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처음 방문한 알리사(Alisa) 씨와 브루스(Bruce) 씨는 친구들과 여행 사이트의 추천을 받아 베트남 수상인형극장을 찾았다. 전통 음악이 울려 퍼지자 고요하던 수면은 어느새 생동감 넘치는 무대로 변했다. 대나무 발 뒤에서 나무 인형들이 모습을 드러내 베트남 농촌 생활과 민속축제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한 시간 남짓한 공연이 끝난 뒤, 두 관광객은 인형들이 실제로 웃고 춤추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모습에 무척 흥미로워했다.

"그 공연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살면서 처음 경험해 보는 공연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행사를 정말 좋아합니다. 옛 베트남 문화의 전통과 예술을 이해할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연은 베트남 전통 음악으로 시작됐고, 그다음부터 마법 같은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베트남 농민들의 삶을 보여 주는 여러 전통 인물들이 등장했습니다. 예술가들은 물속에 잠긴 대나무 막대를 이용해 인형들을 아주 섬세하게 움직였고, 그 때문에 인형들이 마치 살아 움직이며 춤추는 듯했습니다. 정말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알리사와 브루스에게 이는 단순한 예술 공연에 그치지 않았다. 통역이 필요 없는 언어를 통해 베트남의 역사와 정체성, 그리고 베트남인의 정서를 처음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고유한 문화적 정체성과 친근함, 창의성을 지닌 베트남의 이미지는 관광객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게 된다.

관광객들이 베트남을 기억하는 계기는 매우 소박한 것일 수 있다. 하노이의 작은 골목에서 풍겨 오는 쌀국수 한 그릇의 향기일 수도 있고, 문화 공간에 울려 퍼지는 한 줄 현악기인 단버우의 선율일 수도 있다. 혹은 현지 주민들의 공동체 생활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경험일 수도 있다.

- "저는 베트남에 아홉 번 정도 왔습니다. 주로 하노이에 머물렀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단골손님이나 다름없고, 구시가지에도 자주 옵니다."

- "사람들이 밤 11시나 12시까지도 편안하게 걸어 다닐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서양과는 정말 다릅니다. 저는 단순히 관광을 하러 이곳에 온 것이 아닙니다. 이곳 사람들의 생활 자체가 좋고, 직접 경험하면서 그 삶의 일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정말 좋습니다."

누구도 이 관광객들에게 이것이 ‘베트남 문화상품’이라고 설명하지 않았다. 그들은 단지 자신이 현지 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고 느낄 뿐이었다. 이처럼 베트남은 소박하고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관광객의 기억 속으로 스며든다. 한편 베트남 국경 밖에서는 베트남 문화에 관한 이야기가 또 다른 언어, 곧 영화와 감정, 공감의 언어로 전달되고 있다.

최근 프랑스와 벨기에, 체코에서 개최된 ‘Viet Culture in Motion’은 베트남 문화를 주제로 한 세계 최초의 국제 단편 다큐멘터리 영화제로, 베트남 문화를 홍보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하였다. 젊은 베트남 영화인들의 시선을 통해 전통문화의 가치가 현대적인 영화 언어로 새롭게 풀어졌다. 음식문화와 전통극 뚜옹, ​전통 수공예 마을, 베트남인들의 소박한 일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가 작품에 담겼다. 프랑스 로리앙시의 파브리스 로에르 시장은 개막 상영회가 끝난 뒤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오늘 저녁 우리는 베트남의 독특한 문화 전통을 소개하는 단편 영화 세 편을 함께 감상했습니다. 첫 번째 영화는 전통 음식문화를 소개했고, 그다음 영화는 무대예술을 다뤘으며, 마지막 영화의 제목은 「물의 무게」였습니다. 이 작품들은 매우 다양하고 흥미로웠습니다. 베트남 문화를 여러 시각에서 보여 주었고, 관객들의 감정을 움직였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베트남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Viet Culture in Motion’과 같이 베트남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행사들은 베트남과 국제사회를 이어 주는 새로운 가교를 놓고 있다. 반대로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고풍스러운 도시와 해변, 여러 세대에 걸쳐 보존되어 온 문화유산을 찾아 베트남을 방문한다. 그러나 많은 관광객이 다시 베트남을 찾고 싶어 하는 이유는 아름다운 경관만이 아니다. 진심 어린 환대와 친근한 미소, 그리고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적 가치를 지켜 나가는 베트남인들의 모습이 다시 베트남을 찾고 싶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이러한 소박한 요소들이야말로 베트남 문화를 꾸준히 알리는 가장 든든한 홍보대사라 할 수 있다.

한 국가가 자신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며 문화적 가치를 매력으로 전환할 수 있을 때, 그 국가는 지속 가능한 힘을 갖게 된다. 국가 소프트파워는 더 이상 순위표에 나타난 하나의 지표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베트남이 자신의 정체성과 지혜, 인문적 가치를 바탕으로 세계와 통합해 나가는 여정을 보여 주는 증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