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한 입’ 베트남>을 사랑해 주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늘 배고픈 통통이’ 리입니다. 오늘 여러분을 다시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타인: 그리고 저는 리 씨의 먹방 파트너, '식복(食福)' 많은 타인입니다. 리 씨, 오늘 <‘한 입’ 베트남>의 '주인공'은 무엇인가요?

리: 오늘은 남부 사람들의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친숙한 음식, 바로 '후띠우(Hủ Tíu, 또는 후띠에우·Hủ tiếu)'를 탐구해 볼 예정입니다.

타인: 많은 한국 청취자분들이 '베트남 면 요리' 하면 희고 납작하며 부드러운 면발의 퍼(Phở)를 가장 먼저 떠올리시잖아요. 하지만 남부식 후띠우 한 그릇을 처음 보시면 아마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시게 될 거예요.

리: 맞아요~ 한국 청취자분들이 상상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베트남의 후띠우 면발은 퍼(Phở) 면발보다 훨씬 가늘고 투명합니다. 씹을 때도 부드러운 느낌 대신 가벼운 쫄깃함을 선사하죠.

타인: 국물, 즉 남부 사람들이 '느억 래오(nước lèo)'라고 부르는 육수도 빼놓을 수 없죠. 한국의 설렁탕이나 곰탕처럼 소뼈를 푹 고아낸 묵직하고 고소한 맛이 아니라, 아주 맑고 깔끔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납니다. 후띠우의 육수는 돼지 뼈를 푹 끓인 물에 구운 마른오징어와 건새우를 더해 완성되기 때문이죠.

타인: 리 씨, 아마 많은 청취자분들도 궁금해하실 텐데요. 대체 '후띠우(Hủ tíu)'가 맞나요, 아니면 '후띠에우(Hủ tiếu)'가 맞나요?

리: 베트남 남부 사람들은 본래 '이에우(iêu)' 발음을 '이우(iu)'로 발음하는 습관이 있어요. '찌에우(chiều)'를 '찌우(chìu)'로 발음하는 것처럼요. 그래서 남부 사람들은 예전부터 정감 있게 '후띠우(Hủ tíu)'라고 불러왔습니다. 하지만 호앙 페(Hoàng Phê) 교수가 편찬한 베트남 언어학원 베트남어 사전에는 전 국민의 공식 표기로 '후띠에우(Hủ tiếu)'가 등재되어 있죠. 그래서 오늘날에는 두 가지 명칭과 표기 모두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통용되고 있습니다.

타인: 그렇군요. 그럼 리 씨, '후띠우'라는 이름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나요?

리: 남부 문화학자 브엉 홍 센(Vương Hồng Sển) 선생이 쓴 《남부 방언 사전(Tự vị tiếng nói miền Nam)》과 《사이공 땁 삔 루(Sài Gòn tạp pín lù)》의 기록에 따르면요, '후띠우'는 조주(潮州)어의 '꾸이띠우(粿條·과척)'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광둥 사람들은 이를 '후띠우'라고 읽었죠. '꾸이'는 쌀가루 반죽을, '띠우'는 가느다란 실을 뜻합니다. 17세기 말에서 19세기 말 사이, 남쪽으로 이주해 온 화교들이 이 면 요리를 가져온 것인데요. 다만 처음 화교들이 만들던 후띠우는 퍼(Phở)처럼 부드러운 면발이었다고 합니다.

타인: 그리고 이 부드러운 면발이 베트남인 특유의 쫄깃한 면발로 변모하게 된 이야기는 베트남 식문화 수용 과정에서 일어난 창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남부 사람들은 씹을 때 쫄깃한 식감을 선호하는데, 부드러운 면발에 뜨거운 국물을 부어 오래 두면 쉽게 불어서 끊어지잖아요. 그래서 남부 사람들은 메콩강 삼각주에서 나는 쌀로 전분을 내어 새 면발을 개발해 냈습니다. 더 쫄깃하고 투명하며 윤기가 흐를 뿐만 아니라, 뜨거운 육수에 오래 담가두어도 거의 퍼지지 않는 면발이죠. 이 창의성에서 비롯되어 남부 땅에는 3대 대표 후띠우 스타일이 정립되었습니다.

