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질병 예방, 조기 발견, 지속적인 건강 관리에서 출발하여 환자가 병원을 찾을 때 필요한 전문 치료 역량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 이는 국민 건강 보호‧돌봄‧증진에 대한 베트남 당 정치국의 제72호 결의 이행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접근 방식이기도 하다.

지난 4월 하노이에서 열린 ‘건강한 국민, 발전하는 국가’ 정치·예술 프로그램에서 응우옌 티 타인(Nguyễn Thị Thanh) 국회 부의장은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베트남이 새로운 발전 단계에 진입하고 전면적인 디지털 전환과 깊이 있는 국제 통합을 이루는 현시점에서, 국민 건강 관리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습니다. 당 정치국의 제72호 결의는 진료·치료 중심의 사고에서 주도적인 질병 예방으로 과감히 전환하고, 예방을 최우선으로 하며, 조기에 또 원격으로 건강 관리를 보장하고, 국민을 중심에 두는 한편, 공정하고 효율적이며 현대적인 의료 시스템 구축에 전 사회의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적 비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성을 실현하기 위해 베트남 국내의 노력과 더불어 국제 협력이 의료 시스템 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 파트너들과의 협력은 단순한 자원 지원이나 의료 시설 투자를 넘어, 베트남이 ​관리 경험과 인력 양성, 기술 이전 및 정책 개선 방안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체 시스템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러한 접근법이 가장 잘 드러나는 협력 사례 중 하나가 베트남과 일본 간의 프로그램이다. 양국은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자이카)를 통해 예방 의학과 생애주기별 건강 관리, 그리고 비감염성 질환 관리를 연계하는 포괄적 접근을 촉진하고 있다.

니시무라 에미코(Nishimura Emiko) JICA 베트남 사무소 부소장에 따르면, 이는 베트남의 급속한 인구 고령화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들이다.

“저희 JICA는 예방 의학, 생애주기별 건강 관리, 그리고 비감염성 질환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특히 베트남처럼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심혈관 질환, 당뇨병, 암과 같은 ​비감염성 질환의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위험 예방, 조기 발견, 장기적인 관리에 중점을 두고 ​이른 시기부터 시작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생애 전반에 걸친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전체 의료 시스템의 역량 강화를 목표로 JICA가 베트남에서 전개 중인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이는 협력 방향에만 머무르지 않고, 바이러스성 간염 예방, K병원(베트남 국립 암병원) 장비 고도화, 쩌라이(Chợ Rẫy) 베트남-일본 친선 병원 건립, 그리고 베트남 보건부 지원을 위한 JICA 정책 자문 전문가 파견 등 여러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실행되고 있다.

일본과의 협력이 주로 정책 지원, 인력 양성, 시스템 관리 역량 강화에 집중되어 있다면, 한국과의 협력은 기술, 제약, 전문 치료 분야의 강점을 더해 준다. 두 가지 다른 접근 방식이지만, 베트남 의료 시스템의 현대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2026년 4월, 베트남 보건부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 의약품, 화장품 및 의료기기 안전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양국이 국민 건강 관리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서 보다 실질적으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양측은 기술 이전부터 현대 의학의 성과 활용에 이르기까지 보다 전문적인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적으로 촉진하고 있다. 지난 2026년 3월 베트남 보건부와 한국 측의 실무 회의에서도 기술 이전, 첨단 치료 기법, 백신 및 ​의료용 생물학적 제제 생산을 위한 생명공학, 유전자 기술, 예방 의학, 디지털 헬스케어, 인공지능(AI), 원격 의료, 스마트 병원 및 노인 건강 관리 등의 협력 방향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이러한 내용은 베트남-한국 간 의료 협력이 그 범위를 넓힐 뿐만 아니라, 의료 시스템 현대화 과정과 연계된 고부가가치 분야에 더욱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는 다양한 실무 활동을 통해 점진적으로 구체화되고 있으며, 의료기기 분야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지난 6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는 호찌민시에서 K-Med Expo(베트남 K-의료기기 전시회)의 일환으로 ‘한국-베트남 의료기기 수출 상담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한국 기업들은 디지털 헬스케어, AI 활용 암 진단, 수술 보조 로봇부터 일반 의료기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이어 7월 말에는 KOTRA 하노이 무역관이 국립어린이병원과 하노이 제2사회보호센터에 의료기기를 기증하며 환아 및 취약계층의 건강 관리를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 협력 자원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베트남 국민이 공정하게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베트남 보건부 건강보험국의 쩐 티 짱(Trần Thị Trang) 국장은 국민이 의료 시스템을 신뢰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건강보험의 질을 꼽았다.

“무엇보다도 국민에게 제공되는 건강보험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혜택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충분한 공급을 보장하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여, 건강보험 환자의 혜택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혀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환자의 본인 부담률을 단계적으로 낮추고,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이들을 지원해야 합니다.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하여 건강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보험료 납부를 지원하는 방안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전반적으로 볼 때 한국과 일본은 각기 다른 방향에서 베트남을 지원하고 있으나 이는 상호 보완적인 성격을 띤다. 일본이 정책, 교육, 시스템 관리 및 기술 이전 측면을 지원하는 반면, 한국은 제약, 의료기기, 생명공학, 인공지능 및 노인 건강 관리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공통점은 이러한 협력 프로그램들이 모두 베트남의 궁극적인 목표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치료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질병 예방과 장기적인 건강 관리를 강화하여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모든 국민이 공정하게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