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VWORLD) - 글로벌 경제의 성장 동력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관세 장벽’을 통한 보호무역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다국적 기업, 특히 베트남의 핵심 전략 투자국인 한국과 일본 기업에 ‘이중고(二重苦)’를 안기고 있다. 베트남이 ‘글로벌 최저한세(GMT)’ 도입과 주요국의 기술무역장벽에 신속히 대응하는 정책은 베트남이 안전하고 매력적인 외국인직접투자(FDI)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새로운 ‘관세 장벽’의 도전
여러 선진국이 자국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 장벽을 높이는 가운데 베트남은 두 가지 시스템적 변수에 직면해 있다. 하나는 글로벌 최저한세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이다.
각종 세관 장벽은 베트남의 주요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사진: VOV) |
글로벌 최저한세는 연결매출액이 7억 5,000만 유로(약 1조 2천억 원) 이상인 기업에 대해 최소 15%의 실효세율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과 일본의 첨단기술 프로젝트들은 매력적인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아왔다. 그러나 글로벌 최저한세 규정에 따라, 삼성이나 LG와 같은 대기업이 이러한 세제 혜택으로 인해 베트남에서 실제 세율이 5~7% 수준에 머물 경우, 15%의 부족분은 본사 소재지 국가(한국, 일본 등)가 ‘보충세’ 형태로 거둬간다. 이로써 베트남의 저세율 인센티브는 다국적 기업들에게서 경제적 효용이 크게 감소한다.
또한 글로벌 최저한세 외에도, 베트남에서 생산하여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및 일본 투자 기업들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 행정부가 발표한 상호관세 정책에 따라 20%의 관세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관세 장벽’에 대한 큰 압박 속에서 팜 민 찐 총리는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우리는 베트남의 문화와 지혜를 바탕으로 한 침착한 자세로 사태를 처리해야 합니다. 창의적이고 유연하며 상황에 적합하되 효율적이어야 하며, 특히 다른 시장과의 협력 및 촉진, 시장 다변화, 제품 다변화, 다른 지역과의 공급망 다변화 등 파트너들과 ‘어려움 분담’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핵심 투자국인 한국과 일본
한국과 일본은 베트남의 두 거대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전략적이며 장기적인 의지를 가진 투자국이다.
한국은 2025년 초까지 누적 직접투자액이 920억 달러(약 130조 원) 이상에 달하며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자본은 주로 첨단 제조, 가공 분야에 집중돼 있다.
일본 역시 누적 투자액 약 783억 달러(약 110조 원)로 FDI 3위를 차지하는 중요한 경제 파트너이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가 2024년 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진출 일본 기업의 56.1%가 향후 1~2년 내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요 이유는 ‘시장 규모와 성장 잠재력’으로, 베트남이 전략적인 생산 및 소비 허브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윈-윈’하기 위한 베트남 정부의 노력
세제 혜택의 매력이 줄어든 이후에도 첨단 기술 프로젝트를 지속 유지하고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베트남은 한국 및 일본 기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는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VKFTA),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양자 및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노력이 포함된다. 또한, 베트남 정부의 한‧일 기업 공동체에 대한 지원은 고위급 인사들의 정치적 약속과 정례적인 대화 체제를 통해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팜 민 찐 총리는 지난 3월 일본 기업들과의 만남에서 △외국인 투자 경제 부문의 핵심성 보장 △투자자의 정당한 권익 보장 △정치적 안정과 투자유치 정책의 일관성 보장 등 ‘3대 보장’을 약속했다.
‘2025년 국세‧관세 정책 대화’의 모습 |
최근 9월 30일에는 베트남 재정부가 주베트남 한국 대사관과 공동으로 ‘2025년 국세‧관세 정책 대화’를 열어 기업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까오 아인 뚜언(Cao Anh Tuấn) 재정부 차관은 한국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동행, 경청,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재정부는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공동체의 긍정적인 피드백과 솔직하고 건설적인 기여를 기대합니다. 이는 세관 및 세제 정책의 투명성, 구체성 제고를 위한 개혁과 완비에 도움이 될 것이며, 기업들이 세관 및 세제 정책을 완벽하고 신속하며 편리하게 이행하도록 지원하여 투자 및 수출을 장려하고 베트남의 세계와 지역 경제 통합 과정에서 국제 관행과 약속에 부합하도록 기여할 것입니다.”
글로벌 관세 장벽으로 인한 도전은 피할 수 없지만, 베트남은 확고한 정치적 의지, FTA 활용 강화, 비관세 수단으로의 인센티브 모델 전환, 투명한 대화 체제 등을 통해 ‘이익은 조화롭게, 위험은 공유하며’ 외국인 투자자들과 윈-윈 관계를 하려는 높은 유연성과 결의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격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베트남이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새로운 고품질 FDI 물결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지속 유치하는 데 핵심 요인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베트남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여 민족 도약의 시대 속 경제를 강력히 발전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