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하 홍 쩌우 기자/qdnd.vn)
옛 마을이 지켜온 핵심 가치와 문화적 정체성을 계승하면서, 현대의 향약은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규범을 더해 문명화된 생활문화를 조성하고 지역사회 관리에도 기여하고 있다.
하노이 빈민(Bình Minh)면에 위치한 끄다(Cự Đà) 마을은 하노이 외곽의 대표적인 고촌 가운데 하나로, 평온하고 쾌적하며 깨끗한 마을 풍경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민들은 서로 화목하게 지내며, 어른들은 길에서 만나면 걸음을 멈추고 안부를 묻고, 아이들은 연장자들에게 예의를 갖춘다. 이러한 소박한 생활 방식과 공동체의 가치들은 오랜 세월 마을의 풍습과 향약을 통해 여러 세대에 걸쳐 보존되고 전승돼 왔다. 마을의 원로인 응우옌 당 뚜언(Nguyễn Đăng Tuân)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향약은 어르신들이 남겨 주신 것으로 벌써 100년이 넘었습니다. 이것은 저희 마을의 문화이자 유산이고, 주민들의 일상생활에서도 아주 큰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모두가 이 향약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끄다 마을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하노이 롱비엔(Long Biên)동 토코이(Thổ Khối) 마을 주민들도 자신들의 향약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마을에서 신망이 높은 응우옌 반 닷(Nguyễn Văn Đạt) 씨에 따르면 토코이 마을의 향약은 단순한 생활규범에 그치지 않고, 오랜 세월 공동체가 축적하고 다듬어 온 민간 지식과 도덕적 기준까지 담고 있다. 공동체 구성원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인지, 이 향약은 수백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향약에는 마을의 직책을 맡은 분들과 원로 등 모두 58명이 함께 서명하고 지장을 찍었습니다. 많은 사람의 지혜가 모여 있고 내용도 아주 좋습니다. 공동체 생활의 필요에 잘 맞기 때문에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삶이 변화함에 따라 향약에도 각 지역의 발전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내용들이 추가되고 있다. 하노이 전호아(Dân Hòa)면 따오즈엉(Tảo Dương) 마을에서는 향약이 지역의 건전한 생활문화 정착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오늘날 이곳은 모범 문화마을 조성 분야에서 하노이를 선도하는 지역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하노이 전호아면 따오즈엉 마을 주민 쩐 민 투엇(Trần Minh Thuật)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희 마을 규약에는 지금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신농촌 건설은 건전한 문화생활 조성과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모든 주민에게 자신의 책임과 의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려 마을길과 골목이 언제나 밝고, 푸르고, 깨끗하고, 아름답게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주 주말 두 차례씩 각 가정에서 적어도 한 명이 나와 마을길과 골목, 공공장소를 함께 대청소합니다. 이러한 생활 방식도 문화마을 규약에 포함돼 있습니다."
향약이 실질적인 가치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현실의 변화와 공동체의 실제 요구에 맞게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조정해 나가야 한다. 현재 베트남에서 진행되고 있는 행정구역 개편 역시 마을과 지역사회의 생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베트남 문화예술체육관광연구원 부이 꽝 타인(Bùi Quang Thanh) 교수는 여러 마을을 하나의 새로운 행정 마을 단위로 통합하는 과정이 주민 공동체 간의 문화 교류를 확대하고, 각 공동체의 문화가 서로 어우러져 더욱 풍성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행정단위에 맞는 새로운 향약과 문화규약을 만들 때에는 우선 국가의 법률과 헌법에 따라 지역사회 관리 체계를 통일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동시에 각 마을의 고유한 정체성을 존중하고, 각 공동체의 문화적 다양성을 충분히 살려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각 마을의 좋은 풍속과 관습을 잘 발굴하고 계승한다면 세 가지 핵심 가치, 즉 공동체의 결속력과 자치성, 그리고 책임의식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신농촌 건설과 환경보호, 건전한 문화생활 조성 등에 관한 새로운 규약들이 추가되고 있지만 향약이 지닌 핵심 정신은 변하지 않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 향약은 주민들의 생각과 행동 방식을 변화시키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낡고 불합리한 관습은 점차 사라지고, 보다 문명화된 생활문화가 하나씩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행정적 명령이 아니라 공동체의 합의에서 시작된다. 꾸준한 설득을 통해 주민 모두가 함께 이해하고 실천하면서, 이러한 생활 방식은 각 공동체의 아름다운 문화로 자리 잡아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