리: 첫 번째는 단연 '후띠우 미토(Mỹ Tho)'입니다. 후띠우 미토의 영혼을 결정짓는 핵심은 동탑(Đồng Tháp)성 미토시 미퐁(Mỹ Phong)동, 과거 구 띠엔장(Tiền Giang)성에 속한 '고깟(Gò Cát)' 쌀로 만든 면발입니다. 향긋하고 찰진 것으로 유명한 이 쌀에 타피오카 전분을 약간 섞어 알맞게 햇볕에 말려내면, 가늘고 맑으며 건조하면서도 특별한 쫄깃함을 지닌 면발이 탄생합니다. 후띠우 미토의 육수는 돼지 사골에 구운 마른오징어, 건새우, 무를 더해 우려내기 때문에 인공 조미료를 남용하지 않아도 깊은 감칠맛이 나죠. 곁들이는 돼지고기는 신선한 고기를 알맞게 삶아 얇게 썰어내고, 그 위에 향긋하게 볶은 다진 고기를 얹어 포인트를 줍니다.

타인: 두 번째는 동탑성의 '후띠우 사댁(Sa Đéc)'입니다. 미토와 달리 후띠우 사댁의 면은 폭이 더 넓고 자연스러운 불투명한 흰색을 띠며, 너무 질기거나 무르지 않고 적당히 도톰합니다. 후띠우 사댁은 수분이 적고 아밀로스 함량이 높은 묵은 쌀과 전분을 가라앉히기에 완벽한 중성 pH의 맑은 물이 흐르는 띠엔(Tiền)강 유역 사댁 특유의 순수 쌀 전분을 결합해 만듭니다. 특히 후띠우 사댁은 '비빔(khô)' 버전으로 가장 유명합니다. 알맞게 데친 면을 깊은 그릇 대신 납작한 접시에 담고, 그 위에 염통, 간, 살코기, 삶은 새우를 얹은 뒤 토마토, 튀긴 마늘과 양파, 그리고 고소한 비법 향신료로 만든 윤기 흐르는 주황빛 소스를 뿌려 냅니다. 사댁 현지인들은 이를 반년이나 수제 발효시킨 '사찰 간장(nước tương chùa)'에 찍어 먹기도 하는데요. 사댁에서 백 년 넘게 자리 잡은 프억후에(Phước Huệ) 사찰의 스님들이 전통 방식 그대로 손수 빚어낸 대두 간장으로, 무려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손님들에게 판매할 수 있다고 하네요.

리: 그리고 호찌민시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세 번째 스타일, 바로 '후띠우 남방(Nam Vang)'입니다. '남방'이라는 단어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을 뜻하는 한자어(南旺)의 베트남식 발음입니다. 이 음식은 프놈펜의 화교 사회에서 만들어져, 1970년대 무렵 이주민들의 발길을 따라 베트남 남부 지방으로 유입되었죠. 후띠우 남방 한 그릇의 절대 헷갈릴 수 없는 정체성은 바로 노릇하게 튀긴 마늘의 매혹적인 향기와 풍성한 고명입니다. 살코기, 간, 돼지 콩팥, 신선한 새우부터 그릇 위를 가득 덮은 다진 돼지고기, 그리고 메추리알까지 정말 푸짐하죠.

타인: 청취자 여러분, 아직 끝이 아닙니다. 남부 후띠우는 매력적인 맛뿐만 아니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자랑스러운 역사적 발자취도 가지고 있답니다. 2008년, '후띠우 미토' 브랜드는 지식재산국으로부터 공식 독점 보호 상표 등록 인증서를 발급받았습니다. 2013년 7월에는 후띠우 미토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식 가치를 지닌 음식으로 인정받아 아시아기록조직위원회로부터 인증서와 영예의 트로피를 수여받기도 했죠.

리: 네, 그리고 2024년 2월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는 '전통 수공예: 사댁 쌀가루 제조업'을 국가무형문화유산 목록에 공식 등재했습니다. 이곳이 바로 유명한 후띠우 사댁 면발의 기반이 되는 쌀가루를 탄생시킨 요람이거든요.

타인: 청취자 여러분, 방금 그 소리 들으셨나요? 이게 바로 이동식 후띠우 노점 수레의 소리랍니다.

리: 맞습니다. 대중들의 삶에 스며든 이 뭉클한 문화를 빼놓고 이야기하면 섭섭하죠. 바로 '후띠우 고(Hủ tíu gõ - 두드리는 후띠에우)'입니다! 깊은 밤, 붉은 불을 밝힌 소박한 수제 수레를 끄는 상인들은 대개 중부 지방, 특히 꽝응아이(Quảng Ngãi)성에서 남부로 생계를 찾아 떠나온 이주민들입니다. 그들은 대나무 막대 두 개를 '똑딱… 딱딱' 리듬 있게 두드리며 호객 소리를 대신해 좁은 골목길 곳곳을 누볐습니다. 값싸고 소박한 ‘후띠우 고’ 한 그릇은 수많은 학생 세대를 길러냈고, 야간 교대 근무를 마친 가난한 노동자들의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었죠.

