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즐겁고 흥미로워요. 등불들이 아주 예뻐서 정말 마음에 듭니다.”

- “가장 흥미로운 것은 장인들이 만든 게 모양, 인형극 소품, 그리고 거대한 동물 모양 등불들이에요.”

별 모양 등이나 물고기 모양 등, 게 모양 등만 봐도 수많은 세대 베트남인들의 마음속에 어린 시절 중추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이번 전시에서 ‘꾸어나(Của Nả, 재물)’ 브랜드는 게 모양 등, 새우 모양 등, 주마등 등 원형에 가까운 제작 기법을 살린 전통 중추절 등불을 복원해 선보였다. 자녀들의 장난감으로만 여겨졌던 이 등들에는 아이의 학업 성취과 의젓한 성장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담겨 있다.

‘꾸어나’ 브랜드 창립자 찐 반 쿠에(Trịnh Văn Khuê) 대표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게 모양 등은 대나무로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조(dó)종이를 발라 등신대의 입체적인 외형을 완성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의 중추절 풍경 속에 자리 잡은 지 오래된 이 게 모양 등은, 프랑스인들이 기록한 지금으로부터 100년 안팎 전의 옛 베트남, 특히 하노이의 중추절 관련 자료와 사진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등을 만드는 데는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익히는 데 걸린 시간을 제외하고도, 소재를 알아보고 선정하는 단계부터 완성까지 3주 정도가 걸립니다.”

한편 ‘통종(Thong Dong, 한가함)’ 브랜드는 다른 접근 방식으로 이번 전시에서 장난감 영물(신령스러운 동물) 시리즈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백마(白馬), 홍마(紅馬), 흑마(黑馬), 철마(鐵馬)를 비롯해 흑상(黑象), 백상(白象) 등은 모두 베트남 고미술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통종’ 브랜드의 대표인 남 찌(Nam Chi) 화가는 자신과 동료들이 베트남의 마을 서낭당 미술, 토속 신앙, 그리고 수공예 예술에서 영감을 찾아 이번 ‘말(馬)’ 컬렉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들을 만들면서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나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Z세대(Gen Z, 1997~2011년생 대상) 세대 친구들도 제품을 알아보고 소장하고 싶어 한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요즘에는 다시 전통의 가치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전통의 가치는 결국 사람을 이루는 핵심이며, 우리의 문화이자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브랜드 ‘디 안남(The Annam)’은 과거 축제 공간이나 왕실에서 쓰이던 장난감들을 이번 ‘달빛을 담다’ 전시장에 선보였다. 의장용 양산인 롱딴(lọng tán), 종이 박사 인형인 ‘띠엔시저이(tiến sĩ giấy), 그리고 옛 궁중 공간을 연상시키는 압이선(押耳扇), 우선(羽扇)에 이르기까지 모두 베트남 전통 미술을 연구해 제작됐다. 특히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놀며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응우옌 득 아인(Nguyễn Đức Anh) ‘디 안남’의 대표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Z세대에게 ‘종이 박사(띠엔시저이)’의 형상은 거의 잊혀졌고, 심지어 더 이상 찾아보기조차 힘들어졌습니다. 유산을 일상 속으로 들여와 젊은 세대가 직접 접할 수 있게 하고 싶다는 바람에서 종이 박사 인형을 복원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게다가 종이 박사 인형에는 자녀의 학업 성취와 덕망 높은 인물이 되기를 바라는 선조들의 깊은 인문학적 뜻이 담겨 있습니다. 이를 통해 베트남 사람들이 민간 신앙과 일상생활 속에서 배움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또 하나의 눈길을 사로잡는 하이라이트는 등나무와 대나무로 엮고 색종이를 발라 지름이 무려 1.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오과쟁반(5가지의 과일 쟁반)이었다. 압도적인 크기 덕분에 전통 중추절 상차림에서 늘 보아오던 친숙한 풍경이 한층 더 돋보였다. 많은 관람객들에게 이곳을 찾는 것은 수년 전 옛 중추절의 풍경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뜻깊은 기회가 되었다.

하노이 출신으로 항마(Hàng Mã) 거리에서 자란 응우옌 타인 타오(Nguyễn Thanh Thảo) 씨는 다음과 같이 소감을 전했다.

“하노이에서 자라 항마 거리에서 살다 보니 매년 중추절마다 등불 유행이 바뀌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어릴 적 중추절 때 보았던 옛 등불들이 언제부터인가 점차 사라져 아쉬웠는데, 이렇게 옛 등불들이 다시 복원된 것을 보니 젊은 세대가 전통문화와 다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 같아 정말 좋습니다.”

호찌민시 쩌런(Chợ Lớn)동에서 온 판 응우옌 흥(Phan Nguyên Hưng) 씨는 다음과 같이 소감을 전했다.

“시각적 모습이 매우 아름다워 관람객들에게 과거와 더욱 깊게 연결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단순한 일상 교육에 그치지 않고, 잉어가 용이 되는 형상을 통해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가르치는 것은 훨씬 더 직관적인 효과를 가져다줍니다. 아이들은 이런 등롱을 가지고 놀면서 자연스럽게 교훈을 받아들이게 되며, 전혀 억지스럽거나 얽매이지 않습니다.”

‘달빛을 담다’ 전시는 옛 중추절의 친숙한 풍경을 생생하게 되살리며 베트남인들의 전통문화와 아스라한 기억을 일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