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현지 시간), 베트남계 프랑스인 환경 활동가이자 기자인 쩐 또 응아(Trần Tố Nga) 여사가 미국 화학 기업들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주목할 만한 새로운 진전이 있었다. 프랑스 검찰총장 대리인은 기업의 사법적 면책특권을 근거로 쩐 또 응아 여사의 소송을 기각했던 파리 항소법원의 판결을 파기할 것을 권고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법적 국면을 전환하고 사건의 본안 심리를 다시 열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중요한 단계로 평가받고 있다. 획기적인 판결을 앞두고 희망을 품은 쩐 또 응아 여사는 다음과 같이 심경을 밝혔다.

“대법원 심리를 맡은 수석 변호사가 승소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습니다. 만약 승소한다면, 이는 아무리 강하고 부유한 국가라 할지라도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새로운 국제법적 선례를 남기게 될 것입니다. 오늘 제 심경을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지난 수년간 이 투쟁에 제 평생을 바쳐왔기에 앞으로도 계속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프랑스 상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미셸 그레옴(Michelle Gréaume) 프랑스 공산당 상원의원은 쩐 또 응아 여사와 고엽제 피해자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전쟁 중 사용된 유해 화학물질로 인해 고통받는 전 세계 모든 피해자를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서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쩐 또 응아 여사의 사례와 관련하여, ㅐ 이들 피해자를 인정하는 데 있어 마땅히 짊어져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녀 자신은 물론 자녀와 손주들까지 모두 피해를 입었습니다. 프랑스는 이들을 보호하고, 권리를 증진하며, 지원해야 합니다. 저희 당의 입장은 총력 지원입니다. 저희는 끝까지 함께할 것이며,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 유죄 판결을 받고, 배상하며, 대가를 치르고, 무고한 사람들에게 저지른 과오를 인정하기를 바랍니다.”

프랑스 대법원의 상고심(원심 판결의 법령 위반 여부를 심사하는 재판)은 오는 6월 16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번 재판은 쩐 또 응아 여사의 개인의 사건을 넘어, 프랑스가 국제 사법 정의의 새로운 장을 열고 다국적 기업들이 군대에 공급한 제품의 위험성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도록 강제할 수 있는 중대한 기회가 될 것이다.

*베트남계 프랑스인이자 고엽제 피해자인 쩐 또 응아(1942년생) 여사는 몬산토(Monsanto), 다우케미칼(Dow Chemical) 등 14개 미국 다국적 화학 기업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법정 공방은 지난 2014년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응아 여사는 이들 기업이 베트남에서 치러진 전쟁 당시 미군 군사 작전에 사용될 다이옥신(Dioxin) 함유 제초제를 공급함으로써, 본인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대를 이은 후손들에게까지 심각한 신체적·유전적 피해를 초래했다고 고발하며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