타인: 후띠우 한 그릇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작지만 아주 섬세한 몇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국물 후띠우의 경우, 그릇이 뜨거운 상태로 서빙되면 재빨리 생숙주와 부추를 그릇 바닥으로 눌러 넣어 뜨거운 육수에 채소를 살짝 데치듯 익혀야 아삭하고 달콤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비빔 후띠우의 경우, 새콤달콤한 소스와 바삭한 돼지비계 튀김, 튀긴 파를 면과 함께 골고루 비벼주세요. 양념이 깊게 밴 면을 한 젓가락 먼저 먹은 뒤, 곁들여 나온 맑고 달큰한 육수를 한 숟가락 떠먹는 것이 정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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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그리고 호찌민시를 방문할 기회가 생기신다면, 이 정통 맛집들을 빨리 저장해 두세요. 첫 번째는 호찌민시 반꺼(Bàn Cờ)동 보반떤(Võ Văn Tần) 거리 389번지에 위치한 '후띠우 홍팟(Hủ tíu Hồng Phát)'입니다. 1975년부터 이어져 온 가업 브랜드로, 2026년 현재까지 미쉐린 가이드 베트남에 4년 연속 이름을 올렸습니다. 후띠우 남방 국물 버전과 비빔 버전으로 아주 유명하죠. 가격은 한 그릇에 135,000~200,000베트남동, 한화로 7000~10,500원 선입니다. 후띠우 사댁을 맛보고 싶으시다면, 벤타인(Bến Thành)동 부이티쑤언(Bùi Thị Xuân) 거리 대로변 166번지에 있는 '후띠에우 지 남 사댁(Hủ tiếu Dì Năm Sa Đéc)'를 찾아보세요. 한 그릇당 55,000~69,000동으로, 호찌민시 중심가에서 한 끼 식사로 매우 합리적인 가격입니다.

타인: 만약 후띠우 미토의 풍미를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사이공(Sài Gòn)동 똔텃티엡(Tôn Thất Thiệp) 거리 62번지의 '후띠에우 미토 타인쑤언(Hủ tiếu Mỹ Tho Thanh Xuân)'을 추천합니다. 비록 노점 식당이지만 무려 80년의 역사(약 1946년 개업)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토마토로 끓여내 새콤달콤하고 거부할 수 없이 진한 특유의 붉고 걸쭉한 소스에 비벼 먹는 비빔 후띠우가 바로 이 집의 명성을 만든 '영혼'입니다. 모둠 한 그릇에는 돼지 간, 차슈, 메추리알, 게살, 그리고 달콤하고 신선한 새우가 푸짐하게 들어갑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아침 6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만 영업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라는 것입니다. 가격은 일반 후띠우는 62,000동, 스페셜 후띠우는 82,000동, 한화로 약 4,500원입니다.

리: 사랑하는 청취자 여러분, 소박한 남부식 후띠우 한 그릇은 그저 맛있는 음식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경이로운 문화적 교류의 결과물이자 베트남 남부 사람들의 환대와 호방한 성품 그 자체입니다.

타인: 정말 그렇네요. 자, 리씨~ 이제 작별 인사를 나누기 전에 다음 주 <‘한 입’ 베트남>의 음식에 대해 살짝 힌트 좀 주시겠어요?

리: 다음 주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밥알이 중부 지방 강변의 특별한 풍미와 만나는 음식을 함께 알아볼 예정입니다.

타인: 어머, 흥미로우면서도 맞히기가 쉽지 않네요. 청취자 여러분, 어떤 음식인지 감이 오시나요? 다음 주 <‘한 입’ 베트남>도 함께하시며 정확한 정답을 확인해 보세요~

리: 그럼 오늘 방송을 마무리하며, ‘부 호앙(Vũ Hoàng)’과 ‘탁 타오(Thạch Thảo)’ 가수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부른 <띠엔장 땅의 사랑(Tình Đất Tiền Giang)>을 들려드립니다.

타인: 그럼 지금…

리: 후띠우를…

타인 + 리: 한 번 드셔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