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를 공식 방문 중인 또 럼(Tô Lâm) 당 서기장‧국가주석은 10월 23일 오후(현지시간) 수도 브뤼셀에 위치한 에그몬트 왕립 국제관계연구소에서 ‘정치적 결단에서 협력의 롤모델로: 비전을 행동으로’라는 주제로 정책 연설을 진행했다.

이번 연설에서 또 럼 당 서기장‧국가주석은 세 가지 주요 메시지를 전달했다. 첫째, 급격한 변화 속에서 나타나는 시대적 전략 전환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는 분절화의 위협을 안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며, 이 과정에서 유럽연합(EU)은 계속해서 중심적이고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둘째, 베트남과 EU 간 비전, 가치, 그리고 ‘전략적 자율성’에 대한 사고의 공감대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양측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견고한 기반이 된다. 셋째, 베트남-EU 관계의 획기적인 전략적 협력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 가운데 베트남-벨기에 관계가 핵심 동력이자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또 럼 당 서기장‧국가주석에 따르면, 현재 세계 각국은 국제 질서가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 강대국 간의 전략적 경쟁은 경제, 무역, 공급망에서부터 전략 기술, 인공지능(AI), 데이터 표준에 이르기까지 모든 핵심 구조 깊숙이 침투해 있다. ‘경제 안보’나 ‘디리스킹’ 정책의 등장은 기술 생태계와 생산망에 새로운 경계를 만들어내며, 세계를 심각한 지경학적 분절화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또 럼 당 서기장‧국가주석은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어떤 국가도 이러한 전 지구적 위험을 홀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을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전략적 과제는 ‘국가적 자율성을 보호하면서도 어떻게 공정하고 개방적이며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 구축에 기여할 것인가’입니다. 이는 베트남과 EU가 공동의 해답을 모색해야 할 질문이며, 양측이 대화를 거듭할수록 이견보다는 전략적 공통점과 핵심 가치를 더 많이 공유하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또 럼 당 서기장‧국가주석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베트남이 ‘자신감, 자주, 자력, 자강, 민족적 자긍심’을 행동 방침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자력과 자강은 저항력과 자율성을 창출한다는 철학이다. 폭넓고 깊이 있는 국제 협력은 국가 발전의 공간을 확장하며, 그 과정에서 베트남은 국제 파트너, 특히 세계적 위상을 지닌 EU의 전략적이고 공정하며 균형 잡힌 실질적인 협력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아울러, 당 서기장‧국가주석은 EU의 출범이 과거를 극복하고 차이를 수용해 공동의 미래를 만들어 낸 고무적인 사례이자, 베트남 민족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지리적 거리와 발전 수준의 차이를 넘어, 베트남과 EU는 다음 4대 전략적 축에서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양측의 ‘전략적 자율성’과 베트남 특유의 ‘자강’ 정신의 결합 △새로운 친환경 표준(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산림전용방지규정·EUDR)에 대한 긍정적 시각 △자유무역 및 경제 안보에 관한 공정·투명·평등·상호 이익의 약속 △국제법 및 해양 안보(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준수 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또 럼 당 서기장‧국가주석은 향후 베트남과 EU 간의 5대 획기적 전략 협력 분야를 제안했다. 첫째, 정치적 신뢰와 경제 안보 협력 강화. 둘째, 경제·무역·투자 협력의 새로운 차원의 제도화. 셋째, 과학기술, 반도체 및 혁신 창출 분야의 도약. 넷째, 녹색 전환 및 공정한 에너지 전환 촉진. 다섯째, 교육, 훈련 및 인적 교류 기반 강화이다.

연설을 마무리하며 또 럼 당 서기장‧국가주석은 벨기에 왕국의 국장(國章)에 새겨진 ‘단결이 힘을 만든다’라는 모토와 호찌민 주석의 유훈인 ‘단결, 단결, 대단결. 성공, 성공, 대성공(모든 국민이 크게 하나로 뭉치면 반드시 큰 성공을 거둔다는 베트남의 핵심 정치·사회적 이념)’이라는 두 가지 정신의 공통점을 강조했다. 당 서기장‧국가주석은 이것이 바로 새로운 시대를 위한 공통분모, 즉 ‘다양성 속의 단결’이자 ‘차이를 존중하는 동행’이며, 이를 통해 두 대륙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장을 함께 써 내려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