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이러한 음식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되며 사이공만의 독특한 풍미를 갖게 되었고, 다채로운 음식문화를 형성했다.

- “저희 가게는 오래전부터 구운 바나나를 팔고 있습니다.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장사합니다. 이것은 베트남 남부 농촌의 전통 음식입니다. 하루에 50개 정도 팝니다.”

- “저는 남부식 째(chè)를 여러 종류 팝니다. 콩, 옥수수, 고구마 등으로 만든 째가 있습니다.”

호찌민시의 음식문화는 도시가 형성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남부의 토착문화와 여러 공동체의 문화가 서로 만나고 융합한 결과물이다. 호찌민시의 음식 맛에는 전국 각지의 맛이 담겨 있다. 호찌민시의 문화생활을 다룬 여러 유명 저서를 쓴 팜 꽁 루언(Phạm Công Luận) 작가는 『사이공 - 거리의 삶 이야기』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다른 지역의 유명 음식들이 사이공에 와서 가게를 열었다. 퍼로둑(phở Lò Đúc, 로둑 거리 쌀국수), 짜까 라봉(chả cá Lã Vọng)*, 냄 닌호아(Ninh Hòa), 땀끼(Tam Kỳ) 닭요리*를 비롯해 한국, 태국, 인도, 일본, 이탈리아 음식점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전국 각지의 맛있는 음식들이 사이공으로 모여들어 저마다의 방식으로 뿌리내리고 발전해 왔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팜 꽁 루언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호찌민시는 3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여러 지역 출신 사람들이 이주해 살아오면서 서로 어우러진 음식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20세기 초에는 북부와 중부 주민들이 여러 차례 이주해 왔습니다. 그때마다 고향의 음식 색채를 지닌 새로운 시민층이 호찌민시에 형성되었고, 이는 도시의 음식문화를 더욱 독특하고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다양한 문화가 서로 교차하고 융합하면서 호찌민시의 음식은 전통을 이어가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 도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식이 되었다. 길거리 음식은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도시의 역사와 사람들, 그리고 창의성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침 식사와 점심, 저녁부터 간식과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같은 지역 안에서도 손님들은 다양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 길모퉁이의 작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기만 해도 여행객은 활기찬 도시의 리듬 속에서 뜨끈한 분보(bún bò) 한 그릇이나 바삭한 반미(bánh mì)를 맛볼 수 있다. 분보 5T 식당 주인 미 린(Mỹ Linh)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북부 출신으로 이곳에 와서 분보 식당을 연 지 4년이 되었습니다. 저희 분보는 맛이 담백하고 국물이 맑고 부드럽습니다. 깔끔하고 가벼운 맛을 좋아하는 손님들이 저희 가게를 자주 찾습니다. 하루에 분보 150그릇에서 250그릇 정도를 팝니다.”

음식은 호찌민시의 문화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다양한 주민 공동체의 풍요로움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이곳의 음식 하나하나에는 고향을 떠나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들에게 이 도시는 초고층 건물이나 고급 레스토랑, 길거리 노점과 좌판, 길가에 앉아 커피를 즐기는 ‘카페벳(cà phê bệt)’, 소박한 ‘후띠에우고(hủ tiếu gõ)’ 국수요리가 뒤섞인 풍경으로만 인상적인 것이 아니다. 넓은 도시 한가운데서 고향의 맛을 다시 만날 때 느끼는 친숙함도 이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후에시 출신으로 호찌민시에 와서 7년 동안 공부하고 일해 온 부 티 홍 늉(Vũ Thị Hồng Nhung)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고향을 떠나 있으면 고향이 그리워집니다. 호찌민시에서 고향 음식을 먹을 때마다 고향에서의 추억이 다시 떠오릅니다. 이곳의 음식은 매우 다양하고 여러 방식으로 변형되어 있습니다. 호찌민시의 음식문화에는 북부와 중부, 그리고 남부 고유의 특징까지 여러 지역의 맛이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덕분에 저는 베트남의 다양한 특산 음식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음식에 담긴 창의성도 마음에 듭니다.”

음식은 이제 호찌민시 여행 경험의 중요한 일부가 되고 있다. 여행객들은 음식 자체뿐만 아니라 호찌민시 특유의 공간에서 음식을 즐기는 경험도 함께 찾는다. 한 끼 식사는 친구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되기도 하고, 처음 만난 사람들과 새로운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도시를 떠난 뒤에도 사람들은 호찌민시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된다.

* 짜까라봉(chả cá Lã Vọng)은 신선한 랑(lăng) 생선에 딜, 파, 맘똠(베트남 전통 새우젓)을 곁들여 구워낸 뒤, 쌀국수, 신선한 허브, 구운 쌀전병과 함께 즐기는 요리이다.

* 냄 닌호아(Nem Ninh Hòa)는 베트남 카인호아성 닌호아 지역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으로, 발효시킨 돼지고기 소시지인 ‘냄쭈어(Nem chua)’와 구운 고기 형태의 ‘냄느엉(Nem nướng)’을 아우르는 유명한 특산물이다.

*‘가 땀끼(Gà Tam Kỳ)’는 베트남 중부 옛 꽝남(Quảng Nam)성의 도시 땀끼(Tam Kỳ) 지역의 특산물인 닭고기 또는 이를 활용한 대표 향토 음식인 ‘땀끼 닭고기밥(Cơm gà Tam Kỳ)’을 의미한다. 땀끼 지역은 육질이 쫄깃하고 껍질이 얇으며 맛이 좋은 방목 토종닭으로 매우 유명하다. 이를 활용한 땀끼 닭고기밥은 닭 육수와 강황으로 노랗게 지어 고소하고 기름진 밥 위에 쫄깃하게 삶은 닭고기 찢은 것을 올리고, 새콤하게 절인 양파, 허브, 특제 마늘 소스 등을 곁들여 먹는 베트남 중부의 대표적인 인기 요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