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응옥: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고, 다채로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 베트남! 베트남 거리마다 깃들어 있는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시간,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입니다. 안녕하세요, 주변에 보이는 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설명해야 직성이 풀리는, ‘설명봇’ MZ 기자 홍응옥입니다.

뚱응옥: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도시 산책을 즐기면서 길거리 구석구석을 탐방하는 거리 탐방가 뚱응옥입니다. 오늘도 이 코너를 홍응옥 씨, 그리고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홍응옥: 네, 수도 하노이의 거리를 발견해 나가는 여정, 오늘도 계속됩니다. 오늘은 말이죠, 아주 엄숙하면서도 정통적인 분위기를 풍기지만, 동시에 푸릇푸릇한 가로수들이 그늘을 짙게 드리워 이루 말할 수 없이 낭만적인 거리를 하나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바로, 레홍퐁(Lê Hồng Phong) 거리입니다.

뚱응옥: 아, 그 전에 우리 청취자 여러분께, 특히 차량 호출 앱을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께 ‘작은 꿀팁’을 하나 살짝 귀띔해 드려야 할 것 같네요. 하노이에는 ‘레홍퐁’이라는 이름을 가진 거리가 두 곳이나 있거든요! 하나는 하동(Hà Đông) 지역에 위치한 길이 약 885미터의 거리인데요. 하동 시장 바로 맞은편에 있어서, 현지인들의 삶이 묻어나는 아주 북적북적한 동네랍니다. 역동적이고 생생한 하노이 시민들의 일상을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이곳으로 가시면 되죠. 하지만, 오늘 우리가 함께 이야기 나눌 곳은 바로 바딘(Ba Đình)동 중심부에 위치한 레홍퐁 거리입니다.

홍응옥: 네, 맞습니다. 바딘 중심에 자리한 이 레홍퐁 거리는 길이가 약 730미터 정도 되는데요. 호앙지에우(Hoàng Diệu) 거리와 디엔비엔푸(Điện Biên Phủ) 길이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해, 응옥하(Ngọc Hà) 거리에서 끝을 맺습니다. 참, 아주 특별한 소식도 하나 있는데요. 하노이의 최신 행정구역 개편 계획에 따라, 지난 2025년 7월 1일부터 이 지역은 공식적으로 새로운 바딘동에 속하게 되었답니다.

뚱응옥: 지금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프랑스식 저택들이 자리하고 있지만요, 아주 먼 옛날 봉건 시대에 이 일대는 무척이나 신성한 공간이었습니다. 한국 청취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자면요, 서울에 조선 왕조의 숨결이 깃든 유적지들이 보존되어 있는 것처럼, 하노이의 레홍퐁 거리는 옛 응우옌 왕조 시절, 탕롱 황성의 보미에우(Võ Miếu, 무묘) 입구 인근을 지나던 유서 깊은 곳이랍니다.

홍응옥: 네, 맞습니다. 그 옛날, 뛰어난 인물들의 공로를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문묘, 무묘, 의묘가 세워졌는데요. 이것이 바로 옛 탕롱 황성의 특별한 풍경을 만들어냈죠. 탕롱 무묘는 1740년 찐 조아인(Trịnh Doanh) 군주에 의해 건립되었고, 무성왕 태공망을 비롯해 흥도대왕 쩐 꾸옥 뚜언(Trần Quốc Tuấn)과 같은 역사 속 걸출한 명장들을 모시는 곳이었습니다. 참, 이 무묘를 문묘 옆에 나란히 둔 것은요, 옛 베트남 선조들의 ‘문무겸전(文武兼全)’ 사상을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프랑스 식민지 시절 하노이가 점령되면서, 새로운 행정 구역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이 웅장한 건축물은 철거되고 말았습니다.

