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북부에 꽌호(Quan họ)와 까쭈(Ca trù)가 있고, 중부에 호코안(Hò khoan)과 바이쪼이(Bài chòi)가 있다면, 남부에는 메콩강 유역 사람들의 영혼이라 불리는 독특한 음악 문화가 있습니다. 바로 남부 던까따이뜨(Đờn ca tài tử)입니다. 던까따이뜨는 19세기 말 후에(Huế) 궁중음악과 남부 민속음악이 결합하면서 형성되었습니다. 마을 서낭당과 강변, 과수원 등에서 음악을 사랑하는 재인(才人)들이 모여 연주하던 자리에서 시작되어, 점차 남부 사람들의 특색 있는 문화 활동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 예술의 기초는 스무 개의 기본 악곡(二十本祖曲)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네 개의 큰 계통으로 나뉩니다. 육북곡(六北曲)은 봄을 상징하며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지닙니다. 칠하곡(七夏曲) 은 여름을 상징하며 장중하고 위엄 있는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삼남곡(三南曲) 은 가을을 상징하며 깊고 서정적인 감성을 표현합니다. 사원곡(四怨曲) 은 겨울을 상징하며 애절함과 비애를 담아냅니다.

오늘은 이 네 계통을 대표하는 네 작품을 통해 남부 사람들의 마음속 사계절을 함께 여행해 보겠습니다.

프로그램의 첫 곡은 육북곡 계통의 대표 악곡인 「유수장(流水長, Lưu Thủy Trường)」입니다. 도안 즈(Đoàn Dự) 우수예술인의 연주와 함께 동양 문화권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정 이야기로 꼽히는 백아(伯牙)와 종자기(鍾子期)의 고사를 만나보겠습니다.

백아가 자신의 마음을 담아 거문고를 타면, 그 뜻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종자기뿐이었습니다. 종자기가 세상을 떠난 뒤, 백아는 거문고를 깨뜨리고 다시는 연주하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세상에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사람이 더 이상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수장」을 들을 때 우리는 단순히 음악의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진정한 우정의 소중함 또한 느끼게 됩니다. 그럼 함께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 LƯU THỦY TRƯỜNG – BÁ NHA TỬ KỲ ♫

이어서 들려드릴 곡은 칠하곡 계통의 대표 악곡 「오대하(五對下, Ngũ Đối Hạ)」 입니다. 민속예술인 박 후에(Bạch Huệ)가 노래하는 「벗을 애도하며(Khóc Bạn)」입니다. 북곡이 밝고 활기찬 정서를 담고 있다면, 하곡은 보다 장중하고 품격 있는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그중에서도 「오대하」는 균형 잡힌 구조와 안정된 리듬, 그리고 비교적 높은 연주 기교로 유명합니다.

노래 벗을 애도하며」에서는 먼저 세상을 떠난 벗에 대한 깊은 그리움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은 비탄에 잠긴 울음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함께한 우정에 대한 조용한 회상입니다. 악기의 선율은 마치 지나간 날들을 이야기하는 한 편의 고백처럼 들려옵니다. 함께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 NGŨ ĐỐI HẠ – KHÓC BẠN ♫

청취자 여러분, 던까따이뜨 음악에서 가을은 남쑤언(南春, Nam Xuân), 남아이(南哀, Nam Ai), 남다오(南倒, Nam Đảo)로 대표되는 삼남곡이 상징합니다. 이들 악곡은 특히 깊은 감정의 세계를 담고 있어, 사색과 회상, 그리고 인간 내면의 섬세한 울림을 표현하는 데 뛰어납니다. 다음 곡은 남쑤언과 남아이를 결합한 작품 「소혜의 직금회문(蘇惠의 織錦回文)」입니다. 1970~80년대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까이르엉(Cải lương) 명창이자 ‘슬픔의 여왕’으로 불렸던 웃 박 란(Út Bạch Lan) 예술인의 목소리로 만나보겠습니다.

남쑤언은 늦가을 햇살처럼 우아하고 차분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며, 남아이는 고요한 밤의 한숨처럼 깊고 애절한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이 두 곡조가 어우러질 때, 남편을 그리워하는 소혜의 이야기는 더욱 감동적으로 펼쳐지며, 부부애가 스며든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옵니다.

그럼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 NAM XUÂN – NAM AI TÔ HUỆ CHỨC CẨM HỒI VĂN ♫

오늘 프로그램의 마지막 곡은 사원곡 계통의 대표 악곡 「풍꺼우(鳳求, Phụng Cầu)」입니다. 우수예술인 타인 뚜옛(Thanh Tuyết)이 노래하는 「재회의 날(Ngày Trùng Hoan)」입니다.

북곡이 봄이고, 하곡이 여름이며, 남곡이 가을이라면, 사원곡은 던까따이뜨의 겨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계통은 인간 삶의 가장 깊은 감정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는 곡들입니다.

노래 「재회의 날」은 오랜 이별과 기다림 끝에 마침내 찾아온 상봉의 순간을 노래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의 기쁨은 화려하고 떠들썩한 환희가 아니라, 상실과 기다림을 경험한 사람들이 느끼는 깊고 조용한 행복에 가깝습니다.

그럼 마지막 곡을 함께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 PHỤNG CẦU – NGÀY TRÙNG HOAN ♫

청취자 여러분, 오늘 우리는 남부 던까따이뜨를 대표하는 네 개의 악곡 계통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유수장」의 경쾌한 즐거움, 「오대하」의 장중함, 「남쑤언 – 남아이」의 깊은 서정성, 그리고 「풍꺼우」의 풍부한 감정 세계까지. 이 모든 곡들은 깊이 있는 예술성과 대중적 친근함을 동시에 지닌 남부 음악 문화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던까따이뜨의 놀라운 점은 탄생한 지 100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생명력을 잃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음악은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줄 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우정과 사랑, 신의와 재회의 소망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베트남 멜로디 산책>과 함께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 시간에도 베트남의 음악이 들려주는 또 다른 이야기와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저는 진행자 티엔 타인이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