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스 아락치(Abbas Araghchi)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10일간의 휴전에 합의하고 이를 이행한 지 약 하루 만인 4월 17일(현지시간) 오후,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호르무즈(Hormuz) 해협 통항 재개를 발표했다. 아락치 장관은 휴전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상선의 통항이 전면 개방된다고 확인했다. 다만, 해당 선박들은 이란이 발표한 운항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 역시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되었으며 상업 활동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미국과 이란 간의 합의가 100% 완료될 때까지 해상 봉쇄령은 계속해서 전면적인 효력을 유지할 것이며, 이는 오직 이란에 대해서만 적용된다고 밝혔다.

국제 해양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밤 유조선,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 약 20척의 각종 화물선이 페르시아만을 출발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여 오만만으로 이동했다. 이는 무력 충돌 발발 이후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간 화물선 이동 규모 중 최대치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과 관련해,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17일 저녁 성명을 내고 이를 올바른 방향의 긍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또한, 각국이 약속을 엄격히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현재 중동 충돌의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조속한 성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일부 국가 정상들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를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하여 17일 거래에서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산 원유 가격은 약 12% 하락한 배럴당 약 83달러(한화 약 12만 원)를 기록했으며, 국제 기준인 브렌트유는 10% 이상 하락해 배럴당 약 89달러(한화 약 13만 원)로 떨어졌다. 이는 중동 충돌이 격화된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 전망에 대해, 이란의 한 고위 관리는 17일 저녁 양측 간에 여전히 상당한 이견이 존재하며, 이는 주로 이란의 핵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에이(Esmaeil Baqaei)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자국이 농축한 우라늄을 그 어느 곳으로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편, 파키스탄,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역내 주요 4개국 외무장관들은 17일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린 안탈리아 외교 포럼을 계기로 회동을 갖고 대화 재개 및 평화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개시한 이후, 신(新) 중동 4자 협의체 외무장관들이 가진 세 번째 연속 회의이다. 앞선 두 차례의 회의는 3월 중순과 하순에 각각 개최된 바 있다.