뚱응옥: 20세기 초, 제1차 식민지 수탈기에 프랑스인들은 옛 하노이성 서쪽에 행정 및 군사 구역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레홍퐁 거리는 이 일대를 현대적인 도시 기준에 맞춘 유럽인 거리, 즉 ‘Quartier Européen’으로 개발하려는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죠. 그래서 1909년, 프랑스인들은 이곳을 조바니넬리 대로(Boulevard Giovaninelly)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여기서 거리를 뜻하는 일반적인 단어가 아니라 ‘대로’라는 단어를 썼다는 것만 봐도, 이 길이 얼마나 널찍하고, 보도가 넓으며, 가로수가 잘 정돈된 격조 있는 도로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홍응옥: 그런데 말이죠, 역사의 수레바퀴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1945년 당시 하노이 시장이었던 쩐 반 라이(Trần Văn Lai) 시장이 이른바 ‘거리 이름 혁명’을 일으켰거든요. 그는 이 대로의 이름을 중국의 위대한 혁명가의 이름을 따서 똔쭝선(Tôn Trung Sơn, 즉 孫中山‧쑨중산)거리로 바꿨습니다. 그 후 프랑스가 다시 점령했던 시기인 1947년부터 1954년까지는, 프랑스 항쟁 근왕운동을 이끌었던 대신 똔 텃 투옛(Tôn Thất Thuyết)의 이름을 따서 불리기도 했죠. 그리고 마침내, 1954년 10월 10일 수도 해방일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 거리는 레홍퐁이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뚱응옥: 청취자 여러분, 이 거리의 이름이 된 인물, 레 홍 퐁 지도자는 1935년 3월부터 1936년 7월까지 인도차이나 공산당 서기장을 지내며, 베트남 민족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친 우수한 공산주의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저희와 함께 이 역사적 인물의 굴곡진 삶과 빛나는 업적을 천천히 되짚어 보실까요?

홍응옥: 네, 고(故) 레 홍 퐁(1902~1942) 당 서기장의 본명은 레 후이 조안(Lê Huy Doãn)으로, 중부 지방 응에안(Nghệ An)성 흥응우옌(Hưng Nguyên)면 동통(Đông Thông)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응에안성은 본래 위대한 애국자들을 배출한 땅으로 유명하죠. 레홍퐁 전 당 서기장은 이 땅이 낳은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의 혁명 여정은 국경을 넘어 세계 혁명의 중심지들을 이어주는 거대한 발자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24년 중국 광저우로 건너간 그는 호찌민 주석, 당시 응우옌 아이 꾸옥(Nguyễn Ái Quốc)의 지도와 소개를 받아 황푸 군관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또한 그는 떰떰사(Tâm Tâm Xã)와 베트남 청년혁명동지회의 초기 핵심 멤버이기도 했습니다.

뚱응옥: 세상에,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레닌그라드(Leningrad)의 항공 학교와 모스크바의 동방 대학교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소련에서 조종사 과정을 졸업한 최초의 베트남인이 되었죠. 이는 베트남 혁명가가 현대 과학기술을 빠르게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이후 1935년 마카오에서 열린 인도차이나 공산당 제1차 대회에서 그는 당 서기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고향인 응에안과 하띤(Hà Tĩnh) 지역의 소비에트 운동 이후, 베트남 국내 혁명 운동이 유혈 탄압을 받던 그 가장 캄캄하고 혹독했던 시기에, 든든한 ‘선장’ 역할을 해낸 것입니다.

홍응옥: 하지만 1939년 6월, 그는 사이공에서 프랑스 식민 당국에 처음 체포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1940년 초에 두 번째로 체포되어 ‘지옥의 섬’이라 불리던 꼰다오(Côn Đảo) 감옥으로 유배되죠. 야만적인 고문 끝에 기력이 다한 그는 결국 1942년 9월 6일 순국했습니다. 그는 숨을 거두기 전, 우리 가슴을 울리는 유언을 남겼는데요. “당에 꼭 전해주시오. 이 레 홍 퐁은 마지막 순간까지 혁명의 영광스러운 승리를 굳게 믿고 있다고 말이오”라고 합니다. 호찌민 주석의 가장 뛰어난 제자 중 한 명이었던 레 홍 퐁 전 당 서기장은 자신의 희생으로 혁명이라는 나무에 꽃을 피워낸 인물이었습니다.

