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초 중부 문화 관광 도시 후에(Huế)시에서 열린 ‘2026 베트남-일본 지방 협력 포럼’에서 레 민 흥(Lê Minh Hưng) 총리는 협력 방식의 변화를 주문했다.

“양국의 우호 협력 관계와 고위급 지도자들의 방향성을 바탕으로, 양측의 지방정부와 기업들이 선도적인 역할과 혁신 정신을 발휘하여 협력에 대한 사고방식과 접근 방식을 과감히 바꿀 것을 제안합니다. ‘협력’에서 ‘공동 창출’로, ‘이전’에서 ‘동반 성장’으로 모델을 전환해야 합니다.”

지방 차원에서 ‘동반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 지역의 정확한 수요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 후에시는 과학기술, 디지털 전환, 교육, 의료 및 인적 자원을 우선시한다. 반면 남부 메콩강 삼각주 지방 껀터(Cần Thơ)시는 첨단 농업, 식품 가공, 물류, 환경, 관광 및 교육 훈련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획일적인 모델만으로는 효과적인 협력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껀터시와 관련해 오노 마스오(Ono Masuo) 주호찌민시 일본 총영사는 교통 인프라가 지역 연결성 확대를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 고속도로 건설이 추진되면서 호찌민시 및 남부 지방과의 연결성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 발전에 진전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교통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가 지역 간 연결성, 그리고 일본과 껀터시 간의 연계를 한층 강화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인프라는 투자를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의 일부일 뿐이다. 껀터시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은 행정 절차, 비즈니스 환경, 토지 임대료, 전력, 침수 문제, 국제선 항공편과 외국인 전문가의 생활 여건 등도 주요 과제로 제기했다. 이는 모두 투자 결정과 장기적인 운영 가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다.

쯔엉 까인 뚜옌(Trương Cảnh Tuyên) 껀터시 인민위원회 위원장은 껀터시가 첨단 농업, 식품 가공, 물류, 스마트 시티, 디지털 전환, 환경, 관광 및 인력 양성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방정부가 투자를 단순히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발전 방향에 맞는 분야를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트남-한국 관계에서도 지방 협력은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분야다. 한베경제문화협회(KOVECA) 권성택 상임대표는 협력의 무게 중심이 중앙 정부에서 지방과 현장으로 뚜렷하게 이동한 것을 주목할 만한 변화로 꼽았다.

“이 기간 중 중앙정부 차원에 머물던 협력과 교류를 지방과 현장으로까지 확산했습니다. 한국 지자체와 베트남 성과 시 간의 자매결연 및 우호 교류가 비약적으로 증가하였고 산업단지, 스마트시티와 같은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공동 기획 사례가 확대되는 등 양국 관계가 단순한 외교 관계를 뛰어넘어 사람과 사람이 교류하는 국민 체감형 협력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지방 협력이 국가 간 관계의 축소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방정부는 스스로 수요를 파악하고, 우선 분야를 선정하며, 기업을 연결하고 실제 사업 추진을 주도해야 한다. 해외 파트너가 자본, 기술, 경영 노하우 또는 시장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지만, 최종적인 성과는 베트남 측의 수용 및 조정 역량에 달려 있다.

따라서 지방 협력의 척도는 회담 횟수나 양해각서(MOU) 체결 건수를 넘어서야 한다.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의 실제 추진 여부, 기업 간의 실질적인 연계, 인력 양성, 그리고 구체적인 문제들의 해결 여부이다. 이것이 바로 베트남과 한국, 일본의 관계를 전략적 방향에서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성과로 전환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