 혹은 베트남 국기인 붉은 금성홍기가 하늘을 뒤덮어 장관을 이룹니다. 햇살이 좋은 날, 우산 사이로 빛이 쏟아져 내릴 때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어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젊은이들로 붐빕니다. 

홍응옥: 네, 이렇게 해서 오늘은 하노이 반푹 길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이제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왔는데요. 끝까지 함께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베트남을 하나씩 알아가는 여정 속에서, 혹시 이름이 궁금한 지명이나 거리가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저희 VOV5 한국어 프로그램 웹사이트나 팬페이지 댓글, 또는 이메일 vov5.korea@gmail.com으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뚱응옥: 네, 청취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거리 추천도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동네도 소개해 줬으면 좋겠다” 하는 곳이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그럼 오늘 방송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피드백

candyindaeyong

이 프로그램을 만드신 분들의 정성과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정말 유익한 프로그램이네요. 제작진 여러분, 힘내세요!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