뚱응옥: 역사의 굴곡을 뒤로한 채, 오늘날의 레홍퐁 거리는 매력적인 풍경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 청취자 여러분, 혹시 서울 덕수궁 돌담길 옆 정동길을 거닐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마 레홍퐁 거리에 오시면 그곳과 비슷한 아늑한 분위기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이 거리는 마치 프랑스 건축물의 전시장 같다고도 불리는데요. 1888년부터 1954년 사이에 지어진 이곳의 저택들은요, 경사진 붉은 기와지붕에,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도록 아주 두꺼운 벽을 가진 것이 특징이랍니다. 특히나 싱그러운 초록색 나무 덧문과 예술적인 곡선이 살아있는 철제 발코니가 아주 인상적이죠. 거리 초입에 자리한 2번지 저택이 아주 대표적인데요. 프랑스 식민 시절 상류층의 라이프스타일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 건물은, 지금도 중요한 외교 리셉션 장소로 쓰이고 있답니다.

홍응옥: 네 맞아요. 게다가 오늘날의 레홍퐁 거리는요, 자연석으로 깔린 널찍한 인도와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고목들이 어우러져서 정말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주로 싸끄(xà cừ)나무와 사오덴(sao đen) 나무가 심어져 있는데요. 풍성한 나뭇잎들이 도로 전체를 포근하게 덮어주어, 도심 한가운데에 한 폭의 그림 같은 초록빛 터널을 만들어주죠. 바로 이런 점이 이 거리를 그토록 시적이고 평화롭게 만들어주는 매력 포인트랍니다. 하노이의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발길을 멈출 수밖에 없는 곳이죠.

뚱응옥: 그런데 말이죠, 이 거리가 단지 낭만적이기만 한 건 아닙니다. 수도 하노이에서 가장 안전한 외교의 중심축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거든요. 길을 따라 대사관들이 줄지어 있는데요, 4번지는 스페인, 5번지는 루마니아, 6번지는 우크라이나, 6A번지는 아제르바이잔, 10번지는 쿠웨이트, 그리고 바로 인근에 독일 대사관까지 자리하고 있습니다. 외교 구역이다 보니 보안이 매우 철저해서요, 베트남 특유의 시끌벅적한 길거리 노점상은 이 부근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아주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죠.

홍응옥: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습니다. 하노이 바딘동 레홍퐁 거리 16번지, 수도의 정치와 외교 중심지라는 핵심적인 위치에 자리한 곳인데요. 바로 베트남 정부 전자정보포털 본부입니다. 이곳은 정부와 국민, 그리고 국제사회를 이어주는 중요한 디지털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핵심 멀티미디어 언론·정보 기관으로서, 정부와 총리의 공식 정보를 관리하고 발표할 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각 부처와 지방의 행정 데이터를 통합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죠. 건축물 자체는 고풍스럽고 장엄한 선이 돋보이는 전형적인 옛 프랑스 건축 양식을 띠고 있어 역사적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동시에 내부에는 24시간 계속되는 정보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현대적인 기술 인프라가 갖춰져 있습니다.

뚱응옥: 참, 이 낭만적인 거리 곳곳에는요, 오래된 나무 아래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쉬어갈 수 있는 운치 있는 카페들도 많답니다. 하노이의 숨 가쁜 일상 속에서, 여러분도 잠시 이곳에 들러 여유로운 쉼표를 하나 찍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홍응옥: 분명 여러분도 이 거리의 매력에 빠지게 되실 겁니다. 지금까지 저희는 하노이의 레홍퐁 거리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제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왔는데요. 끝까지 함께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베트남을 하나씩 알아가는 여정 속에서, 혹시 이름이 궁금한 지명이나 거리가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저희 VOV5 한국어 프로그램 웹사이트나 팬페이지 댓글, 또는 이메일 vov5.korea@gmail.com으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뚱응옥: 네, 청취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거리 추천도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동네도 소개해 줬으면 좋겠다” 하는 곳이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그럼 오늘 방송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