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VWORLD) - 매년 5월, 초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연꽃이 피기 시작할 때면 베트남 전 국민과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들이 세계 문화 명인이자 베트남 민족의 영원한 국부인 호찌민 주석의 크나큰 업적을 기리며 깊이 추모한다. 특히 베트남과 각별한 인연과 애정을 지닌 외국 전문가들에게 호찌민 주석은 베트남 연구에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노부는 원래 시 읊기를 즐기지 않았지만,
옥중에 갇혀 할 일이 없는 몸이라,
시 읊는 것으로 무료한 세월 보내며
읊고 또 읊으며 자유의 날 기다리리라.”
≪옥중일기≫ 中
호찌민 주석의 모친 호앙 티 로안(Hoàng Thị Loan) 여사의 묘소를 찾은 안경환 교수 |
35년이 넘는 세월 동안 베트남과 끈끈한 인연을 이어온 베트남 하노이 응우옌짜이(Nguyễn Trãi) 대학 대외총장인 안경환 교수는 호찌민 주석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품고 있다. 외국인이지만 안 교수는 호찌민 주석의 생가를 무려 11차례나 방문했으며, ≪옥중일기≫(獄中日記)와 호찌민 주석 유언장 전문을 한국어로 직접 번역한 인물이다. 안경환 교수는 베트남의 거리 이름이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따서 지어지며, 거리와 지역의 규모를 통해 해당 인물이 베트남 역사에 미친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베트남 최대 경제 중심지의 이름이 호찌민 주석으로 명명된 것은, 호찌민 주석이 베트남 역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안경환 교수는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호찌민 주석은 1990년에 UNESCO에서 공인한 바와 같이 세계적인 문화 인물입니다. 만약 베트남에 호찌민 주석이 안 계셨더라면 과연 프랑스로부터 독립이 가능했을까? 그리고 1975년 4월 30일 베트남 통일은 가능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베트남의 역사에서 호찌민 주석의 영향력과 역할은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강합니다.”
후루타 모토오(Furuta Motoo) 교수 |
안경환 교수와 같은 평가를 공유하는 50년 넘게 베트남을 연구해 온 후루타 모토오(Furuta Motoo) 하노이 국립대학교 베트남-일본대학 총장은 현대 베트남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호찌민 주석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후루타 모토오 교수는 “호찌민 주석은 생전뿐만 아니라 별세 후 반세기가 넘도록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으며, 사실상 베트남 국민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계신다”며 “이러한 의미에서 호찌민 주석을 ‘완전무결한 위대한 영웅’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호찌민 주석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연구 과정, 그리고 그에 대해 받은 깊은 인상에 대해 공유하며, 안경환 교수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호찌민 주석의 작품을 번역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호찌민 주석의 애국, 애민, 애족 사상이었습니다. 호찌민 주석은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서 30년간이나 해외에서 활동했습니다. 또한 유언장에 나타난 애민사상 즉, 자신의 사후에 자신을 화장해 줄 것을 유언으로 남겼던 호 주석의 애민 사상이 아주 감명 깊었습니다. 만약 자신의 묘를 크게 만들면 농민들이 농사지을 땅이 줄어들어 농민들이 가난해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화장해 줄 것을 유언으로 남긴 것이었습니다.”
“나는 원래 베트남 국민의 대표로서,
요인을 만나러 중국에 온 것이라.
어찌하여 평지에 때아닌 풍파가 일어,
나를 감옥에 가두고 귀빈 대접하시는가!”
≪옥중일기≫ 中
하노이시 호찌민 묘소를 방문하는 안경환 교수 |
한일 양국의 전문가들은 호찌민 사상의 가치가 시대를 초월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호찌민 주석의 사상은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주의와 미국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두 차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남부 해방과 국가 통일을 이루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도 베트남 정책 결정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후루타 모토오 교수는 “호찌민 사상의 핵심은 민족적 정체성 발전과 국제사회 통합 간의 균형에 있다”며, “세계화가 심화되는 오늘날, 이 두 요소의 균형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측면에서 호찌민 사상은 인류 보편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경환 교수는 베트남이 지향하는 ‘도약의 시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럼 총비서(당 서기장)는 1986년 ‘도이머이’ 개혁 개방화 정책에 이어 ‘제2의 도이머이’로 일컬어지는 대규모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베트남 국가의 운명을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또 하나의 ‘8월 혁명’으로 생각합니다. 또 럼 총비서는 ‘달리면서 줄을 서는 정신(tinh thần "vừa chạy vừa xếp hàng)’으로 모든 업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당부하였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들입니다. 호찌민 주석의 가르침 가운데 ‘근검렴정(Cần, kiệm, liêm, chính)’과 ‘지공무사(chí công vô tư)’ 정신을 잘 살려 나간다면,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5 년까지 베트남은 확실하게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호찌민 주석의 삶과 업적, 사상에 대한 애정과 연구에 그치지 않고, 한국과 일본 전문가들은 호찌민 사상의 가치를 한국과 일본 국민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이는 베트남과 한국, 일본 간 우호 관계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안경환 교수는 ≪옥중일기≫ 한국어판 출간과 베트남에서의 출판 기념회를 가졌던 당시의 벅찬 감동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아름다운 추억이라면 2003년에 베트남친선협회총연합회(VUFO) 주관으로 하노이에서 한 번, 호찌민시 베한친선 협회 주관으로 호찌민시에서 한 번, 모두 2번에 걸쳐 호찌민 주석의 ≪옥중일기≫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것이 머리속에 깊게 남아 있습니다.”
한국 영산 대학교 베트남 광장을 방문하는 안경환 교수 |
최근 안경환 교수와 한베경제문화협회(약자: KOVECA‧코베카)는 오는 7월 서울에서 개최될 호찌민 주석 탄생 135주년 기념 도자기 전시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 교수는 또한 호찌민 주석에 대한 특별 강연을 계획 중이며, 이는 한국 국민들에게 베트남과 호찌민 주석을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일본 학자들이 호찌민 주석에 대해 제시한 심도 있는 시각은 국제적인 호찌민 연구 자료를 더욱 풍성하게 할 뿐만 아니라, 호찌민 주석의 사상과 도덕, 그리고 삶의 방식이 베트남 국경을 넘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켜 준다. 학문적 관점을 통해 호찌민 주석이 남긴 가치들은 총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조명되어, 베트남과 한국, 일본 간의 이해와 신뢰, 협력을 위한 견고한 토대를 마련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들 한국과 일본 학자들의 연구와 기여는 현재와 미래에 베트남과 협력 국가들 간의 우호 증진과 지속 가능한 관계 발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